이정현 수석 "내시 아니다" 발언... "개그를 다큐로"

진중권·민주당 비판에 이 수석 '내시 발언'... "가벼운 풍자로 넘기면 될 일"

등록 2013.12.11 20:08수정 2013.12.1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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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9일 오후 춘추관에서 양승조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언어살인이며 국기문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양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중앙정보부에 의해 암살된 사실을 언급하면서 박근혜 대통령도 선친인 박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발언했다. ⓒ 연합뉴스


"농담 하나 해도 되나."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11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불쑥 이야기를 꺼냈다. 이 수석은 "오늘 아침 제가 낳은 아들 엉덩이를 한번 툭 치고 왔다"며 "저는 내시가 아니다"고 말했다. 기자실에서는 폭소가 터졌다.

이 수석의 해명 아닌 해명은 지난 10일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트위터에 올린 글에 대한 가벼운 항의로 들렸다. 진 교수는 양승조 민주당 최고위원의 '선친 전철' 발언에 대한 이 수석의 논평 발표에 대해 "아침에 뉴스 듣다 보니, 이정현 심기(心氣)수석께서 '테러, 암살' 폭언을 하면서 감정이 격앙되어 울컥하셨다. 민주공화국의 홍보수석이 조선왕조의 내시처럼 굴면 곤란하다"고 비판했었다.

진 교수 특유의 풍자를 이 수석이 농담으로 받아친 것이어서 이 발언은 따로 보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후 들어 이 수석의 농담은 진담으로 변했다. 이 수석은 이날 오후 다시 기자들과 만나 작심하고 '내시 발언'을 다시 반복했다.

청와대 춘추관 로비에 마련된 브리핑 석에서 정식으로 마이크를 잡은 이 수석은 "비판은 자유지만 허위사실을 가지고 인신 비방을 하면 나중에 그분들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마음 아파할 것 같아서 해명한다"며 "첫째 저는 울먹인 적이 없다, 둘째 저는 내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수석이 정색하고 재차 "내시가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나선 것은 자신을 겨냥한 민주당과 온라인상의 비판에 대한 반박 성격도 있어 보인다.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이 수석이 양승조 최고위원 발언에 비분강개하며 울먹이기까지 했다고 한다, 이런 몸짓으로 여당인 새누리당에 돌격명령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또 "불필요한 정쟁 없애려면 박근혜 대통령이 '오버'하는 이 수석부터 내쳐야한다"며 경질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입'인 이 수석이 자신의 비판에 대해 정색하고 반박하고 나선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진중권 교수의 내시 발언은) 가벼운 풍자 정도로 넘기면 될 일인데 기자들 앞에서 '나는 내시가 아니다'라고 선언하는 모양새가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상대는 개그를 했는데 이를 다큐로 반박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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