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독 자살한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 주민 고 유한숙(74) 할아버지를 기리는 '제1회 추모제'가 11일 저녁 밀양 영남루 계단에서 열렸는데, 장영달 전 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오른쪽)과 천주교 문규현 신부가 나란히 촛불을 들고 앉아 있다.
윤성효
천주교 문규현 신부가 한 말이다. '음독 사망'한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 주민 고 유한숙(74) 할아버지의 첫 추모제가 11일 저녁 밀양 영남루 계단 쪽에서 열렸는데, 문 신부가 발언했다.
문 신부는 "송전탑 반대 주민이 경찰에 조사를 받으러 갔더니, 경찰관이 대표가 누구냐고 묻더란다. 그래서 그 주민은 내가 대표다고 하셨다"면서 "자기 재산 자기가 지켜내는 사람이면 대표인 것"이라고 말했다.
추모제에는 송전탑 반대 주민을 비롯해 부산, 밀양, 창원 등지에서 온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용길 노동당 대표와 장영달 전 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 하승수 녹색당 운영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공동대표인 김준한 신부는 인사말을 통해 "어떤 생명도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게 아니고, 생명은 참으로 고귀하다"며 "어떤 죽음이건 억울한 죽음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신부는 "유한숙 어르신의 죽음에 대해 정부와 한전, 경찰에 책임을 묻기 이전에 대책위가 죄인이고, 우리 스스로 겸손을 나타내는 게 아니다"며 "지난해 이치우 어르신이 분신하셨을 때 다시는 이런 죽음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해서 '분신대책위'를 만들었는데, 다시 이런 일이 벌어져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김 신부는 "유한숙 어르신의 희생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 사회적 타살이다"며 "한전은 경찰 뒤에 숨어서 송전탑 공사를 한다는 것은 어르신 죽음에 대한 모독이고,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