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성과급 되레 교직원 사기 저하

[주장] S등급 교사들 모셔오면 S등급 학교될까

등록 2013.12.18 20:36수정 2013.12.18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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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의 사기진작을 위해 도입된 학교성과급이 획일적 계량 지표 중심의 평가로 인해, 3년 연속 최하등급이 나와 오히려 교사들과 학생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

S등급 교사 모셔다 놓는다고 과연 이 학교가 S등급으로 상향될까?

대표적인 사례로, 양천구에 위치한 Y중학교를 소개한다. 2011년 6월 기준으로 전체 847명의 학생 중에서 조식 지원을 받고 있는 학생 30명, 중식 지원을 받는 학생 300여 명, 기초생활수급자 77명, 한부모가정 학생 42명, 차상위계층 학생이 110명에 이른다.

이외에도 사각지대에 놓여 담임 추천으로 각종 지원을 받고 있는 학생도 60여 명이 넘고, '살레시오의 집', 'SOS마을 나자렛의 집' 등의 시설에서 거주하고 있는 학생도 30여 명이 넘는다. 이런 시설에 거주하고 있는 학생들은 인근 중학교에는 단 한 명도 배정되지 않았고, 모두 Y중에 배정되었다. 더 나아가 각종 범죄와 연관되어 유예되었다가 복학한 학생도 10여 명이며, 보호감찰 대상 학생도 5명이나 된다. 

저소득과 빈곤, 질병, 부모의 결손과 방임, 학대, 폭력, 가정불화와 해체, 가정교육의 부재 등으로 상당수의 학생들이 정서적 불안정과 미발달, 폭력, 추행, 낮은 자존감, 무기력감, 우울증, 자기중심적이고 공격적인 태도 등을 일상적으로 노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수업시간에 자는 학생을 깨우거나 핸드폰 사용을 하고 있는 학생을 제어하면, 거친 욕설은 다반사다. 여러 번 지도 후에 퇴실을 명령하면, 욕을 하고 문을 발로 차고 나가는 것은 거의 날마다 일어나는 일이며, 심지어 교사의 머리채를 잡아 흔드는 물리적인 폭력도 일어나고 있다.

쉬는 시간뿐만 아니라 수업시간에도 약자를 괴롭히는 행동들과 사람과 사람과의 예의, 어른과 아이 사이에 존재해야 할 태도, 급우 간에 지켜야 할 예의를 아무리 가르치고 지도해도 받아들이지 않으며, 오히려 그것을 지적하고 지도한 교사에서 폭발적인 분노를 쏘아대는 학생들마저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하고 있는 교사들의 대부분은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고, 심한 자괴감, 박탈감, 우울감에 빠져들 때도 있다. 심지어 시도 때도 없는 학생과 학부모의 폭력에 시달려 명예퇴직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경우가 있으며, 전출을 희망하는 교사도 상당수에 이른다.

그럼에도 교사들은 학생들의 바른 성장을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학습멘토링, 정서멘토링을 하고 있으며, 특별범죄예방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청소년신경정신과에 학생들을 직접 데리고 다니며 수차례 치료를 받게 하며, 초등학교 3~4학년부터의 이른 흡연으로 중독된 학생들을 직접 인솔하여 금연침을 맞히고도 있다.


또한 산부인과와 내과 등에 자비를 지출하여 관련 학생들을 치료 받게 하고, 외부 상담 기관에 의뢰하여 우울증, 분노장애, 공격적인 태도 등을 치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생의 응급 상황 발생 시에 학부모가 부재하는 경우가 많아 담임교사가 부모 대신에 응급 상황을 처리하는 일도 빈번하다.

그 밖에도 매일 아침 일찍 등교하여 아이들에게 아침밥을 먹이고 있으며, 점심 식사 지도는 물론 쉬는 시간과 방과 후에도 아이들 상담을 하느라 정신없이 보낸다. 더 나아가 퇴근해서도 늦게 귀가하는 학부모와의 상담, 학생과의 전화 상담, 가정방문 등을 하며, 전화통화가 연결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지도 문자메시지 등을 보내고 있다.

교사들의 이런 온갖 희생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학교의 학교 평가점수는 3년 연속 최하 등급인 B등급을 받았다. 결국 교사가 받게 되는 학교 성과급 액수도 3년 연속 꼴찌였다. 이는 다른 지역보다 더욱 힘들게 노력하고 있는 교사들의 사기저하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현장의 교사들은 "교무실의 책상과 유리창을 걷어차고 교사에게 폭언을 퍼부었던 학생들의 난동보다 훨씬 더 우울하고, 비참하고, 분노하게 했다"고 말한다.

평가 등급에 따른 학교 성과급 지급액 교직원의 사기진작을 위해 도입된 학교성과급이 획일적 계량 지표 중심으로, 낙후된 지역이나 학교의 교육특색이 평가지표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 연속 최하등급이 나와 오히려 교사들과 학생들의 사기가 저하되는 문제점을 유발하고 있어, 성과급 폐지와 같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교직원의 사기진작을 위해 도입된 학교성과급이 획일적 계량 지표 중심으로, 낙후된 지역이나 학교의 교육특색이 평가지표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 연속 최하등급이 나와 오히려 교사들과 학생들의 사기가 저하되는 문제점을 유발하고 있어, 성과급 폐지와 같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교직원의 사기진작을 위해 도입된 학교성과급이 획일적 계량 지표 중심으로, 낙후된 지역이나 학교의 교육특색이 평가지표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 연속 최하등급이 나와 오히려 교사들과 학생들의 사기가 저하되는 문제점을 유발하고 있어, 성과급 폐지와 같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김형태

학교는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이 아니다. 그럼에도 지나친 경제논리를 학교 현장에 대입하고, 각종 비교육적 평가를 남발하여, 학교구성원들은 몸살을 앓고 있다. 기존의 개인성과급, 교원 평가 등 개인별 평가에 더하여 학교성과급, 학교평가, 시도교육청 평가 등 기관 평가까지 강화되고 있다. 이는 학교 현장에서 학생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평가를 잘 받기 위한 비교육적인 실적 쌓기를 장려하는 셈이다.

교육의 성과는 쉽게 측정할 수 없으며,'학생의 성장'이라는 장기적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본질이므로, 매년 평가하는 방식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 성과급은 각급 학교를 대상으로 교육부에서 정한 전국 공동지표(50%)인 ▲학업성취도 평가 향상도(초등 제외) ▲특색사업 운영 ▲방과후 학교 학생참여율 ▲체력발달률 등과 시도교육청에서 정하는 자율지표(50%)를 합산하여 초·중·고 학교간 성과급을 S, A, B등급으로 나눠서 차등 지급하는 제도이다.
학교 성과급은 각급 학교를 대상으로 교육부에서 정한 전국 공동지표(50%)인 ▲학업성취도 평가 향상도(초등 제외) ▲특색사업 운영 ▲방과후 학교 학생참여율 ▲체력발달률 등과 시도교육청에서 정하는 자율지표(50%)를 합산하여 초·중·고 학교간 성과급을 S, A, B등급으로 나눠서 차등 지급하는 제도이다.김형태

▲ 학교 성과급 공동지표 학교 성과급은 각급 학교를 대상으로 교육부에서 정한 전국 공동지표(50%)인 ▲학업성취도 평가 향상도(초등 제외) ▲특색사업 운영 ▲방과후 학교 학생참여율 ▲체력발달률 등과 시도교육청에서 정하는 자율지표(50%)를 합산하여 초·중·고 학교간 성과급을 S, A, B등급으로 나눠서 차등 지급하는 제도이다. 

다양성과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는 이런 불공정한 이런 평가는 아예 폐지해야

하지만 위와 같은 비교육적인 지표들로 인해, ▲토요일 강제 등교 ▲강제 방과후 학습 ▲학교 교육활동 전시사업화 ▲교사 연수실적 쌓기 강요 ▲학생들의 체력점수 조작 등과 같은 각종 문제점들을 발생시키고 있으며, 학교현장에서는 실적위주의 전시성 행사와 관련 업무 폭증으로 정상적인 학교 교육이 어려울 정도라고 호소하고 있다. 또한, 각기 특수한 상황에 처해 있는 개별학교의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어서 피해를 보는 학교도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각기 특수한 상황에 처해 있는 개별학교의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어서 피해를 보는 학교도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각기 특수한 상황에 처해 있는 개별학교의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어서 피해를 보는 학교도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김형태

위에서 사례를 들었던 Y중학교 외에도 3년 연속 최하위 등급의 평가를 받은 학교들이 서울에 74개교나 된다. 교사의 노력 부족이 아니라 지역의 빈곤율과 같은 다른 요인들로 인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밖에 볼 수 없다. 다시 말해 또 다른 Y중학교가 얼마든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학생들도 매년 바뀌고, 교사들 구성도 매년 바뀌는데도 불구하고 3년 연속 최상위 또는 최하위를 기록하는 것은, 평가 지표 자체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Y중학교 외에도 3년 연속 최하위 등급의 평가를 받은 학교들이 서울에 74개교나 된다. 교사의 노력 부족이 아니라 지역의 빈곤율과 같은 다른 요인들로 인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밖에 볼 수 없다.
Y중학교 외에도 3년 연속 최하위 등급의 평가를 받은 학교들이 서울에 74개교나 된다. 교사의 노력 부족이 아니라 지역의 빈곤율과 같은 다른 요인들로 인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밖에 볼 수 없다.김형태

학교현장과 유리된 학교성과급 제도를 섣부르게 추진한 교육부가 일차적으로 문제가 있으며, 거기에 수동적으로 응해, 각 학교마다의 다양성과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는 등 여러 문제점이 발생함에도 이에 대한 개선 노력을 하지 않은 교육청도 이차적인 문제가 있다. 이제라도 누가 봐도 공정하고 공평한 평가를 하든지, 제대로 된 평가를 할 자신이 없으면 차제에 이런 비교육적인 평가는 폐지하는 게 옳다.
덧붙이는 글 김형태 시민기자는 현재 서울시 교육의원입니다. 이와 유사한 글을 서울시의회 공보실에도 보냈습니다.
#학교성과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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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포럼 <교육을바꾸는새힘>,<학교안전정책포럼> 대표(제8대 서울시 교육의원/전 서울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을,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요!" * 기사 제보 : riulkh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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