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선 티트리 대표가 말라리아를 퇴치하는 모기기피제 제조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선경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을 말한다. 공익을 증진하고 취약계층에게 사회적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인정을 받으면 정부가 인건비를 비롯해 경영컨설팅, 판로개척, 공공기관 우선 구매 등 각종 지원을 해준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기업 육성법에 의해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증'을 받아야 하며, 예비 사회적 기업은 지방단체장이나 중앙부처장이 '지정'받는 것이 사회적 기업과 다르다. 지원 내용도 약간 차이가 있다. <티트리>도 2012년에 경기도에서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받았다.
하지만 천 개가 넘는 사회적 기업이 정말로 모두 사회적 목적을 우선으로 실현하고 있을까. 정부에서 지원을 잘 받아 돈 버는 방법이 바로 사회적 기업을 하는 것이라는 말이 포털 사이트에 상위에 링크되는 것이 현실이고 보면, 요즘 같은 때에 공익이라는 모토처럼 공허한 메아리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와 한국 사회적 기업진흥원에서 지난 4월 30일에서 5월 13일까지 총 5회에 걸쳐 사회적 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마케팅 교육을 했다. 그곳에는 총 20여 개 사회적 기업 및 예비 사회적 기업 종사자들이 참여해 소셜 플랫폼이니 공공구매니 지속가능을 위한 경영전략이니 하는 생소하고 꼭 알 필요 없을 것 같은 내용으로 '마케팅'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강의 내용은 사회적 기업으로 이윤을 내는 방법부터 사회적 기업의 순수성을 유지하면서 마케팅을 강화하는 관계망 구성론까지 다양했다. 상반기에 실시한 교육에서 관계망을 짠 참가자들은 기획자에게 하반기에 심화 교육을 진행해줄 것을 요청하게 된다. 그렇게 다섯 번의 강의를 더 챙겨 듣고 손혜선 티트리 대표를 비롯한 몇몇 사회적 기업 사람들은 자신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지켜나갈 방법을 구체적으로 모색하기 시작했다. 티트리 손혜선(42)씨를 만난 것은 2013년 12월 18일이었다.
아프지 말라고 엄마가 만들어준 비누 한 조각손혜선씨 아이들은 환경에 예민했다. 두 아이 중 큰 아이는 모기에 물리면 피부에 과민반응이 일어나 여름이면 큰 곤욕을 치렀고, 작은 아이는 알레르기와 아토피를 심하게 앓으면서 큰 대학병원을 전전했다. 병원에서는 독한 약을 처방해줄 뿐이었고 아이들은 나아지지 않았다. 밤새 긁고 피부가 벗겨져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위해 자연치료를 선택하고 환경을 바꾸기 시작했다. 화학책부터 동의보감까지 꼼꼼히 읽고 수많은 정보를 찾았다. 노력은 아이의 변화로 나타났다. 덜 긁고 덜 아프게 된 것이다. 머리까지 빠지던 아이가 점점 나아지자 사람들이 그 방법을 묻기 시작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 전반을 친환경으로 바꾼 거예요. 먹을거리부터 옷, 비누, 로션 모두를 하나하나 바꿔나갔죠. 제가 만드는 천연비누, 화장품, 모기 기피제 같은 것은 아주 오래전에 벌써 입증이 된 방법이에요. 저는 그것들을 활용한 것뿐이죠. 그런데 사람들은 그 비누 어떻게 살 수 있느냐, 그 화장품 얼마나 파냐에 관심이 있더라고요. 저는 ... 이거요... 파는 게 아니라... 집에서 만들어 쓸 수 있는 데... 그랬어요. 그렇게 시작한 거예요. 아토피 치료는 약을 발라서 되는 게 아니라 아픈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어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