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정문에서 서명운동 중인 박아무개씨. 박씨는 이 학교 청소용역업체 직원으로, 신규 용역업체와 재계약을 거부당해 4일부터 학교 정문에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오주석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청소용역업체 직원 2명이 신규 용역업체와 재계약을 거부당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재계약을 거부당한 박아무개(58)씨는 '관리소장과 마찰을 빚은 사람들만 업체가 의도적으로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규 용역업체가 이들과 계약하지 않도록 관리소장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리소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재계약을 거부당한 청소노동자들은 1월 4일부터 학교 정문에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2014년 첫 번째 월요일인 1월 6일, 재계약을 거부당한 두 사람 중 복직투쟁을 시작한 박아무개씨를 서울과기대 정문에서 만났다.
국립대인 서울과기대는 매년 12월 31일자로 조달청에서 청소 용역업체를 추천받아 새로 계약한다. 통상적으로 업체가 바뀌더라도 일하던 청소노동자들은 고용승계가 이뤄졌다고 한다. 박씨는 11년째 이곳을 일터로 삼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30일, 신규 용역업체는 사유서(시말서)를 제출한 적이 있는 사람 5명 가운데 박씨와 다른 한 사람, 2명만 계약에서 제외했다.
박씨는 자신이 재계약을 거부당한 것을 사유서 한 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박씨는 지난 여름 쓰레기 봉투를 아끼려고 두 주먹 정도의 화장실 핸드타월을 분리수거 하지 않고 버렸다. 그 때문에 그날 저녁 관리소장실로 불려가 사유서를 쓸 것을 요구받았고, 박씨는 여러 차례 사과한 뒤, "그만 한 일 갖고 어떻게 사유서를 쓰느냐. 부당하다"고 따졌다. 하지만 결국 박씨는 이튿날 관리소장에게 사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관리소장 이아무개씨는 사유서 사건만 문제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씨는 6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당시 사유서 작성 사유였던 분리수거 미이행 외에도 근무시간 내 근무지 이탈 등 여러 다른 사건이 있었다"며 "사유서에 '분리수거 미이행'만 적게 한 것은 오히려 많이 봐준 것"이라고 말했다.
관리소장 "고용승계 개입 없었다"... 학교 측 "할 수 있는 것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