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투표지분류기, 시범 운영 중 오차율 높게 나왔다

화성 국선 보궐선거 때 프로그램 오류와 높은 오차율 보여

등록 2014.01.20 18:03수정 2014.01.20 18:03
1
원고료로 응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앙선관위)가 오는 2월 말까지 신형 투표지분류기 도입을 앞둔 가운데 시범 운영된 신형 투표지분류기가 프로그램 오류와 다량의 미분류표를 쏟아냈음이 드러났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형 투표지분류기의 정확성에 빨간불이 켜져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중앙선관위는 "장비 노후화에 따른 성능 저하, 부품 마모 등 장애빈도 높음" 등의 이유로 2004년 이전 제작한 투표지분류기를 "2월말 경 일괄 폐기"하고 신형 투표지분류기 1378대의 도입을 추진중이다. 작년 말 1차 계약분(195대)의 제작이 끝나 납품되었으며, 나머지 2차 계약분(1183대)도 오는 2월 말이면 납품이 완료될 예정이다.

a

신형 투표지분류기 화성 국선 보궐선거 전날 테스트 중인 신형 분류기 ⓒ 화성시선관위 제공


최근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 (주)미루시스템즈가 개발한 신형 투표지분류기는 기존 기기와 달리 "제어용 PC와 프린터가 내장되었고 크기와 중량이 감소"하였으며 "선거별 분류기능 및 투표지 투입 간격 자동화 조절 기능이 추가"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후보자별 투표지를 유무효별로 판독해 분류하는 투표지분류기의 기본 기능 자체는 종전과 동일하다.

중앙선관위는 작년 10월 30일 치른 화성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개표 때 후보자들의 동의를 얻어 신형 투표지분류기 2대를 시범 운영하였다. 그런데 신형 기기를 사용한 투표구들의 개표상황표를 정보공개로 얻어 분석하자 두 건의 프로그램 오류가 발생하고 높은 미분류율을 보였음이 드러났다.

a

향남읍 7투 프로그램 오류 보인 향남읍 7투 ⓒ 정병진


신형 8번 기기가 사용된 향남읍 7투에서는 분류기가 미투입 투표지 2매를 빠뜨려 심사집계부의 수검표 과정에서 이를 수정하였다. 또 향남읍 12투에서는 투표수 891매에 미분류표가 147매 나와 16.4%의 오차율을 보였다. 그 밖에도 향남읍 2투는 오차율이 13%, 3투 15%, 4투 15.3% 등으로 각각 나타났다.

a

봉담읍 7투 투표수와 교부수의 차이가 1로 돼 있어 프로그램 오류를 보인다 ⓒ 정병진


신형 7번 기기가 사용된 봉담읍 7투는 투표용지 교부수 582매보다 투표수가 1매 적은 581매가 나왔다. 한데 "투표수와 투표용지 교부수의 차"란에 '–1'이 기재되어야함에도 '1'로 적혀 프로그램 오류를 보였다. 7번 기기의 경우, 8번에 비해 미분류표가 적었으나 봉담읍 6투에서 투표수 581에 미분류표 32매가 나와 4%를, 7투에서는 3.7%의 오차율을 보였다.

a

향남읍 12투 투표지분류기 오차율 16.4% 보인 향남읍 12투 ⓒ 정병진


개표 때 신형 기기에서 예상과 달리 많은 미분류표가 나오자 중앙선관위 파견 직원과 심사집계부 개표사무원들 간에 언쟁을 빚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중앙선관위 선거2과 홍진영 주무관은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향남읍 7투의 프로그램 오류는 이미 수정하였으며 봉담읍 7투의 투표수와 교부수 차이 오류는 파악해 보겠다고 하였다.


신형 8번 기기의 높은 오차율에 대해서는 기기 때문이 아니라, 당시 사용한 기표 용구상의 하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하지만 "7번 기기에서 발생한 4% 오차율만 해도 높은 편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저희는 무효표 빼고 실제 미분류표를 2% 이내로 보고 있다"며 신형 기기는 구형에 비해 미분류율이 "현저히 낮다"고 하였다. 또한 그는 "시범 운영한 신형 기기는 검증을 안 거친 시험 제품이라 완제품이라 보긴 힘들다"고도 덧붙였다.

중앙선관위는 오는 2월 중에 사상 처음으로 투표지분류기에 대한 공인검증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할 방침이다. 신형 투표지분류기도 인증이 끝나는 대로 시연행사를 거쳐 대외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작년 1월 4일 18대 대선 선거무효소송을 제기한 대선 선거무효소송인단(공동대표 한영수, 김필원)은 중앙선관위의 구형 투표지분류기 폐기 계획에 대해 "재판이 진행 중임에도 증거물에 해당하는 기기를 폐기한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신형 투표지분류기 #전자개표기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여수솔샘교회(solsam.zio.to) 목사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세상' 함께 꿈꾸며 이루어 가기 원합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세계에서 벌어지는 기현상들... 서울도 예외 아니다
  2. 2 고장난 우산 버리는 방법 아시나요?
  3. 3 세계 정상 모인 평화회의, 그 시각 윤 대통령은 귀국길
  4. 4 돈 때문에 대치동 학원 강사 된 그녀, 뜻밖의 선택
  5. 5 신장식 "신성한 검찰 가족... 검찰이 김 여사 인권 침해하고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