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화성인 바이러스>에 출연해 성형 이후 인생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8시간 환생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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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세 이진주(가명)씨, 그는 간절히 말했다.
"누가 너 로또1등 줄까, 얼굴 줄까 이러면 전 얼굴을 달라고 하고 싶어요." 일확천금을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원래의 자신의 얼굴로만 돌려주면 좋겠다고 했다. 진주씨는 대학교 졸업 후 바로 기업체의 비서로 취업해서 직장 생활을 하던 평범한 아가씨였다.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미래에 대한 꿈도 컸다. 여느 또래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그도 패션과 미용에 관심이 많아 평소에도 친구들과 연예인들의 미용성형에 대해 수다를 떨었다. 그 이상은 아니었다.
"미용을 위한 간단한 시술에 대한 관심이었지, 깎고 자르고 하는 것은 무서워서 싫었어요."그러다 미용성형 이벤트 광고를 보게됐다. 여러 사람이 참여하면 할인을 해주는 '공동구매' 같은 것이었다. 이벤트이기 때문에 병원 선택권은 없었다. 휴가를 이용해서 이벤트에 참여했다. 물론 간단한 미용시술이 목적이었다. 이마 쪽에 '쁘띠 성형'(간단한 시술)를 조금 하려고 했다. 자신이 원하는 부위만 살짝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병원에서는 여러 부위의 수술을 추가적으로 권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고 그렇게 하면 이상해지지 않냐고 물어도 조금만 하면 괜찮다며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전문의가 권하니 혹할 수밖에 없었어요. 아니 무엇보다 전문의가 권유하니 믿었어요." 그동안 직장 생활하며 모은 돈을 성형에 들였다. 얻은 건 더 예뻐진 얼굴이 아니라, 부자연스러운 모습의 얼굴이었다. 얼굴이 전체가 축 가라앉으며 변형됐다. 출근은 해야 했다. 직장에서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쳐다보고 수군거렸다. 버스에서 옆 사람의 수군대는 소리가 들렸다. 어머, 쟤 얼굴 왜 저래?
"정말 억장이 무너졌을 때는 남자친구가 저를 못 알아 볼 때였어요." 같은 동네에 살았던 남자친구를 우연히 횡단보도를 건너며 바로 옆에서 마주쳤는데 자신을 못 알아보고 그냥 지나쳤다. 어느 날은 출근길 버스에서 주변의 사람들이 다 자신을 노려보는 것 같은 환각으로 충격을 받아 그 자리에서 기절해 응급실에 실려 간 적도 있다. 몇 주 후 퇴근하고 집에 들어갔는데 엄마가 자신을 보고 갑자기 통곡을 했다. 다른 모습이 된 딸을 보고 결국 참아왔던 눈물이 터진 것이다. 그동안 딸의 마음이 아플까봐 내색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성형 전공이 아니어도 의사 자격증만 있으면 미용성형이 가능하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그 의사는 비전공의였다.
"가족이 몰려가 항의하자, 일말의 죄책감을 느낀다며 환불을 해주었어요." 그러나 그의 얼굴은 환불이 될 수 없었다. 당시 그 병원은 지금은 없어졌다고 한다. 그의 얼굴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돈은 받았지만, 전쟁 같은 삶이 시작됐다. 지금까지 3년 동안 4차례 재수술을 받고 있다. 재수술에는 비용이 더 들었다. 수술 받다가 죽을 뻔한 적도 있었다. 수면 마취를 해도 수술 중간 중간 의식이 잠깐 희미하게 돌아오는 순간이 있다고 한다. 수술 도중 혈관이 터져서 의사가 간호사를 급하게 부르고 막힌 기도를 풀려고 했다. 긴박했던 순간이 전해져 왔다. 수술 후 의사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수술은 무난하게 잘 끝났다고 말했다.
"의사들이 자신들의 책임을 좀 인정했으면 좋겠어요. 그런다고 누가 자기들 어떻게 하는 것도 아닌데…." 은영씨는 의사들이 수술 받기 전에는 걱정하지 말라고 너무도 자신있고 당당하게 말해 놓고 막상 문제가 생겼을 때는 오리발 내미는 모습을 많이 봤다.
그 역시 수면제가 없으면 여전히 잠을 못 이룬다. 재수술을 할 때마다 공포감이 크다. 끝없는 전쟁이다. 재수술을 몇 차례 해도 회복이 잘 안 된다. 부작용을 치료하려고 수술을 하고 또 해도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이 너무 슬프다. 어서 좋은 의사를 만나서 부작용이 완치되어서 그냥 평범하게 생활하는 것이 유일한 바람이다. 남들 의식 안하고 커피숍에서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남자친구랑 영화도 보러다니고 싶다. 그냥 남들처럼 평범하게.
"거꾸로 가는 시계가 있어서 수술 전으로 간다면요. 누가 뭐라고 해도 절대 손을 대지 않을 거예요."우리는 이미 어린 시절부터 외모에 대한 편견을 학습하면서 성장한다. 동화 속에 나오는 공주는 예쁘고, 착한 공주를 괴롭히는 마녀는 매부리코의 못생긴 할머니다. 동화 속의 인물들은 착할수록 예쁘고, 못될수록 못생겼다. 성인되어서는, '못 생긴 게', '넌 예쁘니까 괜찮아'라는 종류의 외모차별적인 발언을 일상적으로 접하며 산다. 성형수술로 새로운 삶을 얻었다고 이야기하는 연예인들의 화려한 활동 모습을 매일 접하고, 숱한 성형 광고와 홍보물에 노출되어 있는 우리의 일상구조는 폭력적이기까지 하다.
이런 시대에 성형에 대한 도식적인 찬반 논의보다 부작용이 속출하는 의료기관 명단을 공개하는 등의 현실적인 대처 방안이 하루빨리 논의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보다 우선, 이진주씨가 마지막으로 한 말은 꼭 남기고 싶다.
"그냥 그대로 생긴 대로 살아요. 자연 그대로 살아요. 그게 제일 행복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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