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희
한국 대학생 10명과 청년 등 17명으로 구성된 '2·8 조선청년 독립선언 95주년 맞이 대학생 도쿄원정대'(아래 2·8 도쿄원정대)에는 14학번 새내기 학생도 참가한다. 부산대 역사교육학과 입학 예정인 소진희씨가 그 주인공. 앳된 목소리에서 나오는 당찬 포부가 놀랍기만 한데, 그는 어떻게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걸까.
- 이번 원정대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2009년엔가 중학교때 엄마의 권유로 겨레하나를 알게 됐다. 그때 겨레하나에서 하는 청소년 평화통일 기자단 활동을 했었는데, 그 이후로 계속 관심을 가졌던 게 인연이 된 것 같다."
- 졸업을 앞둔 고등학생에게 흔치 않는 경험인데... "겨레하나에서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바로 하겠다고 했다. 평소 사회 문제나 역사 문제에 관심이 많아 흔쾌히 응했다. 부모님도 물론 좋아하셨다."
- 역사 문제에 관심이 많았나. "고등학교때 독서토론 동아리를 했었다. 동아리에서 사회 문제에 대해 토론을 많이 했다. 역사 문제에도 관심이 많아서 학교에서 위안부 할머니 돕는 일도 진행했었다. 지금 현재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역사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공으로 역사교육을 선택한 것도, 역사 공부가 그저 학문으로 끝나지 않고 뭔가 실천적인 걸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때문이었다."
- 일본 우익들과 충동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 들었다, 긴장되지 않나. "그래도 우리가 잘못하러 가는 건 아니지 않나. 일본의 잘못을 항의하러 당당하게 가겠다. 우리가 일본 우익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고는 생각하진 않는다. 우리는 우익보다는 그저 일반 시민들에게 우리의 목소리를 들려주러 가는 거다. 일본 시민들도 군국주의가 부활하는 걸 원치 않을테니 말이다."
아베 총리께 드리는 질의서 |
아베 총리께 세 가지 질문을 드리고자 합니다.
한국의 대학생과 청년 등으로 구성된 2·8 대학생 도쿄 원정대는 아베 총리님의 솔직하고 정확한 답변이 한일 관계를 진정으로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의 대학생과 청년들이 미래지향적인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꿈꾸는 데 커다란 밑거름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부디 아베 총리께서 질의서에 대해 답변을 해주시길 기대합니다.
첫째, 아베 총리께서는 진정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강제 연행된 게 아니라고 생각하십니까. 16살의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가 폐지 수집으로 모은 전 재산을 장학금으로 기부하셨던 황금자 할머니께서 지난 1월 26일 돌아가시면서 많은 한국인들은 슬픔에 잠겼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가 강제 연행된 게 아니라는 일본 정부 인사들의 발언에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4일 마이크 혼다 미국 하원의원이 '일본군 위안부 법안'의 이행을 촉구하면서 말한 것처럼 "살아남은 희생자들에게는 인내할 여유가 없습니다". 한국에는 55분의 위안부 할머니들이 살아계십니다. 시간을 늦출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해 인정하고 사죄하는 마음을 표현하셔야합니다.
둘째, 야스쿠니 신사는 침략전쟁을 영광으로 기념하는 곳이기에 많은 이들이 참배를 반대하거나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베 총리께서 참배를 강행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더불어 야스쿠니 신사에 조선인 2만 1천명이 묻혀있다는 것을 알고 계신지 묻고 싶습니다. 유족들 대부분은 일본 정부에게서 전사 통지를 받지 못했고 유골도 반환받지 못했으며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다는 것 또한 알지 못했다고 합니다.
조상을 신사에서 빼내줄 것을 요구하는 유족들은 "야스쿠니 합사는 살아서는 강제징병이고 죽어서는 강제수용인 이중의 강제연행"이라고 기막힌 심경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식민지 피해 국민들이 A급 전범자들과 함께 묻혀있기를 거부하는 마음을 이해하실 수는 없으십니까.
셋째, 아베 총리께서는 적극적 평화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집단적 자위권을 추진하는 것이라 밝히셨습니다. 집단적 자위권이 한반도와 아시아의 긴장과 대립을 격화시키는 게 아니라 더 평화롭게 만든다고 생각하시는 이유를 묻고 싶습니다. 센카쿠 등을 영토분쟁 지역으로 만드는 것도 일본이 재무장을 하기 위한 명분으로 삼기 위해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께서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어떤 구상을 하고 계신지 듣고 싶습니다.
아베 총리께서 2·8 대학생 도쿄 원정대의 질문에 답변해주시길 바랍니다. 우리들은 95년 전 조선의 청년들이 독립을 선언한 2·8 독립선언 기념행사와 답사 일정 등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우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시길 간곡히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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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이런 제목 어때요?>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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