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오바마-달라이 라마 회동' 공식 발표

오바마 "티베트 인권 등 지지"... 중국 "명백한 내정간섭" 반발

등록 2014.02.22 06:20수정 2014.02.22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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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에서 회동하는 오바마와 달라이 라마 . ⓒ 백악관 언론 배포 자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1일(아래 현지시각) 중국 정부의 강력한 반발과 면담 취소 요구에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백악관에서 회동했다.

미 백악관은 이날 배포한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아침 달라이 라마와 만났다"며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티베트의 고유한 종교와 문화 그리고 언어 전통의 보호와 중국 내 티베트 주민들의 인권 보호를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점을 거듭 밝혔다"면서 이 같은 회동 사실을 밝혔다.

백악관은 보도 자료를 통해 "대통령은 달라이 라마의 평화와 비폭력 업적을 치하하고 그의 '중도 접근('Middle Way' approach)' 방식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며 "중국과 티베트 사이의 오랜 이견을 해소하고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 직접 대화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점에 있어서 대통령은 티베트는 중국의 일부이며 티베트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혔다"며 "이에 달라이 라마는 그도 티베트의 독립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으며, 중국 정부와 그의 대표자들 간에 대화가 재개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또한, "오바마 대통령과 달라이 라마는 미국과 중국 간의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관계가 중요하다는 사실에 의견을 함께했다"고 덧붙였다.

달라이 라마와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회동은 백악관 관저 1층의 맵룸(Map Room)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백악관은 중국 측의 반발을 고려한 듯 자세한 면담 장면을 공개하지 않고 두 사람이 앉아서 대화하는 장면을 찍은 한 장의 사진만 이날 언론에 보도자료와 함께 공개했다.

중국 외교부 "달라이 라마는 종교 빙자한 정치적 망명자"


앞서, 중국 외교부는 21일 달라이 라마와 오바마의 회동 가능성이 알려지자 면담 취소를 요구하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외교부 누리집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번 회동을) 깊이 우려하며 엄숙한 중미 관계에서 불만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화 대변인은 이어 "티베트와 관련된 문제는 중국의 내정 문제로 어떠한 외국도 관여할 수 없는 것"이라며 "달라이 라마는 종교를 빙자하여 장기간 반중국 분열 활동을 해온 정치적 망명자"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번 회동은 미국이 중국 내정 문제에 관여함으로써 국제 관계의 규범을 위반하고 중미 관계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것"이라고 강력한 반대를 표명하면서 "미국은 중국의 심각한 우려를 받아들여 회동을 취소하고 달라이 라마가 반중국 분열 활동을 미국에서 전개할 수 있는 기반과 장소(platform)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달라이 라마의 이번 회동은 지난 2010년 2월과 2011년 7월에 이어 세 번째로 이루어졌다. 앞서 두 차례의 회동에 관해서도 중국 정부는 내정 간섭을 이유로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4월 아시아 순방을 앞둔 시점에서 이루어진 이번 회동으로 미·중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또 다른 전문가들은 지난 두 번의 회동에 따른 중국 측의 강력한 반발에도 별다른 관계 악화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이번 회동이 양국 관계에 강력한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달라이 라마 #버락 오바마 #미중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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