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2번 뺀 여론조사 결과 참담
싸우지 않는 안철수-김한길, 답답"

[인터뷰①] 신경민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의 격정토로

등록 2014.03.28 18:31수정 2014.03.28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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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첫 최고위원회의에 신경민(맨 왼쪽) 최고위원이 참석해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첫 최고위원회의에 신경민(맨 왼쪽) 최고위원이 참석해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 남소연



"지역별 자체 여론조사 결과, 기호 2번을 넣고 돌렸을 때와 빼고 돌렸을 때의 차이가 매우 크다. 상황이 아주 나쁘면 야권이 궤멸 상태로 갈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 당은 무공천에 무대책이다. 최소한 무공천에 상응하는 정치투쟁을 해야 한다. 김한길, 안철수 두 대표가 앞장서서 청와대에 항의방문을 가고, 농성도 하고, 단식도 해야 한다. 이대로 가면, 지난 대선 때처럼 우리는 또 역사의 죄인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신경민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꾹꾹 참았던 분노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통합의 조건이었던 기초선거 무공천에 대해서도 김한길-안철수 두 공동대표를 향해 제대로 들이받았다. 이대로 아무런 대책없이 무공천으로 6월 4일을 보내면, 또 다시 국민의 절반은 2012년 12월 19일과 같은 눈물의 밤을 지새워야 한다고 격정적으로 말했다.

신 최고위원은 이렇게 무기력하게 앉아 있느니 차라리 정치투쟁이라도 해야 하며 최소한 정당의 기본인 토론이라도 해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역단체장까지 2번이 초토화 될 가능성 높다"

그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매우 우울한 지방선거 전망을 내놨다. 본격적인 여론조사 전에 실시한 사전 조사 결과 기호 2번을 빼고 돌린 결과는 참담한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개별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광역단체장까지 2번이 초토화 될 가능성이 높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무공천을 도저히 손대지 못한다면 새로운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그 대책에 대해 아무 논의가 없다"며 "투표용지와 선거벽보에서 2번이 사라지면 그 2번을 포기하는 비용이 너무나 크다, 그럼 그에 상응하는 정치투쟁을 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신 최고위원은 "김한길, 안철수 두 대표가 앞장서서 청와대에 항의방문을 가고, 농성도 하고, 단식도 하고 이런 정치투쟁을 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두 분이 과연 이런 투쟁을 하실까 모르겠다"고 회의적인 전망을 전했다.


그는 "솔직히 대책이 없다. 그러니까 지금 지도부는 무공천에 대해 무대책이다"며 "이대로 가면, 지난 대선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또 역사의 죄인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어 신 최고위원은 "현실정치에서 단체장은 아주 불리하고 기초의원의 경우는 몇몇만 살아남게 된다"면서 "상황이 아주 나쁘면 야권이 궤멸 상태로 갈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속에서 유사 후보들이 판칠 수 있다. 유권자들은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김한길과 안철수 두 공동대표는 청와대를 쳐들어가 박근혜 대통령과 맞짱토론을 해야 한다"며 "박 대통령에게 조건을 걸어야 한다. 관철이 안 되면 무공천을 처음부터 재검토한달지 그런 결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로 두 대표가 죽음을 무릅쓰고 싸워야 한다. 무공천이 우리 통합창당의 연결고리였다면 무공천 이슈를 갖고 왜 안 싸우나.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한다"며 "민주의 문제도 같이 걸고 싸워야 한다. 민생만 내세우는 건 박정희, 전두환 독재자들도 했던 일이다. 민주당은 과거 안보를 단 한번도 포기한 일이 없다. 지금은 종북 프레임에 갇혀 헤매고 있지만, 이것도 싸워서 전부 거둬내야 할 올가미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신 최고위원은 또 "민주당의 일부, 안철수 의원측의 일부가 합당의 전제에 대해 논박하지 말라는 생각이 있다"며 "정당공천 폐지에는 정치에 대한 폄훼와 불신이 깔려 있는건데, 여의도정치를 비판할 수는 있지만 전체를 죄악시 하는 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와 정당을 개혁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여당이 상식과 법도를 벗어나 있으면 여당개혁을 말해야지 여당개혁은 말하지 않으면서 야당만 패는 건 옳지 않다"며 "특히 국회개혁이 필요하고 상시개회체제로 바꾸고 상임위와 소위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신 최고위원은 최근 이계안 최고위원이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기초선거 패배에 대해 안철수 공동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는 건 과도한 얘기라고 지적한 데 대해 "무슨 결정을 내렸건 선거결과에 대해 대표가 책임을 지지 않겠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정당과 선거를 불리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 최고위원은 최근 결정된 당헌당규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었다. 그는 "민주가 너무나 엄중한 문제인 데도 민주에 관한 부분이 전혀 강조가 되지 않았다"며 "국정원 댓글사건만 문제가 아니다. 간첩조작사건, 댓글사건에서도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건은 별도의 사건으로 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대로 된 민주국가라면 간첩조작사건, 채동욱 검찰총장 사건 하나만 갖고도 정치권 전체가 흔들흔들해야 하는 거다"며 "그런데 이걸 조용히 넘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 최고위원은 "영화 <변호인>은 과거사가 아니"라며 "어느날 갑자기 우리 모두 국밥집 아들이 될 수 있고 국밥집 아줌마가 될 수 있다. 국회의원이나 기자나 모두 끌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 정치는 좋은 정치인들이 좌절하지 않고 싸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좋은 정치인이 들어오는 것도 어렵고, 들어온 다음에 싸우기도 어려운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 시스템을 안 바꾸면 정치버러지들을 제거할 수가 없다"며 "이런 게 새 정치다. 귀빈실 이용 안 하고 국회의원 정수 줄이고 면책특권 반납하는 건 새 정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회제도는 전부 근대가 만들어놓은 자산"이라며 "그걸 왜 자꾸 특권이니 뭐니 하면서 무시하나"라고 반문했다.

☞ 관련 기사 : [일문일답] "안철수 지방선거 결과 책임 없다? 말도 안돼" 
#신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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