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장관 "중일 분쟁 벌어지면 일본 보호할 것"

공동 기자회견서 충돌한 미·중 국방장관... 동중국해 영유권 등 놓고 공방

등록 2014.04.09 10:04수정 2014.04.0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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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의 회담 결과를 보도하는 일본 NHK뉴스 갈무리. ⓒ NHK


미국과 중국이 동아시아 방공식별구역과 영유권 분쟁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8일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은 베이징에서 열린 양자 회담에서 민감한 이슈를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인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서로 날선 비판을 주고받았다.

헤이글 장관은 "중국은 영유권 분쟁 지역에서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할 권리가 없다"면서 "미국은 중·일 분쟁이 벌어지면 일본을 보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기에 창 부장도 "영토 주권은 중국의 핵심 이익이며 어떠한 협상, 양보, 거래, 침범도 용납할 수 없다"라면서 "중국이 먼저 말썽을 일으키지는 않겠지만 분쟁을 두려워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창 부장은 "중·일 분쟁은 일본 아베 정권의 역사 부정과 잘못된 처신이 초래한 것"이라며 "미국이 일본을 단속해야 하며, 지나친 관용으로 일본이 나쁜 일을 하도록 조장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회담이 끝난 후 열리는 공동 기자회견은 서로의 합의 내용을 발표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날 양국 국방장관은 매우 이례적으로 거친 비판을 주고 받으면서 무력 충돌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중국, 일본 손 들어준 헤이글 장관 '불쾌'


이날 헤이글 장관은 중국 국방대학 강연에서도 "미·중 양국이 긴장완화를 위해 사이버전 전략에 더욱 투명한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라면서 "이 같은 투명한 공개만이 오해를 줄일 수 있다"라고 중국을 겨냥했다.

또한 "도발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계속하고 주민들을 억압하는 (북한) 체제를 계속 지지하는 것은 결국 중국의 국제적 지위에 상처를 입힐 것"이라며 중국의 대북정책도 비판했다.

앞서 헤이글 장관은 일본 방문과 아세안 국방장관 회의를 통해 방공식별구역 선포와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분쟁 등과 관련해 "중국은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시도하지 말고 주변국을 존중하라"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판창룽 중국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은 "헤이글 장관이 일본에서 한 발언은 거칠고 결연했다"며 "나를 포함해 모든 중국인이 실망했다"라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양국의 신뢰와 협력은 쌍방향으로 이뤄져야 하고,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양국 관계가 가장 어려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라고 헤이글 장관의 태도를 비판했다.
#척 헤이글 #창완취안 #센카쿠 열도 #방공식별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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