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수입' 청해진해운, 100억 특혜성 대출 의혹

산업은행 부실경영 회사에 100억 대출...산은 "대출과정 적법"

등록 2014.04.21 19:18수정 2014.04.21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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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전 안산 단원고 수학여행 학생과 여행객 등을 태우고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인근 해역에서 침몰하고 있다.
16일 오전 안산 단원고 수학여행 학생과 여행객 등을 태우고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인근 해역에서 침몰하고 있다.해양경찰청 제공

청해진해운이 침몰 여객선 세월호를 국내로 들여오는 과정에 산업은행으로부터 특혜성 대출을 받았다는 의혹이 일고있다. 특히 이 회사는 이미 일본에서 18년동안 운항된 노후선박을 몇 개월만에 수리해 수명을 10년까지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청해진해운의 감사보고서와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012년 10월 일본 마루에 페리사로부터 세월호를 사들였다. 이미 18년동안 운항해 온 '노후' 선박이었다. 해운업계에선 대개 선박의 수명을 15~20년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수명을 다한 선박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청해진해운은 세월호의 수명을 10년넘게 크게 늘렸다. 이 회사는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세월호를 '유형자산'으로 분류해놓고, 내용 연수(예상 수명)도 '12, 15년'으로 적었다. 이 회사의 2012년 감사보고서에선 세월호는 '건설중인 자산'이었다. '건설중인 자산'에서 '유형자산'으로 바뀌게 되면 세월호를 영업활동에 쓸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세월호의 생명을 크게 늘리게 배경은 일본서 들여온 후 불과 5개월만에 객실을 늘리는 개보수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결국 청해진해운은 사실상 수명이 다된 중고선박을 들여와 몇개월간 보수공사를 통해 10년 가까이 생명을 연장한 셈이다.

문제는 세월호의 수입과 보수과정에서 금융공기업인 산업은행의 특혜성 대출이 있었다는 점이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청해진 해운은 선박 구입자금 116억원과 개보수 자금 30억원 등 모두 146억 가운데 100억원을 대출 받았다. 일부에선 2011년 당시 이 회사의 부채비율이 278%에 달하는 등 경영이 부실한 상태를 들며 특혜성 대출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산업은행쪽은 이에 대해 "대출과정은 적법했다"며 해명했다. 산은 쪽은 "잔금 및 개보수비용 대출시 은행은 전체 금액 중 대출비율 68.5%에 대해 지급한다"며 "(산은은) 은행 여신취급 지침에 따라 계약서 및 개보수 관련 견적서를 토대로 소요자금을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요자금은 146억원으로 계산됐고 회사 보유자금 약 50억원을 제외한 100억원을 대출 해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산은이 대출해준 청해진해운이 경영상 위기 상황이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경영 위기 상황으로 보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청해진해운이 2011년 11억5000만원 순손실에서 2012년에 13억4000만원의 순이익으로 전환됐고 당시 제주도 관광객이 늘어나는 등 여객 수송량과 화물 수송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는 것.

하지만 연안해운 사업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적자에 허덕이는 중소 해운업체에 100억이 넘는 금액을 대출해주는 과정에 대한 의혹은 여전하다.
#청해진해운 #세월호 침몰 사고 #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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