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에서 용나기 바라는 일본인, 한국이랑 똑같네

일본 어린이날 풍습, 고이노보리 달기

등록 2014.05.07 09:28수정 2014.05.07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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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나라현 도츠가와 마을 가정집에 세워놓은 고이노보리입니다. 이 집에는 아이도 두 명 있는 것 같습니다.

  나라현 도츠가와 마을 가정집에 세워놓은 고이노보리입니다. 이 집에는 아이도 두 명 있는 것 같습니다. ⓒ 박현국


해마다 5월 5일 어린이날이 다가오면 일본사람들은 고이노보리라고 하여 물고기 모습 꾸미개를 만들어서 매달아 놓는 풍습이 있습니다. 원래 에도시대부터 시작된 풍습으로 음력 오월 오일 단옷날 행하던 풍습이었습니다. 고이노보리는 잉어라는 뜻의 고이와 오르다는 말의 노보리가 합해서 된 말입니다. 


일본에서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음력 사용을 금하고 양력만 사용하면서 음력 오월 오일 단옷날 행하던 풍습이 양력 오월 오일 어린이날 행하는 풍습으로 바뀌었습니다. 원래 중국에서 시작된 등용문이나 개천에서 용이 난다는 우리 속담은 어려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어려움을 이기고 성공한다는 말입니다.

등용문이나 개천에 용이 나기를 바라면서 만든 꾸미개가 고이노보리입니다. 천이나 종이로 물고기 모양을 만들어서 장대에 매달아 놓고 바람에 날리도록 한 것입니다. 가정에서 만들어서 달기도 하고, 마을이나 학교 등에서도 오월이 되면 만들어서 달아놓기도 합니다.

일본 가정에서는 집안의 남자 숫자대로 물고기 모양을 만들어서 달았습니다. 요즘 가족 숫자가 줄어들어 남녀 가족 수대로 만들어서 달아놓기도 합니다. 고이노보리 장식은 보통 5월부터 달기 시작하여 곳에 따라서 다르지만 6월 초까지 달아둡니다.

고이노보리 꾸미개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남자 아이의 건강과 무사, 성공을 기원하는 뜻으로 만들어 달아둡니다. 주로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 달아둡니다. 노부부가 사는 집에서는 거의 달지 않습니다. 3월 3일은 여자 아이를 위한 히나마츠리가 있습니다. 이때는 여자 아이를 위해서 여러 가지 인형을 만들어서 꾸며놓습니다.

초등학교 미술 수업 시간에 천이나 종이를 고이노보리 꾸미개를 만들기도 합니다. 고이노보리를 만들어서 세우는 것은 연중행사의 하나입니다. 자녀의 무병장수와 성공을 기원하는 바램을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의 추세를 보면, 더 이상 현실적으로 개천에서 용이 날 확률은 서서히 없어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어떻든 간에 희망을 품고 올해도 이곳저곳에서 고이노보리를 꾸며 놓았습니다.

a    마을 사람들이 강을 가로질러서 달아놓은 고이노보리입니다. 강에 달아놓은 고이노보리는 강물에 사는 잉어와 관련되어 더욱 현실적일지도 모릅니다.

  마을 사람들이 강을 가로질러서 달아놓은 고이노보리입니다. 강에 달아놓은 고이노보리는 강물에 사는 잉어와 관련되어 더욱 현실적일지도 모릅니다. ⓒ 박현국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고이노보리 #잉어 #등용문 #단옷날 #어린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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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3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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