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이 15일 오전 안산 세월호 침몰사고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을 하고 있다.
이희훈
조문을 마친 기자들은 분향소 옆쪽에 마련된 유가족 대기실로 이동했다. 유경근 세월호사고가족대책위 대변인은 KBS 기자협회 집행부 소속 기자들만 데리고 대기실 부스 안으로 들어갔다. 유 대변인이 "KBS 취재기자들이 앞장서서 보도를 바꾸겠다는 다짐으로 이 자리에 왔다"고 소개하자, 가족들은 "괜찮으니 다 들어오라고 하시라"며 기자 모두를 불렀다.
유가족 앞에 선 기자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대표로 입을 연 조일수 KBS 기자협회장은 떨리는 목소리로 "앞으로 보도를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여기 기자들이 다 있으니 (유가족께서 하고 싶은) 말씀을 달라"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보도국장은 뭐하고 기자들만 왔냐", "사장이 우리에게 사과한 이후로 보도가 어떻게 되고 있나" 등의 질문을 던졌다. 한 유가족은 부적절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다 사임한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을 언급하며 "아예 회사에서 나간 게 아니라고 들었다"며 "그럴 수는 없는 거다, 여러분을 보는 순간 심장이 멎을 것처럼 뛴다"고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유가족은 "촬영 기자들이 현장을 취재하면 위에서 내용을 자르냐"고 묻기도 했다.
조 회장은 "회사와 상관없이 평기자들이 뜻을 모아 이 자리에 왔다"며 "보도가 잘리는지 여부는 소속 부서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저희가 쓴 글(기사)은 잘리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협회 차원에서 KBS의 세월호 보도를 되돌아보는 총회를 열었고, 이것으로 부족해 별도로 다시 반성하는 자리를 준비하려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제점을 얘기하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고, 앞으로 KBS 방송 보도에 반영돼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유가족 "마음으로 응원 보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