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직원 '세월호 망언'에 추모위 "대전법원장 사과하라"

대전시민추모위 대전지법 항의방문... 조인호 법원장 면담 거부

등록 2014.05.16 16:27수정 2014.05.1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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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법 6급 공무원이 내부게시판에 '유가족들의 피맺힌 한은 스스로 알아서 풀라고 하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 희생자 대전시민추모위원회는 16일 대전지법을 항의방문하고 법원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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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법 6급 공무원이 내부게시판에 '유가족들의 피맺힌 한은 스스로 알아서 풀라고 하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 희생자 대전시민추모위원회는 16일 대전지법을 항의방문하고 법원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지법 공무원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 "유가족들의 피맺힌 한은 스스로 알아서 풀라고 하라"라는 글을 올려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 희생자 대전시민추모위원회가 법원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대전지법을 항의 방문했다.

세월호 희생자 대전시민추모위원회 김용우·박규용 공동추모위원장을 비롯한 20여명의 시민들은 16일 오전 대전지법을 방문, 조인호 대전지방법원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흰색 국화와 '대전지방법원장 사과하라', '유족에 망발 사과하라', '국민모독 징계하라'는 등의 구호가 적힌 손 피켓을 든 채 법원장의 사과와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미리 준비한 항의서한을 통해 "세월호 참사로 인해 전국의 국민들이 비통함속에 희생자를 애도하고 정부와 관계기관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모습에 가슴을 치고 있는 이 시기에 우리는 정말 믿지 못할 충격적인 내용을 접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무원이, 그것도 법과 정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하고 하는 법원의 공직자가 세월호 유족을 모독하고 슬픔에 잠겨 비통해하는 국민을 분열시키는 망언을 일삼은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국민의 세금으로 법과 정의를 지키라는 명을 받은 신성한 법원에 이러한 공직자가 존재하는 것은 일개 개인의 문제가 아닌 대전지방법원 전체가 스스로 기강을 되돌아보고 혁신해야 할 심각한 문제"라면서 "우리는 대전시민을 모욕한 이번 망언을 엄중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대전지방법원장은 이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과 대전시민들에게 공개 사과하라"면서 "뿐만 아니라 해당 당사자를 엄중히 문책하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공직기강 확립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러한 항의서한은 전달되지 못했다. 추모위 측이 전날 총무과를 통해 이날 항의방문 계획을 통보했고, 조인호 법원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법원 측은 조 법원장과의 면담은 '불가능하다'고 답변했기 때문.

이에 추모위는 직접 법원장실로 찾아가겠다면서 법원 건물 진입을 시도했고, 법원 방호원이 이를 제지하면서 고성이 오가며 가벼운 다툼이 일기도 했다. 추모위 측 일부 시민들은 "왜 시민이 법원에 들어가지도 못하느냐", "법원장은 글을 쓴 공무원과 같은 생각이냐"는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으나 물리적인 힘으로 진입을 시도하지는 않았다.

결국, 한 동안 침묵시위를 벌이던 추모위 측이 법원의 공식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고, 법원 관계자가 '법원장은 면담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고 답변했다. 이에 추모위 측은 '그렇다면 이번 사태에 대해 조 법원장이 사과할 뜻이 없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추후 대응방안을 논의한 뒤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50여 분 가량의 항의방문을 마치고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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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법 6급 공무원이 내부게시판에 '유가족들의 피맺힌 한은 스스로 알아서 풀라고 하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 희생자 대전시민추모위원회는 16일 대전지법을 항의방문하고 법원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박희인 세월호 희생자 대전시민추모위원회 상황실장은 "불통정부라고 말하지만, 법원마저 이 정도 수준인지 정말 놀랐다, 너무 어처구니없고 어이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조 법원장의 공개사과를 받아내는 것은 물론, 시민들의 항의마저 무시한 처사에 대해 조 법원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응활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지법 6급 공무원인 박아무개씨는 지난 1일 법원 내부 전산망 코트넷 토론광장에 "해양에서 발생한 사고는 구조가 어렵고 미비할 수 있는데, 모든 잘못을 정부에 뒤집어 씌워 좌파 정부를 세우고 싶어 하는 이들이 있다"는 취지의 댓글을 달았다.

그는 특히 "이제는 유가족들의 피맺힌 한은 스스로 알아서 풀라고 하고,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헐뜯는데 악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히는가 하면, '세월호 참사 재발을 막기 위해 세상이 바뀔 때까지 항의하고, 잊지 않아야 한다'는 게시글에 "세월호 희생자를 밤낮으로 팔아먹고 있다"고 댓글을 달았다.

이 같은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박씨와 대전지법에 대한 비난여론이 일었다. 현재 박씨의 글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세월호 침몰사고 #대전지방법원 #세월호 대전시민추모위원회 #세월호 망발 #세월호 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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