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행진을 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세월호 참사 30일을 맞아 시민들이 '진상규명'이라고 적힌 종이피켓을 들고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김용한
이 모임을 주관한 김민정씨는 "서울에서 한 대학생의 가만히 있으라는 제안에 저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이렇게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모여 행동하면 좋겠다는 차원에서 모이게 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세월호 사건은 세월호가 아니었어도 어디에서도 터졌을 것이며, 이것은 불의의 사고가 아니라 언제라도 곯아터진 문제라고 생각한다. 늘 가만히 있으라고 침묵을 강요당하고 무시당했는데,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문제들을 함께 나누고 공유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노란리본에 참여했던 최유림, 손선화 학생은 "같은 또래로서 안타깝고 도움을 못준 것이 미안할 따름이다"고 느낌을 전하면서 "학교에서는 세월호 이야기보다는 안전교육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날 촛불거리 행진에는 촛불집회에 참석한 인원(250명가량)보다는 훨씬 많은 500여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세월호 참사에 대한 분노를 침묵행진으로 함께했다.
촛불행진에는 교복을 입고 참가한 앳된 청소년들과 부모 손을 잡고 걷는 어린 아동들도 종종 볼 수 있었고, 유모차를 몰고 참가한 '아줌마 부대'들의 참가도 부쩍 늘어났다.
어린 자녀를 업고 유모차를 끈 채 참여했던 김정미 주부는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정부 대처나 해결이 안 되는 것에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분노하고 아파했다"고 하면서 "제가 큰 힘은 되지 않지만 아이들과 함께 우리가 잊지 않고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모임에 참가했던 왜관 가실성당 황동환 주임신부도 "우선 저는 부끄러운 마음이 먼저들이고, 종교인의 한 사람이기 전에 성인으로서 행동해야 할 때 행동하지 못했고, 말을 해야 할 때 말하지 못했으며 우리 사회에 어떤 허점들이 제대로 용기 있게 지적하지 못한 것이 사제로서 부끄럽다"고 말했다.
황 신부는 "잘못된 것 있을 때 용기 있게 지적하려면 우리 사회에서는 좌파냐, 종북이냐, 빨갱이냐 하는 식으로 몰고 가는 이 사회 속에서 논란을 피해가자는 차원에서 저도 모르게 뒤에 서 있었고 이 사회의 문제에 무관심하게 된 것 같다"고 고백하면서 "이렇게 한 걸음 물러서서 무관심하여 세월호 참사 같은 것을 보면서 마치 내가 죽인 것 같고, 참담할 따름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