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가족 위로4월 20일 저녁 8시 진도체육관 마당 '광주대교구' 천막에서 거행된 천주교 수원교구 총대리 이성효 리노 주교 집전 미사 장면. 이성효 주교가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지요하
그리고 밤길을 달려 다시 서해대교 행담휴게소에 들러 라면으로 야식을 한 다음 나는 일행과 헤어져 내 차에 올랐다. 내가 집에 도착한 시각은 새벽 3시였다.
화성휴게소에서 펑크가 난 승용차4월 26일, 나는 아내와 함께 외출을 했다. 올해 연세 91세이신 모친의 건강상태가 양호해서, 토요일을 맞아 부부가 함께 나들이를 갈 수 있는 것도 천만다행이었다. 우리 부부는 충남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로 갔다. 공세리성당에서 갖는 <한국가톨릭문인협회> 정기 성지순례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우선 미사참례부터 했다. 그리고 새로 회장을 맡은 소설가 오정희 선생을 비롯한 수십 명 교우 문인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교육관 앞 너른 마당의 천막 안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각자 자유 시간을 가진 뒤 오후 1시 30분 일행과 헤어졌다. 서울에서 버스 두 대를 타고 온 교우 문인들은 모두 아산 민속마을로 향했고, 우리 부부는 서울로 향했다.
토요일 오후의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은 전혀 막히지 않았다. 하행선은 차량이 많았고, 부분적으로 정체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정체현상을 겪는 반대 차선 차량들을 보면 괜히 미안해지기도 했다. 저들이 우리를 부러워하리라는 생각도 하면서 나는 쾌속으로 달렸고, 화성휴게소에서 잠시 쉬기로 했다.
휴게소에서 자판기 커피도 빼어 마시며 여유를 즐기고, 아내에게 아이스크림도 사다 준 다음 나는 다시 차에 올랐다. 그리고 화성휴게소를 빠져나가려는데, 돌연 뒷바퀴 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며 차체에서 기분 나쁜 진동이 일어났다.
차를 세우고 나가보니 왼쪽 뒷바퀴가 폭삭 내려앉아 있었다. 타이어 공기가 완전히 빠져버린 상태였다. 나는 차에 올라 조심조심 이동을 하여 마당 가녘 그늘진 곳에 차를 놓았다. 그리고 보험회사로 전화를 걸어 '긴급출동'을 불렀다.
10분쯤 후 긴급출동 차량이 왔다. 젊은 직원이 내 차의 타이어를 보더니 "운이 좋으시네요. 천만다행이에요"라는 말을 했다. 그리고 익숙한 솜씨로 펑크 난 타이어를 빼내고 스페어타이어를 끼워주었다. 처음 안 사실인데, 스페어타이어는 폭이 좁았다. 젊은 직원은 내게 시속 80Km 정도를 유지하라는 말을 해주고 금세 돌아갔다.
내 뇌리에 '천만다행'이라고 했던 그 직원이 말이 남게 됐다. 정말 그랬다. 타이어 손상이 어느 지점에서 생긴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110Km 정속을 유지하며 화성휴게소까지 잘 달려왔다. 펑크 사실은 전혀 알지를 못했다. 차에 올라 출발을 해서 휴게소 마당을 벗어나려다가 펑크 사실을 알게 됐다.
고속으로 달리던 중 펑크가 난 것도 아니고, 고속도로 한 중간에 차를 세운 것도 아니었다. 휴게소 마당 가녘에다 차를 놓고 긴급출동을 불러 무난히 타이어 교체를 할 수 있었다. 정말 천만다행이었다. 내게 오래 기억될 일이었다.
심야의 고속도로에서 고라니와 충돌하다 4월 30일에도 나는 서울에 갔다. 저녁 7시 30분 대한문 앞 광장에서 거행된 '정의평화민주 가톨릭행동'의 첫 번째 거리피정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세월호 희생자들과 모든 이웃들을 위한 참회 추모미사'에 참례하며 또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