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가면 따뜻한 콘서트를 만날 수 있다

올해로 7년째 맞는 '울산 호수공원 러브콘서트' 시작

등록 2014.06.10 09:31수정 2014.06.1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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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선암 호수공원 러브 콘서트 울산 남구청과 울산 수암교회가 진행하는 호수공원 러브 콘서트! 현재 7년째이며 진행 중이며, 모금액은 전액 남구청에서 후원하는 희소난치병 어린이에게 지급된다.

선암 호수공원 러브 콘서트 울산 남구청과 울산 수암교회가 진행하는 호수공원 러브 콘서트! 현재 7년째이며 진행 중이며, 모금액은 전액 남구청에서 후원하는 희소난치병 어린이에게 지급된다. ⓒ 김승한


울산광역시 선암동 호수공원에서 열리는 수변 러브콘서트가 지난 8일부터 시작됐다. 수변 러브콘서트는 울산 남구청과 울산 수암교회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콘서트로 2008년에 시작돼 올해로 7년 차를 맞는 중견(?) 콘서트다.

콘서트가 열리는 시각은 매주 일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이며, 장소는 울산 남구 선암동 호수공원 C테크다. 이 콘서트는 지역가수와 시민들의 참여로 이뤄지고, 콘서트 도중 모금되는 후원금은 울산 남구의 희소·불치병 어린이를 위해 쓰인다.


첫해 2008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500만 원에서 600만 원에 이르는 후원금이 모금됐고, 이는 전액 남구청에서 후원하는 어린이들에게 전달됐다. 추운 겨울에는 콘서트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돼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열리고 있으며, 올해는 세월호 참사와 6·4지방선거를 감안해 6월부터 콘서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처음엔 저희 교회의 지역 봉사차원에서 시작했는데요. 주민센터나 구청같은 기관과 연결도 되지 않고, 노래를 부를만한 사람도 없어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러다가 호수공원에 산책 오는 사람들을 통해 입소문이 났는지 나중에는 지역가수들과 각종 동호회들의 참여가 이어지더라고요.

사실 이 콘서트가 사례금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공연장이 그리 좋은 형편도 아니라 우려도 많이 했지만 지금은 재능기부 차원에서 가수뿐만 아니라 한국무용이나 오카리나 연주, 섹소폰 연주, 하모니카 연주, 창을 하는 사람들까지 아주 다양한 무대가 만들어지게 됐어요."

2008년부터 이 콘서트를 지켜온 울산 수암교회 표종팔씨의 얘기다.

"매주마다 무거운 음향장비를 들고 왔다갔다하는 게 쉬운 게 아니잖아요. 참여자들도 무료로 공연을 하는 건데 벌써 7년 차라는 게 놀랍고요. 시민들의 후원과 참여가 아니었으면 정말 지금까지 오지 못했을 겁니다."


a 선암 호수공원 러브 콘서트 재능기부를 하시는 분들이 많다. 노래로 기부하고, 섹소폰 연주하시는 분, 그리고 모금함에 기부하시는 분

선암 호수공원 러브 콘서트 재능기부를 하시는 분들이 많다. 노래로 기부하고, 섹소폰 연주하시는 분, 그리고 모금함에 기부하시는 분 ⓒ 김승한


콘서트가 시작됐다. 기타를 맨 가수가 노래를 시작하며 흥을 돋운다. 이어 여성 가수가 경쾌한 트로트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다. 그러면서 다들 이 러브 콘서트가 오래도록 계속돼 불우이웃돕기의 모범 콘서트로 자리잡길 바라는 말을 한마디씩 던진다.

노래가 끝나면 박수도 쳐주고, 중간 중간 시민들의 참여로 노래자랑이 이어진다. 지난 8일에는 오카리나 동호회도 출연했다. 첫 곡은 <El condor pasa>. 오카리나로 연주되는 이 곡은 밤하늘을 수놓은 별빛을 따라 안개낀 호수 구석구석 넓게 퍼져 나간다.


a 선암 호수공원 러브 콘서트 오카리나 동호회에서 오신 분들이다. 흙으로 구운 오카리나의 날카로우면서도 감성을 건드는 소리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갈 길을 멈춘다.

선암 호수공원 러브 콘서트 오카리나 동호회에서 오신 분들이다. 흙으로 구운 오카리나의 날카로우면서도 감성을 건드는 소리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갈 길을 멈춘다. ⓒ 김승한


"드디어 7년 차 180회 공연이 시작됐어요. 여러분들 정말 보고 싶었습니다. 많은 참여부탁드리구요, 올해는 심신중격결손(희소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박진훈(7) 어린이를 후원합니다. 모금에도 많이 동참해 주세요!"

2008년부터 7년째 이 콘서트의 사회를 도맡아왔던 이해순씨가 능숙하게 공연장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멘트를 날렸다. 여느 콘서트의 진행자 못지 않은 솜씨다.

2014년 첫 콘서트를 축하하듯 바람도 살랑살랑 불고 시민들의 발길 또한 평소보다 많이 이어진다. 콘서트가 열리는 남구 선암 호수공원은 예전부터 선암제(仙岩堤)라는 못이었는데 울산이 공업도시로 탈바꿈함에 따라 울산공업단지와 온산공업단지에 용수공급을 위해 조성한 호수다. 현재 생태습지와 각종 나무 군락 등이 자리 잡고 있으며 도심 속에 자연의 풍요를 누리게 하는 호수로 탈바꿈했다.

이렇듯 울산 시민들의 건강과 풍요를 위해 조성된 선암 호수공원에서 열리는 수변 러브콘서트는 그 취지에 맞게 제대로 자리잡은 것 같다.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 돼주는 선암 호수공원, 그리고 수변 러브콘서트. 그 따뜻함이 올해에도 울산시민들의 끊임없는 참여로 이어지기를 바라 본다.
#울산 수암교회 #호수공원 러브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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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음악, 종교학 쪽에 관심이 많은 그저그런 사람입니다. '인간은 악한 모습 그대로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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