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칼 테러' 전직 기자가 본 박근혜 시대

오홍근 전 국정홍보처장 <민주주의 배신> 출간

등록 2014.06.16 19:23수정 2014.06.16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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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주의의 배신>(오홍근 / 산해 / 1만5000원) 책표지

<민주주의의 배신>(오홍근 / 산해 / 1만5000원) 책표지 ⓒ 산해


1988년 8월 6일 오전 <중앙일보> 자매지인 <중앙경제신문>의 오홍근 사회부장이 출근길에 집 앞에서 괴한들에게 왼쪽 허벅지에 회칼을 맞았다.

정보사령부 장성 두 명을 포함한 10여 명의 현역 군인들이 오 부장이 <월간중앙>에 쓴 '청산해야 할 군사문화'라는 칼럼에 불만을 품고 저지른 테러였다. 한국 정치사와 언론사의 슬픈 기록으로 남은 '정보사 식칼테러 사건'이다.


박정희 정권의 유신 시절 기자생활을 시작해 김대중 정부에서 현직에서 물러난 그가 <프레시안>에 쓴 칼럼을 모은 <민주주의의 배신>(산해)을 냈다. 칼럼집으로는 2012년에 낸 <그레샴의 법칙>에 이어 두 번째다.

1980년대 군사문화를 비판했다가 테러를 당한 그가 보는 현재의 모습은 어떨까.

"'박정희'와 '군사문화', 박물관에 보내라"

"국회 복도에서의 박(근혜) 의원 말 한마디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정두언 의원과 사퇴하겠다는 이한구 원내대표의 가야할 길이 본인들이나 의원들의 뜻과는 상관없이 미리 결정되었다.… 아버지 박정희씨 못지 않은 그녀의 군사문화가 지금 새누리당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2012년 8월 6일 '박근혜 군사문화 대물림 받았나)

"아버지 대통령이 딸 대통령의 도달 목표가 될 수는 없다. … 향수를 지우기 힘들다면 '박정희'와 '군사문화'는 박물관에 보내는 게 방법이다. '박정희'와 '군사문화'를 극복해야 하는 것이야말로 윤창중 사태와 <임을 위한 행진곡> 파동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반드시 깨달아야 할 교훈이다."(2013년 5월 16일 '박정희와 군사문화에서 벗어나라')


그는 현재의 대한민국이 박근혜 정부를 위시한 보수세력의 비민주적 권력욕과 민주주의의 기본 인식에 도달하지 못한 우리 사회의 한계로 봉건적 1인통치의 수렁에 빠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의 우리 언론에 대해서도 "본분을 망각했다"라면서 '이른바 언론'이라는 표현으로 맹비판하고 있다.

1999년 3월 선거법위반으로 인한 국회의원직 상실을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하던 홍준표 전 의원(현 경남도지사)을 비판한 칼럼이 거부되자 <중앙일보>를 떠난 그는 같은 해 5월 초대 국정홍보처장을 맡은 뒤 대통령 공보수석비서관 겸 대변인,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을 거쳤다. 이후 2004년 총선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현재는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을 맡고 있다.

민주주의의 배신 - 오홍근 칼럼집

오홍근 지음,
산해, 2014


#오홍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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