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박구리아직 새끼라서 그런지 경계를 하면서도 여간해서 자리를 뜨지 않는다. 새들이 떠난 숲은 얼마나 황량할까? 많은 종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산책길에 새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김민수
천천히 걷는데 머리 위 나뭇가지에서 직박구리가 요란스럽게 울어댄다.
조류사진은 600mm 망원렌즈로 찍는 것이 일반적인데, 너무 가까이 있어 100mm로 담아도 꽉 차려고 한다.
새들이 이렇게 가까이 와주면 얼마나 좋을까?
직박구리는 요란한 새지만, 근교의 숲이나 도시에서도 자주 만날 수 있는 새다. 이들이 없었더라면 이 도시는, 숲은 얼마나 황량했을까?
뭔가는 있으려니 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것들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들은 늘 그자리에 있었다. 단지, 내가 분주하게 살아가면서 그들에게 눈길 줄 생각조차, 시간조차 없었을 뿐이다.
기왕이면 이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볼 수 있는 걸음걸이로 숨차지 않게 살아가자. 뛰어간들, 돌아보니 천천히 간 것과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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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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