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칠월칠석, 다나바타 마츠리

일본의 칠석 축제

등록 2014.07.07 14:58수정 2014.07.0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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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력 칠월 칠일, 칠석날을 맞이하여 고베시 히나시나타구 요시다 공민관과 마을 놀이터에 세워있는 다나바타 마츠리 꾸미개입니다.
  양력 칠월 칠일, 칠석날을 맞이하여 고베시 히나시나타구 요시다 공민관과 마을 놀이터에 세워있는 다나바타 마츠리 꾸미개입니다. 박현국

칠월 칠일, 칠석날을 일본에서는 다나바타 마츠리라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거의 음력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칠월칠석도 양력으로 지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칠월칠석날 견우와 직녀가 만나서 비가 온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습니다.


옛날 옥황상제에게는 직녀라는 예쁜 딸이 하나 있었습니다. 딸은 늘 베를 짜면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직녀가 짠 옷감은 정말 눈이 부실만큼 아름다웠습니다. 어느 날 직녀는 베를 짜다가 무심코 창밖을 보다가 은하수 건너편에 있는 청년을 보고 반해버렸습니다.

직녀는 옥황상제에게 달려가서 그 청년과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했습니다. 옥황상제는 자신의 딸 직녀가 견우를 너무 좋아하고 멋진 청년이라 마음이 들어서 결혼을 시켜주었습니다. 둘은 결혼한 뒤 너무 사랑해서 잠시도 떨어져 있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둘 다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하늘나라 사람들은 옷감이 부족해서 옷을 지어 입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견우 역시 짐승들을 돌보지 않아서 소와 양들은 병에 걸려서 앓게 되고 푸성귀들은 말라 죽어갔습니다. 하늘과 땅 세상이 모두 혼란스러워지고 어지러워졌습니다.

이것을 본 옥황상제는 몹시 화가 나서 직녀는 서쪽에서 베를 짜고, 견우는 은하수 동쪽에서 살도록 했습니다. 견우와 직녀는 용서를 빌었지만 옥황상제는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한 해 한 번 음력 칠월 칠일 한번만 만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칠석날입니다.

그러나 견우와 직녀가 한 해를 기다려 만나려 했지만 은하수가 있어서 가로막혀 날 수 없었습니다. 이것을 본 까마귀와 까치가 서로 몸을 이어 다리를 만들어 두 사람이 만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이것이 오작교입니다.


칠석날 저녁 비가 내리는 것은 견우와 직녀가 한 해 한 번 만나서 기쁨의 눈물이며 다음날 새벽 비가 오는 것은 이들의 이별의 눈물이라고 전해집니다.

   시가현 세타에 있는 가야노신사에 꾸며놓은 다나바타 장식입니다.
  시가현 세타에 있는 가야노신사에 꾸며놓은 다나바타 장식입니다. 박현국

일본에서는 이런 전설은 거의 전해지지 않고 칠월 육일 비가 오는 것은 견우와 직녀가 만나기 위해서 타고 갈 소달구지를 씻는 물이 비로 되어 내리고, 7일 비가 오는 것은 견우와 직녀가 만나서 흘리는 기쁨의 눈물이라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칠월칠석을 다나바타 마츠리라고 합니다. 이 때 주로 유치원생을 둔 집이나 유치원, 마을들에서 칠석날이 되기 전에 대나무 가지를 꺾어서 세워놓고 여러 가지 색종이를 잘라서 꾸며놓습니다. 색종이에는 자신의 소망이나 희망 사항을 적어놓기도 합니다.

칠월 칠일 칠석날 비가 오기를 바라는 것은 중국, 한국, 일본이나 모두 같습니다. 다만 그것을 해석하는 이야기나 즐기는 방법은 조금씩 다릅니다. 베 짜는 직녀는 사람들이 필수품으로 만들어서 입고 사는 베를 신성시하여서 섬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소를 모는 견우는 농사일을 돕는 소와 가축과 더불어 살아온 농경 생활을 신성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두 신이 만나서 비가 오고, 비를 통해서 만나 두 신이 만나는 이야기는 옷감을 짜는 것이나 농사를 짓는 것이나 모두 하늘에서 비가 내려야 할 수 있다는 사상을 담아서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시작된 소박한 신앙심이 일본 사람들의 신앙적 다양성이나 부지런함과 결함되어 장식적으로 바뀌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다나바타 장식에는 참석자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기원을 적기도 합니다. 올 장식에는 교통안전, 도쿄전력 원전 사고 조속 해결 기원, 학업 성취 등을 기원하는 종이가 눈이 띠었습니다.

   칠석날 걸어놓는 장식 가운데 눈에 띠는 내용입니다. 교통안전, 학업성취, 원전 사고 조속해결 기원 등이 적혀있습니다.
  칠석날 걸어놓는 장식 가운데 눈에 띠는 내용입니다. 교통안전, 학업성취, 원전 사고 조속해결 기원 등이 적혀있습니다. 박현국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칠월칠석날 #견우와 직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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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3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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