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투성이가 된 테니스 볼.아침시간에 10분만 공을 치면 이렇게 흙투성이가...
양동정
빨래거리가 운동복에서 테니스공까지 추가된 이유
그런데 요즘 일이 한 가지 더 늘어났다. 지난 봄에 우리가 운동하는 테니스장의 배수가 잘 안 된다는 이유로 송파구청에서 객토공사를 했다. 공사를 한 후로 습기가 많은 아침운동을 할 때는 볼에 진흙이 묻어 약 10분마다 볼을 교환해서 쳐야 하고, 진흙이 묻은 볼은 세탁해서 말려야 한다.
전문가에게 테니스공에 진흙이 묻는 이유를 물어봤다. 객토한 흙에 진흙과 마사토 비율이 적당히 섞여야 하는데 진흙이 너무 많이 섞여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슬이 있는 아침이면 진흙이 수분을 품고 있어 볼에 묻는 것이란다. 이를 어찌해야 할 것인가? 별 수 있나. 그래도 나는 매일 즐거운 마음으로 땀에 젖은 운동복과 테니스공을 세탁한다.
이런 일조차도 36년 직장생활을 마친 퇴직자가 즐겁게 해야 할 일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테니스공을 세탁해서 말리는 나에게 하는 아내의 한마디한다.
"당신 참! 지극정성이요. 가족에게도 그렇게 하지?!""알았어!"마음속으로만 대답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