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박 대통령, 김명수·정성근 '낙마'시킬까?

소통 정치 복원은 부적격 장관 후보자 거취에 달렸다

등록 2014.07.11 08:10수정 2014.07.11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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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여야 원내지도부를 처음으로 만났다. 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16개월여 만이다.

이날의 만남은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능, 이어진 인사 실패로 국정운영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박근혜 대통령이 직면한 위기 때문이었다. 박 대통령은 정부 출범 후 최악의 국면에서 '야당과의 소통'이라는 정국돌파 카드를 내밀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주호영 정책위의장,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와 우윤근 정책위의장이 함께한 이날 회동에서 박 대통령은 예상을 뛰어 넘는 적극적인 소통 의지를 나타냈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박 대통령이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의 정례화를 제안했다는 점이다.

위기 빠진 박 대통령, 정국돌파 카드로 '소통 복원' 시동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 후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이 앞으로 여야 원내지도부와 정례회동을 갖자고 말했다"라면서 "국회와 청와대가 앞으로 국사를 놓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박 대통령은 "정부와 여야가 통일 준비를 함께하자"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취임 1주년 대국민담화문에서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하겠다고 밝힌 통일준비위원회에 여야 정책위의장의 참여를 요청했다.

야당이 거론한 '4대강 사업'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경청하는 태도를 취했다. 박영선 원내대표가 "세금 먹는 하마인 4대강 문제는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하자 박 대통령은 "부작용을 검토해 대책을 세우겠다"라고 답했다.


지난해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을 둘러싼 공방 속에 박 대통령은 야당과 담을 쌓았다. 특히 여당 지도부는 간혹 만났지만 야당과는 대화를 거부했다. 박 대통령은 '불통'의 국정운영을 하고 있다는 비판에도 꿈쩍하지 않았다. 이 같은 과거를 감안하면 박 대통령이 이날 야당에 보여준 태도에서 이제는 야당과의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변화 의지가 읽힌다.

박 대통령이 야당의 협조를 구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은 세월호 참사 수습책으로 제시한 '국가개조' 구상이 첫발을 떼지도 못한 상황에다가, 공직사회 개혁과 정부조직법 개정 등 야당의 협조 없이는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는 국정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태도 변화 의지 보이지만... 관건은 '인사'

a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에서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에서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 청와대


하지만 박근혜식 소통 복원 시도가 성과를 낼 지는 미지수다. 일차 시험대는 역시 인사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동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박근혜 정부 2기 내각 후보자 중 부적격자로 지목한 인사들의 지명 철회를 강하게 요구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국회에서)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후보자들은 재고해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특히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정성근 문회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이름을 거론하면서 야당이 임명을 반대하는 이유를 박 대통령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들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기 전, 야당이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에 야당이 협조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병기 국정원장(후보자)에 대해 야당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분이지만, 국정과 안보 공백 문제를 고려해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는 말씀을 전했다"라고 밝혔다. 야당이 한 번 양보했으니 이번에는 대통령이 양보할 차례라며 배수진을 친 셈이다.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은 정종섭 안정행정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도 거부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야당의 강공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잘 알았고, 참고하겠다"라고 답변했다. 이에 따라 야당에 '찍힌' 세 명의 후보자들을 놓고 박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박 대통령과 야당의 대화정치 복원 여부는 이날 회동에서 나온 야당의 요구에 박 대통령이 어떤 답을 내놓느냐에 달렸기 때문이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은 "대통령과의 회동이 의례적인 만남이 돼서는 안 된다"라면서 "(야당과 국민들의 목소리가) 직접 대통령에게 전달돼서 실현될 수 있어야 소통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서 박 대통령은 여야 원내지도부에게 이른 바 '대통령 시계'로 불리는 청와대 문장이 새겨진 시계를 선물로 전달했다. 현재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민낯'이 더 적나라하게 드러난 김명수 후보자에 대해서는 여당 내부에서도 불가론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박 대통령은 야당에 추가 선물을 전달하게 될까.
#박근혜 #박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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