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락 적재 투쟁, 하루도 안돼 통보도 없이 처리"

경남도, 11일 오후 456포대 처리... 전농 부경연맹 "명백한 절도 행위" 주장

등록 2014.11.12 18:16수정 2014.11.12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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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이 '쌀시장 전면개방 저지'를 내걸고 경남도청 정문 주변에 나락을 쌓아놓았는데 경남도가 아무런 통보 없이 미곡처리장(RPC)으로 보내 농민단체가 '무단절도'라며 항의하고 나섰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의장 하원오)은 11일 오전 11시경부터 2시간 동안 경남도청 정문 오른편 인도 쪽에 나락을 적재했다. 농민들은 800kg짜리 공공비축미 6포대(대형)와 40kg 짜리 456포대를 적재했다.

당초 농민들은 10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락 적재 투쟁을 하려고 했지만, 경남도가 못하게 해 실랑이가 벌어졌다. 농민들이 싣고 왔던 나락은 트럭에 실려 있다가 경남도청 정문 주변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했다.

a  농민단체들이 10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앞에 '나락적재투쟁'을 하려고 했지만 경찰과 청원경비들이 막아 무상된 가운데, 이날 저녁에 나락을 실은 트럭들이 줄을 지어 세워져 있었다.

농민단체들이 10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앞에 '나락적재투쟁'을 하려고 했지만 경찰과 청원경비들이 막아 무상된 가운데, 이날 저녁에 나락을 실은 트럭들이 줄을 지어 세워져 있었다. ⓒ 윤성효


농민들은 경남도·경찰과 협의해 거쳐 투쟁 하루만인 11일 오전에 나락을 적재했다. 그런데 경남도는 이날 오후 6시경 공공비축미 대형 6포대는 그대로 두고, 40kg 짜리 포대를 진주 사봉RPC로 이송했다.

전농 부경연맹은 "지난 10~11일 사이 이틀에 걸쳐 나락 적재 투쟁을 통해 분노한 농심을 표출했지만, 11일 오후 적재해 놓았던 나락을 아무런 통보 없이 무산으로 RPC로 보냈다"고 밝혔다.

전농 부경연맹은 "이것은 명백한 절도이며, 농민의 마음을 철저히 유린하고 짓밟은 행위"라며 "13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홍준표 지사를 규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남도청 관계자는 "나락을 야적해 두면 '관모율'도 생겨 안전한 곳으로 옮긴 것"이라며 "나락적재를 해놓으면 전농과 며칠 사이에 포대는 처리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농민단체들은 해마다 가을에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나락 적재 투쟁을 해왔다. 홍준표 지사가 들어선 지난해에도 농민들이 이곳에 나락을 적재해 두었다. 지난해까지 농민들은 길게는 한 달 가량 나락을 적재해 놓았다가 경남도가 RPC로 보내 처리를 해왔다.

그런데 경남도는 올해에는 정문 앞에 나락 적재를 못하게 했고, 정문 옆에 쌓아놓았던 나락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처리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경남도청 관계자는 "정문 앞에 나락을 적재하는 것은 불법이다"며 "작년까지는 거론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RPC로 옮긴 나락 처리에 대해, 경남도청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사례를 보면 농민들이 입회한 가운데 검사를 하고, 다시 무게를 달아 정산해 처리했고, 올해는 어떻게 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천병학 전농 부경연맹 사무처장은 "지난해까지는 경남도청 정문 바로 앞에 나락을 적재해 왔고, 그것도 한 달 안팎이나 쌓아 놓았는데 올해는 왜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하는지 모르겠다"며 "그리고 정문 옆에 쌓아 놓았던 나락을 옮기면서 농민들한테 아무런 통보도 없었다"고 말했다.
#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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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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