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들의 검은 눈물, 청년 유니온의 목소리

[인터뷰] 청년 유니온 정책국장 정준영 씨 인터뷰

등록 2014.11.13 17:47수정 2014.11.1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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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정감사를 통해 한 여성의 비참한 삶과 죽음이 밝혀졌다.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던 20대의 이 여성은 정규직 채용을 해 주겠다는 상사의 말을 믿고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성희롱 등의 부당한 처우를 참았다. 그러나 이후에 약속과는 달리 정규직 채용이 무산되고 퇴사하게 되면서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이 사건은 국민들의 공분을 낳았고, 청년의 일자리 처우 전반에 대한 문제의식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유사한 사례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고, 그에 따라 문제해결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일, '청년들의 노동조합 청년 유니온'이 광화문에서 벌인 퍼포먼스는 이와 같은 상황을 극적으로 보여 주었다. 검은 눈물을 흘리는 가면을 쓴 청년들이 면접을 받는 모습을 표현하면서 냉혹한 현실을 놓인 청년들을 보여 준 것이다. 이 퍼포먼스를 주도한 청년 유니온의 정책국장 정준영 군을 만나 이야기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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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유니온의 광화문 퍼포먼스 블랙기업의 횡포에 눈물을 흘리는 청년을 표현한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정준영


- 광화문 퍼포먼스에서 블랙기업, 열정pay 등을 말했는데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설명해 주세요.
"블랙기업이라는 것은 일본에서 생성된 말입니다. 최근 중소기업진흥회에서 일하던 여직원과 LG U+ 고객상담 직원이 자살하는 등 청년들의 일자리에서의 각종 고충을 겪으면서 안타까운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극단적인 사례가 아니라도 청년들의 일자리는 불안하고 가혹합니다. 최초로 직업을 가진 이 청년들을 일회용 취급을 하고 직장 내 성희롱이나 수당없는 야근을 강요하는 기업을 블랙기업으로 표현을 한 것입니다."

- 청년 유니온에서는 평소 어떤 활동을 합니까?
"2010년에 창립한 노동조합이고요. 청년들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일상적으로는 노동상담을 합니다. 주로 방문상담이나 전화 상담을 통해서 임금 체불이나 각종 노동문제 해결에 자문을 해 주거나 노무사단과 함께 직접 해결에 나서는 일까지 하고 있습니다. 또 미용업이라든지 커피숍 등 청년들이 많이 종사하는 직업에 대해 실태 조사를 실시해서 문제를 발견하였을 때 사회에 고발하고 청년들의 일자리나 노동정책에 대해서 청년의 목소리를 전하는 정책 사업까지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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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유니온 정책국장 정준영 정책국장 정준영씨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 이성관


- 광화문 퍼포먼스는 어떤 의미였어요?
"그날이 전국노동자대회가 있는 날이었고, 또 전태일 열사의 죽음을 기리는 날이었습니다. 44년이 지난 지금에도 청년 전태일들이 여전히 혹사당하는 현실을 표현하는 퍼포먼스였습니다. 그날 일본에서 블랙기업 퇴치 운동을 벌인 일본 청년들도 많이 오셨어요. 각자 블랙기업의 행태를 적어놓은 피켓을 들고 진행을 했고, 마지막으로 가장 핵심적인 장면은 하얀 바탕에 검은 눈물을 흘리는 가면을 쓴 청년들에게 가혹한 행태를 표현한 단어를 폭탄모양으로 만들어서 부착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이대로 두면 나중에 폭탄에 되어 터질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 청년들의 정치참여와 관심부족을 말하면서 소위 '20대개**론'이라는 걸 말합니다. 여기에 대해서 한 말씀 하신다면? 
"큰 선거가 있을 때마다 선거전에는 "청년들이 투표를 해야 미래가 바뀝니다."라고 말하면서 청년들을 끌어들이다가 선거 결과가 뜻대로 되지 않으면 청년들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청년을 사회적 주체로 설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리고 그런 변화를 위한 토론의 장을 만들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이십대 개**론을 말하는 것은 굉장히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 청년 유니온의 활동이 눈에 띄지 않는 건 보도의 문제인가 아니면 기자의 관심부족인가?
"저희는 시민단체 중에 보도가 아주 많이 되는 편입니다. 찾아보시면 굉장히 많은 것을 알 수 있으실 겁니다. 저희가 언론 정책이 잘 되어 있어서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청년들이 저희 단체를 모르는 분이 많다는 것 또한 사실이죠. 실제로 얼마 전에 카페베네나 커피빈에서 일하는 청년들에게 체불된 임금 5억원을 돌려주게 한 바도 있습니다. 그것도 이슈가 되었지요. 앞으로 이러한 활동을 통해 더 많이 알려야겠죠."


- 문제는 노동시장에서 잉여 노동자들이 많다는 것이죠. 블랙기업에라도 들어가서 열정페이를 강요당하면서라도 일하고 싶은 청년들이 너무나 많거든요. 이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공동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겠죠. 나 혼자 좋은 일자리 잡겠다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합의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일자리를 얻기 위해 가혹한 대우라도 참고 들어가겠다는 사람들도 비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앞으로 더 고민을 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에서 공동의 목소리를 만들어 내고자 하는 게 청년 유니온의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합니다."

- 청년으로써 지금 힘들어하는 수많은 청년에게 당부의 한마디를 하신다면?
"당부라기보다 이런 말을 드리고 싶어요. 자기 탓을 하지 말자. 우리 잘못이 아니고,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고... 지금까지 많은 것을 견디고 살아왔지만 이제는 그만 참고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담론을 내세울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덧붙이는 글 한국뉴스투데이에 관련기사가 기재되었습니다.
#청년 유니온 #정책국장 #광화문퍼포먼스 #블랙기업 #열정P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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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인터넷 언론의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세월호사건에 함구하고 오보를 일삼는 주류언론을 보고 기자를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로 찾아가는 인터뷰 기사를 쓰고 있으며 취재를 위한 기반을 스스로 마련 하고 있습니다. 문화와 정치, 사회를 접목한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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