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6+(왼쪽)와 삼성 갤럭시노트4
김시연
'안드로이드양'과 '아이폰군'이 만났다. 두 사람은 20일 오전 광화문 한 카페에서 애플 아이폰6에 대해 두 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폰군은 미리 안드로이드양에게 아이폰6+를 빌려줬다. 속셈은 뻔하다. 1년 반 전 아이폰에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로 갈아 탄 안드로이드양의 마음을 되돌리는 것이다. 과연 아이폰군의 작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두 사람의 '솔직토크'를 있는 그대로 공개한다.
안드로이드양이 아이폰을 배신한 까닭아이폰군(아래 I군) : "아이폰에서 갈아탄 게 언제지?"
안드로이드양(아래 A양) : "아이폰3GS를 2010년 초에 샀어. 처음 출시될 때니까 거의 3년 가까이 쓰다 지난해 5월에 삼성 갤럭시노트로 바꿨지. 입사와 동시에 썼으니까 1년 6개월 정도 쓴 거네."
I군 : "왜 바꾼 거야?"
A양 : "통화 녹취 기능 때문이지."
I군 : "하긴 기자들은 비슷한 경험을 해. 하지만 난 2010년 초 아이폰3GS로 시작해서 3년 가까이 쓰다가 2012년 말에 아이폰5로 바꿨어. 5년 동안 쭉 아이폰만 쓴 거지."
(A양에게 전화가 걸려옴)
I군 : "아이폰엔 '방해 금지 모드'가 있어. 화면 아래에서 쓸어올리면 뜨는 창에 달 모양 보이지? 자기가 미리 등록한 전화번호 외에는 벨이 안 울려. 안드로이드에도 차단 기능이라고 있을 거야. 이건 데이터, 음성 모두 끊기는 '비행기 모드'랑은 달라. 데이터는 안 끊기고 통화만 차단하는 거야. 대표적인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이지."
A양 : "그런 거구나. 난 안 써봐서 몰랐어."
I군 : "아이폰6+ 써본 느낌은 어땠어?"
A양 : "애플 계정 등록하는데 신용카드에서 1달러 빠져 나가던데, 원래 그런 거야?"
I군 :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어. 신용카드가 제대로 되는가 확인하는 거야."
A양 : "그럼 신용카드 없는 학생들은 못 쓰나?"
I군 : "신용카드 없이도 등록할 수 있어."
A양 : "안 되던데. 어제 그것 때문에 씨름 했어."
I군 : "신용카드 등록 때문에 애먹었군. 안드로이드 계정 등록할 때도 그래?"
A양 : "그런 거 필요 없어. 구글 아이디만 있으면 돼."
I군 : "애플 계정은 앱 스토어랑 연결되어 있어서 유료 앱도 사고 음악도 살 거니까 회원 가입할 때 카드를 등록하게 하는거야. 구글 서비스들은 원래 무료잖아. 구글플레이에서 유료 앱을 사기 전까지 결제정보는 필요없다고 본 거지. 여기서도 애플과 구글의 차별 포인트가 나오는 것 같아."
I군 : "안드로이드 1년 반 썼으면 익숙해졌을 텐데 아이폰이 불편하진 않았어?"
A양 : "딱히 불편한 건 없는데, 통화 녹음이랑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TV 안 되는 거."
I군 : "평소 DMB 많이 봐?"
A양 : "주말에 근무할 때나 이동할 때 예능 프로그램 같은 거. 버스를 2시간 정도 타니까 음악만 듣기는 지루해서."
지문인식 아이폰 우세... DMB-통화녹음은 안드로이드I군 : "요즘엔 '데이터 무제한'도 많아서 '푹'이나 '티빙' 앱으로 보는 사람도 많던데. DMB는 예전 얘기 아냐?"
A양 : "모르는 소리. 우리는 그렇게 절실하지 않아도 부모님 생각은 달라. 얼마 전 아이폰 써보시라고 권했더니 DMB 되냐고 묻더라고."
I군 : "통화 중 녹음은 얼마나 자주 써?"
A양 : "하루에 한두 번은 써. 어려운 얘기를 하는 취재원이나 발음이 안 좋은 취재원들 때문이지."
I군 : "우리나라에선 통화 중 녹음이 불법은 아니지만, 외국에선 엄격하게 제한하는 곳도 있어. 스티브 잡스가 특히 프라이버시 문제에 민감해 아이폰에선 통화 녹음 기능이 없지. '탈옥' 하면 몰라도."
A양 : "기자 친구들은 확실히 안드로이드폰 많이 써. 일반 친구들은 아이폰 더 쓰는 거 같고."
I군 : "기자라는 특수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안드로이드 쓰는 경우가 많겠지만 일반인들은 사실 통화 녹취는 중요하지 않아. DMB도 연령대가 있는 분들이 선호하겠지만 젊은 계층은 유튜브나 VOD(주문형 비디오) 앱을 통해서 자기가 보고 싶은 영상을 골라서 보는 추세지.아이폰 초기에는 DMB 없는 게 큰 약점이었는데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아."
I군 : "암호 잠금 기능은 써봤어?"
A양 : "난 지금도 그렇고 아이폰 쓸 때도 잠금을 해본 적이 없어."
I군 : "맞아 그런 사람들이 많아. 스마트폰에 잠금장치나 비밀번호를 이용하는 사람은 1/3에 불과하다더군(2014년 초 미국 컨슈머리포트 조사)."
A양 : "잠금을 하는 게 분실했을 때랑 다른 사람이 몰래 볼까봐서 그런건데, 스마트폰을 늘 주머니에 넣고 다니니 다른 사람이 볼 확률이 적어 어차피 잃어버리면 끝이라고 생각해. 노트2 사고 처음에 패턴 잠금이 신기해서 잠깐 써봤는데 화면이 크니까 귀찮더라고."
I군 : "아이폰 '터치아이디' 써봤어?"
A양 : "아니. 지문인식 잘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