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신성여중 국어 시험지페이스북 '우리학교 클라스'에서 화제가 된 시험지.
김지현
'봄눈'
올 봄에 그녀는 흥미로운 제안했다. 자신이 작곡할 테니 작사를 맡아서 함께 동요를 만들자는 것. 한 달이 넘도록 통화하고 멜로디와 악보를 공유하며 동요를 만들었다. 그리고 '봄 눈'이라는 세상에 하나뿐인 노래가 탄생했다.
"아이들에게 가르쳐주는데 기분이 짜릿한 것이 정말 좋더라. 아이들도 좋아해, 자주 만들자. 우리." 함께 만든 노래가 교실에 울려 퍼졌다는 소식을 전하는 그녀는 누구보다 행복해 보였다. 그녀는 '음악으로 즐겁게 소통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아이들은 노래를 부를 때 가장 아이다워 진다"고 말하며 억지로 상담해서 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듣고 부르는 노래처럼 소통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선생님은 언제나 너를 응원할게' 얼마 전 페이스북에서 신성여중의 국어시험지가 큰 화제가 되었다. 누리꾼들은 "보관하고 싶은 시험지는 네가 처음이야","시험문제 풀다가 울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 시험을 출제한 사람. 바로 10년 넘게 교사를 꿈꿨던 고기량(25) 제주신성여중 선생님이다. 한 일본 교사의 감동적인 시험지를 보고 자신도 아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어 출제를 했다는 그녀는 뜻밖의 'SNS 스타'가 된 것에 대해 부끄럽다고 했다.
행복도 힘든 것도 기준은 학생이다"선생님 덕분에 국어공부를 즐겁게 하고 있어요." 그녀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한창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어서 무섭기로는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중2 들이 그녀에게 상담을 요청한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이런 작은 순간들이 그녀에게는 큰 행복이다. 곧 자신의 진심이 통한 순간이라는 증거이기 때문이다.반면 학생들이 그녀와 소통하지 못할 때 가장 힘들다. 자신이 힘든 것이 아니라 기댈 곳을 찾지 못하는 학생들이 힘들기에 그녀도 힘들다. 그녀는 모든 기준이 '학생'이다.
그녀는 자연스러운 언어로 소통하고 싶다. 그렇게 자연스러운 언어들이 모여 감동을 주는 '시가 흐르는 교실'을 만들고 싶다. 아직 존경받을 만한 선생님도 많고 사랑스러운 학생들도 많다. 오늘도 '존 키팅'을 닮은 선생님들이 있어 교실을 아직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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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기준은 '학생'... 하나뿐인 노래도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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