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노동, 함께하면 바뀐다

[내 친구가 고민하는 바로 이 문제③] IT 협동조합 선구자 오철

등록 2015.01.02 17:07수정 2015.01.0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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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중력지대 G밸리 개관 기념 100분 강연 '내 친구가 고민하는 바로 이 문제'를 함께 나누고자 4부 기획 기사를 시작합니다. 무중력지대 G밸리는 서울시가 지원하는 청년을 위한 24시간 무료 개방 공간입니다. G밸리의 청년들이 먹고 마시고 쉬고 배우는 공간, 더 나아가 G밸리 바깥의 청년도 아우르는 커뮤니티와 허브가 되고자 합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에는 강연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12월 개관 기념 100분 강연 <내 친구가 고민하는 바로 이 문제>는 '청년'을 주제로 전문가를 초청해 사회의 여러 이슈들을 다룹니다.  - 기자 말

<내 친구가 고민하는 바로 이 문제> 강연 순서
내 친구가 고민하는 교육문제 - 시골의사 박경철
내 친구가 고민하는 패션산업 - 청년창업가 다니엘 정
내 친구가 고민하는 IT노동 - IT 협동조합 선구자 오철
내 친구가 고민하는 진짜인생 -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 홍기빈

12월 18일 목요일, 한국 IT협동조합 선구자인 오철 한국IT개발자협동조합 경영이사가 무중력지대 G밸리를 찾았다. 한국IT개발자협동조합은 2012년 창립된 한국 최초의 IT협동조합으로 오철 이사는 창립 멤버로 초창기부터 참여하여 지금의 조합을 일구어 낸 장본인이다. 그는 무중력지대 G밸리 개관기념 100분 강연 세 번째 강연, <내 친구가 고민하는 IT노동>의 연사로서 IT노동에 대해 고민하는 청년들과 그동안의 경험과 앞으로의 비전을 나누고자 했다.

한국 IT노동의 현실

한국의 IT산업은 상당히 특수한 현실에 처해 있다. 산업생산량은 매년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개발자의 신규 유입은 많지 않다.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고 정부 핵심사업이며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경우는 19만 명이 종사하고 있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임금 떼먹기가 성행하고 노동 강도도 대단히 높은 편이다. 특히 기업에 속한 개발자가 아닌 프리랜서 개발자의 경우, 자신의 기술과 실력을 믿고 독립했다가 법인기업의 횡포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혹시 이와 같은 상황이 전세계적인 것은 아닐까? 오철 이사는 영국과 미국의 경우를 이야기했다. IT개발자들의 기술이 높게 평가받는 나라들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 몇 년 간 직종 선호 조사에서 IT개발자가 10위권 밖에 떨어진 적이 없다. 그만큼 IT개발자의 임금을 비롯한 대우가 대단히 높다는 이야기다. '최고의 일자리'로 대우받는 IT개발자직이 왜 한국에서는 고달픈 일자리가 되었을까.


오철 이사는 IMF 금융위기 이후 한국 IT업계에서 아웃소싱이 당연한 일이 되었고, 이로 이내 악화된 근무환경과 대우가 지난 16년간 나빠지기만 했다고 말했다.

"이것은 구조의 문제다."

그가 강조한 말이다.

"개인 차원에서는 해결하기 어렵다. 산업구조가 이미 짜여진 상황에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내놓은 해답이 바로 IT개발자 협동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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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중력지대 G밸리 강연 중인 오철 이사. ⓒ 오유진


협동조합이 답이다

정부 차원에서 IT노동의 문제를 방치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국회 사무처에서 연구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그 나름대로의 관심을 보여 주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오철 이사는 '결사체'가 구조를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철 이사가 찾은 '결사체'가 바로 협동조합이다.

"우선 협동조합을 통해 직거래가 이루어지면 유통비가 절감되기 때문에 임금이 올라간다. 간단한 이야기다."

그 뿐만이 아니다. 협동조합은 단체 교섭력을 가지고 있다. 조합주인 IT개발자의 권리를 보다 강력하게 지킬 수 있게 된다. 협동조합을 통해 인적 네트워크 활성화의 장이 마련되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추가소득은 물론이다.

오철 이사는 무엇보다 IT노동 분야에 있어 개발자 중심의 협동조합이 마련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사회적 공헌'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협동조합이 생긴 후 실제로 흐름이 바뀌기 시작하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오철 이사가 몸담고 있는 한국IT개발자협동조합은 사업자 협동조합에 속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직장인인 IT개발자나, 아직 초기 단계인 프리랜서 개발자가 참여하기는 다소 어렵다. 또 여러 사업을 체결하고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협동조합의 일에 대한 전념이 요구된다. 일정 수준 이상으로 협동조합이 자라게 되면 일반 개발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도 열리게 될 것이다.

오철 이사는 회사원의 길을 박차고 나와 협동조합을 설립했을 때 불안과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런 그를 '힘든 길'로 이끈 데는 IT산업에 대한 고민과 개발자, 특히 앞으로 한국 IT계를 이끌 청년 개발자들에 대한 책임감이 작용했을 것이다.

청년 IT개발자들의 현실의 고난에 굴복하지 않고, 대안을 찾아 희망을 일구어 나가는 데에 IT협동조합에 대한 소개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무중력지대 G밸리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gravityfreegvalley.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홈페이지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IT노동 #한국IT개발자협동조합 #오철 #무중력지대G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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