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도지사와 갈등 때문에 연정 깨지는 일 없을 것"

[인터뷰] 이기우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

등록 2015.01.22 10:23수정 2015.01.2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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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우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 ⓒ 김태운



"경기도의 연정은 대한민국에서 처음 시도하는, 모델이 없는 실험입니다. 중앙 정부, 중앙 정치권, 지방자치단체 등이 상당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어요. 잘해서 정착시킬 수 있다면 대한민국 정치사에 한 획을 긋는 게 되는 것이거든요. 제가 잘해서 정치 발전에 기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4일, 이기우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가 취임하면서 남경필 도지사가 제안한 '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경기도 연정이 시작되기 전에는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이 부지사가 취임하면서 관심은 연정의 성공 여부에 쏠리고 있다.

경기도의 연정이 성공한다면 대한민국 지방자치 역사는 새롭게 쓰여질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다른 광역자치단체로 연정이 확대될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경기도의 연정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기도와 경기도의회의 연결 고리인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그 때문에 이 부지사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일, 이 부지사를 만났다. 이 부지사는 "(사회통합부지사는) 집행부와 의회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연정에서 합의된 내용을 잘 관리해서 성과가 도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게 하는 연정의 도구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부지사는 "연정의 롤 모델을 만들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 부지사는 "연정이 제도화돼 정권이 바뀌더라도 계속될 수 있게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것이 곧 경기도와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 부지사의 전망이다. 이 부지사는 5대 경기도의원과 17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다음은 이 부지사와 한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지난 12월 4일에 취임했습니다. 소감이 있다면?
"밖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일이 많아 정신없이 바쁘네요. 연정을 처음 시도하는 거라 기대도 많고 걱정도 많습니다. 경기도 연정은 생활정치를 기반으로 합니다. 그래서인지 도민들이 반응이 참 따뜻해요. 정치에 대한 불신이 깊고,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답답해 하셨는데, 연정을 통해서 (여·야가) 함께한다는 것에 대해 도민들이 박수를 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도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겠죠."


- 연정에서 사회통합부지사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어떤 일을 하시나요?
"여·야의 정치적 합의에 의해서 사회통합부지사가 담당하는 부서가 있어요. 보건복지국, 환경국, 여성가족국, 대외협력담당관실입니다. 이런 일 외에도 연정을 유지하고 관리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역할이 있는 거죠.

연정은 경기도의회와 집행부의 정치적인 합의에 의해 시작됐습니다. 사회통합부지사 추천권은 경기도의회 새정치민주연합이 가지고 있습니다. 의회와 논의를 거쳐서 남경필 도지사가 저를 임명했기 때문에 저는 집행부와 도의회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하는 거죠. 그리고 연정에서 합의된 내용을 잘 관리해서 성과가 도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게 하는 연정의 도구가 돼야겠죠."

"정치사에 한 획 긋는 경기도 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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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우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 ⓒ 김태운


이 부지사는 "연정을 하기 위해 정치적 합의가 필요했다"라면서 "제도화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의례적인 합의로 끝날 수 있기 때문에 연정을 제도화하고 시스템화 하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연정을 하면 실행위원회를 하게 되는데, 이것을 조례와 같이 입법화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어요. 경기도의 연정은 대한민국에서 처음 시도하는, 모델이 없는 실험입니다. 중앙 정부, 중앙 정치권, 지방자치단체 등이 상당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어요. 잘해서 정착시킬 수 있다면 대한민국 정치사에 한 획을 긋는 게 되는 것이거든요. 제가 잘 해서 정치발전에 기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부지사는 "연정의 롤 모델을 만들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 부지사는 "경기도 연정이 앞으로 대한민국 생활정치 연정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연정이 정권이 바뀌더라도 계속될 수 있게 제도화해야 한다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꽤 오래됐잖아요. 하지만 여전히 중앙집권적입니다. 복지사업이나 국민이나 도민이 필요로 하는 사업의 정책 결정권은 중앙 정부가 가지고 있습니다. 재정의 배분도 중앙에서 합니다. 이러면 지방자치나 분권이 안 되는 거죠.

경기도에서 연정이 지속된다면 지역이 하고자 하는 다종다양한 사업들에 대한 비전을 가질 수가 있어요. 중앙과 지방이 균형 발전을 할 수 있게 하자는 여론이 모아질 수 있다고 보는 거죠. 그런 측면에서 연정은 일회적이어서는 안 되고, 지속적으로 생명력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지방분권이 정착될 수 있습니다."

- 처음 하는 연정이라 관심이 많지만 우려도 많습니다. 연정이 성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요?
"우리나라가 연정을 실현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기반이 안 돼 있잖아요. 지방자치단체나 지방의회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을 약간 벗어난 것도 있고. 제도적으로 보장된 틀에서 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지만, 경기도가 할 수 있는 정치력을 발휘해서 여기까지 왔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신뢰와 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고자 하는 진정성입니다. 저는 이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경기도의회는 여·야의 입장 차이 등 갈등 요인이 많습니다. 그래서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고, 갈등이 연정에 부담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작년에 2015년도 예산을 심의할 때 연정의 정신을 예산심의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그걸 가지고 많은 토론을 했습니다. 연정을 위한 20개항의 합의문이 있거든요. 그것을 전제로 해서 (예산에) 반영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반영하려고 했어요. 남 도지사가 하려고 하는 역점사업도 반영했습니다. 연정의 힘이 발휘된 것이죠.

집행부가 필요로 하는 것과 의회에서 양당이 필요로 하는 것을 하나로 모아서 논의를 거쳐 연정의 어젠다(의제)를 선정할 겁니다. 이게 큰 차이가 없다면 연정의 과제로 합의를 해서 예산을 뒷받침하면 되는 것이고, 합의가 어려운 내용에 대해서는 보류를 시켜서 각 당의 입장을 정리해보는 거죠. 정 하기 어려운 일은 굳이 무리하게 할 필요가 없는 거거든요. 이런 과정을 밟는다면 어려움은 있겠지만 갈등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연정의 성과는 함께 나눠가는 것... 독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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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우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 ⓒ 김태운


- 너무 낙관하시는 건 아닌지요?
"걱정도 많이 돼요. 의원님들은 주민들에게 선출된 대의기관이기 때문에 의견 조율이 쉽지 않고 어려움은 있겠지만, 욕심내지 않고 하나씩 함께 해결한다면 잘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강득구 도의장은 2014년 7월,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연정과 별개로 의회의 견제, 감시, 비판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관련기사 보기).
"도의장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의회는 경기도민을 대변하는 대의기구입니다.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고유의 임무가 있습니다. 그것과 연정은 같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연정의 실행위원회를 구성하면서 합의기구가 아닌 협의기구로 했습니다. 때문에 투표로 결정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모두가 공감하는 일 위주로 진행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연정에서 합의가 됐다고 해서 그 일이 원만하게 잘 추진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집행부가 하던 관행이 있고,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잘한다고 해도 의회에서 보기에는 관료적이거나 형식적일 수도 있습니다. 또 잘못되는 경우에는 우리가 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게 관리하고 감시하고 지적하는 게 의회의 고유권한이죠."

- 연정은 남경필 도지사가 제안했습니다. 성공하면 남 도지사의 성과가 되지 않을까요?
"연정의 기본정신은 독식이 아닙니다. 독식을 한다면 우리가 추구하는 상생과 소통의 기본원리에서 벗어난다고 봐야 합니다. 우리가 연정의 과제로 삼고 있는 것은 여당을 지지하든 야당을 지지하든 상관없이 도민 전체가 필요로 하는 생활정치 행복지수거든요. 그것을 위해서라면 (여·야의) 정책적인 경쟁도 가능해요. 또 연정을 경기도지사가 제안했다고 해도 내용에는 야당에서, 야당의원들이 요구한 내용도 반영될 수 있습니다."

이 부지사는 "(연정으로) 잘된 사업에 대한 성과는 함께 나눠가는 것이지 어느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라며 "잘 된다면 도지사와 의회에 대한 도민들의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이 부지사는 "연정 성과에 대한 평가는 도민에게 맡겨야 한다"라고 말했다.

- 사회통합부지사로 연정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부담이 있을 텐데요.
"저는 연정을 여기까지 끌고 온 의회지도부에 대해서 높게 평가합니다.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정당 간에는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외압 등을 뿌리치고 공모과정을 통해서 (사회통합부지사를) 선정하는 것은 우리나라 정치 역사상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입니다. 그것을 해냈다는 것을 높이 평가하고 싶고, 제가 (연정의) 일원이 돼서 참여하게 됐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올해는 경기도 연정 정착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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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우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 ⓒ 김태운


- 사회통합부지사로 올해의 목표가 있을 텐데요.
"금년에 할 일은 연정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작업이 되겠죠.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제도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고, 연정에 기대를 하는 많은 분들에게 연정의 비전도 보여드려야 합니다. 또 연정에 참여하는 집행부 공무원들이나 의회 의원님들과 연정의 공감대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 남경필 도지사와 파트너십도 상당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남 도지사와 연정에 대한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큰 틀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정책 토론과정에서 많이 확인합니다. 서로의 역할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고, 그것에 대해서 서로 신뢰하고 있기 때문에 남 도지사와 사회통합부지사의 갈등 때문에 연정이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소속정당이 다르고, (국회에서) 같은 상임위원회에서 일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비슷한 세대의 정치인으로서 가치관과 미래의 비전에 공감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도민들에게 한 약속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겠지요."

- 어린이집 아동폭행 사건 때문에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경기도에서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데 구체적인 대안이 있는지요?
"경기도는 여성가족국에서 보육업무를 담당합니다. 오늘도 그 문제 때문에 시설을 방문했고, 관련자들과 토론도 함께했습니다. 열악한 보육현실을 볼 때 국가나 사회가 책임져야 하는 상당 부분을 책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근본적인 대책이나 확실한 대책은 지금 만들기 쉽지 않습니다.

보육에 관련된 처우 개선문제, 재정지원 문제, 시설에 대한 안전문제 등이 우리가 해결해야 될 과제인데 우선적으로 신뢰에 금이 간 것을 어떻게 회복할 것이냐, 그리고 보육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면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가 숙제거든요."

이 부지사는 "경기도의 국·공립 어린이집에 CCTV를 설치할 예산이 확보돼 있다"라며 "예산을 조기 집행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부지사는 보육교사들의 열악한 처우문제와 관련해 "단계적으로 해결해나가기 위해서 협의를 하고 있다"라면서 "불필요한 행정의 관리감독을 줄여서 업무하중을 줄이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 연정에서 도민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러 번 강조했는데,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연정에서도 현장이 중요합니다. 그 때문에 남 도지사와 같이 매주 1회씩 경기도 곳곳을 찾아다니는 현장방문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것은 연정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를 반영한 것입니다. 도민들의 눈높이에 (연정을) 맞추겠다는 것도 됩니다. 현장에서 도민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찾아내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생각입니다. 도민들께서도 현장의 목소리를 잘 전달해주신다면 도정에 최대한 반영하겠습니다."
#이기우 #남경필 #사회통합부지사 #연정 #강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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