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현지인처럼 즐기기

유럽 현지 전문가의 알뜰 유럽 여행 노하우

등록 2015.01.29 11:02수정 2015.01.2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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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10시간 이상의 장시간 비행을 해야만 하는 유럽 여행, 그러다보니 비용이 만만치 않아 쉽게 여행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집 문 앞에 나가기만 해도 지갑을 열 일이 많은데 해외에서는 오죽할까. 항공, 기차 등 교통 비용부터, 숙소 비용과 식사 비용까지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

15년째 여행하듯 살고 있는 유럽 현지 전문가가 유럽 여행 알뜰하게 즐기는 노하우 지금 공개한다.


1. 미술관, 박물관 무료 이용일 찾기

입장료도 꽤 부담이 되곤 한다. 유럽 도시에 따라 다르지만 미술관, 박물관 등 주요 관광 명소를 무료로 개방하는 날이 종종 있다. 혹은 늦은 오후 무료 입장이 되는 미술관도 꽤 많다. 예를 들어,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은 매일 오후 6시 이후부터 무료 입장이고, 바르셀로나의 피카소 미술관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이후 무료 입장이다.

2. 많이 걷기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프라하, 리스본 모두 도시 자체가 보물 같다. 닳고 닳아 윤이 나는 리스본의 자갈길, 오래된 그래피티가 반겨주는 파리의 뒷골목, 앤틱한 가로등이 불을 밝혀주는 로마 거리, 아기자기하고 재미난 소품들이 가득한 바르셀로나의 구시가지 작은 골목들... 걷다보면 유럽 도시에서 우연하게 만나게 되는 소소한 행복은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온다. 평소보다 느린 템포로 조금은 여유롭게 천천히 작은 골목을 따라 에펠탑 꼭대기를 지표삼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어쨌든 우리는 일상에서 벗어난 여행 중이니까.

3. 걸어서 가서 지하철로 돌아오기


지하철은 말 그대로 지하에 있어서 도시 풍경을 보기 어렵다. 여행하는 도시 지도를 펼쳐놓고 대략적인 하루 동선을 그려보자. 그 동선을 따라 쭉 걸어서 여행하는 도시의 골목골목 정취를 느끼며 관광한 후에, 돌아오는 길은 피곤한 발을 쉬게 할 수 있도록 지하철을 타면 좋다.

예를 들어, 파리 마레지구에서 숙박할 경우 마레지구에서 일어나 크로와상을 입에 물고, 퐁피두 센터-루브르 박물관-튈트리 공원-오르쉐 미술관-에펠탑을 동선으로 잡고 에펠탑까지 걸어가면 저녁 시간이 된다. 에펠탑이 있는 공원에서 파리 야경과 파리 로컬 맥주 1664를 한 캔 여유로이 즐긴 후 숙소로 돌아갈 때는 다음 날을 위해 빠른 지하철을 타고 오면 좋다. 낮 시간에 지하철로 이동하는 것보다, 지도를 보고 동선을 따라 걸으며 약간은 아날로그적으로 여행을 계획하면 눈으로 즐기는 것도 많고, 의외로 오히려 짧은 시간 안에 더 많은 것을 볼 수도 있다.  


4. 대중교통 패키지 활용하기

1회권보다는 묶음 교통권이 더 저렴한 경우가 많다. 프랑스 파리와 바르셀로나의 경우는 10회 이용권을 한 번에 구입할 수 있다. 10회 이용권을 여행을 함께 하는 사람과 나누어쓸 수도 있어 알뜰하게 계획적으로 소비하면 티켓이 남지 않는다. 도시마다 저렴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현지인 팁은 여행사나 여행 관련 블로그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5. 현지 아파트 렌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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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지앵 현지 아파트 ⓒ 웨이투스테이 (Waytostay)


현지 파리 아파트, 바르셀로나 아파트, 혹은 로마 아파트 등을 렌탈하면 호텔보다 더 저렴한 비용으로 유럽 도시를 체험해볼 수 있다. 현지인이 사는 유럽 아파트에서 현지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큰 장점도 있고 호텔보다 더 넓은 공간을 즐길 수 있어서 좋기도 하지만, 가장 큰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점 같다. 모든 끼니를 밖에서 사먹게 되면 생각보다 식비 지출이 커진다. 간단하게 아침을 관광 시작 전에 아파트에서 해결하고, 저녁은 싱싱한 현지 식재료로 요리를 하면 식비를 크게 절감 가능하다.

현지 아파트는 위치 조건, 후기를 모두 꼼꼼하게 살펴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위치 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아파트 바로 앞 골목이 지저분할 수 있고, 위치 조건이 조금 안 좋더라도 아파트 주변이 깨끗하고 안전할 수도 있다. 웨이투스테이 등 한국인 직원이 있는 전문 에이전시를 통해 꼼꼼하게 체크한 후에 아파트 선택하면 여행 중 발생하는 각종 문제에 대해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 좋다.

6. 현지 슈퍼마켓 100% 활용하기

슈퍼마켓 관광도 무척 흥미롭다. 슈퍼마켓에 진열되어 있는 상품들을 보다보면 여행을 하고 있는 도시의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먹고 사는지 보인다. 바르셀로나 슈퍼마켓에는 쌀이 꼭 있지만, 파리는 슈퍼마켓에 따라 다르다. 마드리드 슈퍼마켓에는 레드 와인이 많이 진열되어 있는 반면, 파리에는 샴페인과 로제와인도 많이 진열되어 있다.

현지 사람들의 취향을 살펴보기에도 좋고 여행 경비 절약에도 현지 슈퍼마켓은 큰 도움을 준다. 현지에 도착한 날, 물, 우유, 오렌지 쥬스, 파스타 등을 미리 사서 아파트 냉장고에 채워두고, 저녁에 아파트로 돌아올 때 빵, 과일 등 간단한 아침거리를 구입해오면 다음 날 든든한 아침식사를 할 수 있다.

7. 아침 식사와 저녁 식사

아침 식사는 전날 사다놓은 크로와상이나 빵으로 해결하거나, 햇반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가도 좋다. 파리, 바르셀로나, 로마 레스토랑에서 하는 저녁식사 비용은 대략 20~40유로 (3~6만 원) 정도이다. 여행 일정 중에 한두 번은 저녁식사를 로컬 레스토랑에서 해도 좋겠지만 매일 레스토랑에서 먹기는 비용이 아주 부담스럽다.

이럴 때 좋은 방법은 아파트에서 저녁식사를 직접 요리하는 거다. 유럽은 한국보다 식재료가 싼 편이다. 남부 유럽의 경우는 식재료 가격도 한국보다 싸고, 과일, 채소 등도 아주 신선하다. 닭고기, 소고기도 저렴하다. 통후추, 지중해 소금, 올리브오일을 슈퍼마켓에서 구매해서 구운 닭고기나 소고기 위에 뿌리고, 샐러드를 곁들이면 아주 훌륭한 현지 만찬이 된다. 현지인처럼 건강하게 집에서 요리도 해보고, 비용 절감도 하는 일석이조.

8. 와인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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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현지 슈퍼마켓에서 와인 선택 노하우 ⓒ 서미희


한국에서 4~5만 원 하는 와인이 유럽 현지에서는 3~4유로 (5천 원선) 이다. 와인을 잘 고른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슈퍼마켓에 가서 진열대에서 많이 팔린 와인을 고르면 실패할 확률이 가장 적다. 대부분의 슈퍼마켓은 하루에 한 번 이상 진열대를 정리한다. 그래서 진열대에서 가장 많이 사라진 와인을 여행하는 도시의 현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와인으로 봐도 큰 무리가 없다.

여행할 도시를 결정하고 나면 서점에도 자주 가서 그 나라 여행 책자도 보고, 관련 예술가의 그림책도 많이 봐두는 것도 좋다. 역사나 정치, 경제 환경에 대해서도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면 여행을 하면서 그 도시 안에서 더 많은 것을 느낄 수도 있다. 또한 수시로 환율을 체크하면 의외로 여행 경비를 많이 절약할 수 있다.

유럽 현지 숙소, 아파트 등을 환율이 떨어질 때 마다 하나씩 예약하거나, 저가 항공권 혹은 기차표 등을 조금씩 예매해두어도 좋다. 환율 차이로 인한 이익도 있지만, 매달 조금씩 준비하다보면 여행 직전에 목돈이 지출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쉽게 떠나기 어려운 유럽 여행, 큰 마음 먹고 떠나는 여행인 만큼 1000배 더 즐겨야만 한다는 사명감이 생긴다. 전세계 어디든 여행자 프리미엄은 존재한다. 여행자들이 가득한 여행자 중심으로만 여행하면 여행은 더 비싸질 수 밖에 없다. 올해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가봐야 하는 관광명소 체험과 현지인 여행을 잘 조합시켜, 더욱 알뜰하게, 그러나 유럽 현지인보다 더 현지인처럼 여행하는 도시를 1000배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유럽여행 #알뜰하게 즐기는 노하우 #파리여행 #바르셀로나여행 #로마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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