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해 놓은 영화 포스터 2000년대 초반부터 내가 본 영화 포스터들을 모두 스크랩해 두었다. 200여편이 넘는다. 당시 모아놓은 포스터를 볼 때마다 난 추억에 젖는다. 포스터뿐만 아니라 영화 리뷰도 함께 스크랩했다. 나에겐 엄청난 재산이다.
김승한
그리고 나의 재산이 하나 있다면 30대 초반부터 봤던 모든 영화의 포스터들을 모은 책이다. 다섯 권을 다 채워가니 약 200여 편의 영화 포스터가 모여 있는 셈이다. 전문 수집가와는 비교할 수 없이 적은 양이지만, 나에겐 소중한 자산이다. 지금도 영화를 보면 반드시 포스터를 구해서 스크랩을 해둔다. 이 자료는 마치 도서관과 같아서 내 기억의 한구석에서 희미해지는 것이 있다면 꺼내보고, 회상하고, 다시 생각을 구성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하루를 더듬으며 정지 화면으로 볼 수 있는 일기라는 것, 참 습관 붙이기 힘들다. 자동적으로 연필에 손이 간다면 좋겠지만, 필요성에 의해 혹은 의무감에 노트를 펴는 것은 중노동이다. 노동이란 재화를 얻기 위한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바탕으로 한다. 쉽게 말하자면 빵을 얻기 위해 빵을 만드는 것이 아닌, 빵을 얻기 위한 화폐나 등가교환을 위한 물질적 가치를 얻기 위해서다. 이런 노동의 바탕 위에서 창의적이고 순수한 의도의 결과물을 얻기란 정말 힘들다.
메모와 수집 습관을 키워주는 것도일기도 마찬가지다. 매일 일기를 쓰는 것이 좋다는 건 누구나 안다. 사고의 깊이와 문장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것도. 그래서 학교에서도 일기 쓰기를 강요하듯 가르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아주 적은 수의 학생이라도 일기 쓰기에 습관이 붙는다면 정말 좋은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학생에게는 짐이 되고 방학숙제로 주어지는 일기는 소설을 능가한다. 아직은 그럴 만한 나이가 되지 않는 것일까?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 로봇 장난감, 그림딱지 등... 보통 일기나 그림일기 형식을 좋아하고 자주 쓰는 습관을 들인 아이들이 아니라면 자기가 좋아하는 대상을 수집하거나 스크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은 어떨까? 아이들은 만화 캐릭터 카드나 그림 딱지 등을 모으길 좋아한다. 이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지 않을까?
계획 없이 수집하는 것보다 모델별, 연도별, 스타일 별로 정리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나중엔 좀 더 확장시켜 좋아하는 분야의 기사나 방문했던 장소의 사진과 입장권 등을 정리하는 것도 좋은 시작일 것이다. 일기는 그 중의 하나라 생각한다. 글로 저장하는 것도 좋지만 당시의 기억과 관련된 실물을 수집하는 것이 어쩌면 아이에게 더 많은 추억거리를 안겨 줄 수 있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 아이와 부모 간 정서적 유대감이 필요하며, 항상 아이와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
아이의 방학숙제. 일기는 다 썼다. 독후감도 두 편 작성했다. EBS 청취 숙제도 했다. 현장 체험 학습은 이번 주 무주리조트 눈썰매장을 가는 것을 바탕으로 작성하면 된다. 방학 숙제가 여러 개의 카테고리로 돼 있어서 그 중 한 카테고리만 골라서 하면 된다. 이번 방학 숙제도 이렇게 끝났다. 그리고 다음 주 월요일이면 개학이다.
지난 28일 아이가 마지막 일기를 쓰면서 고민하던 얼굴이 떠오른다. 쓰기 싫은 걸 어떡하라고. 일기는 솔직한 심정을 적는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쓰라고 했다. '일기 쓰기 싫다. 정말 싫다'. 나중에 문득, 쓰고 싶어질 때 쓰거라,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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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악한 모습 그대로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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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찢고 싶을 정도로, 일기 쓰기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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