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지사, 이번엔 '교육감 탄핵 사유' 발언 논란

무상급식 관련 "교육감직 내놓아야" ... 박종훈 교육감, 공식 대응 없어

등록 2015.02.03 11:34수정 2015.02.0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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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홍준표 경남지사와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홍준표 경남지사와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 윤성효


'무상급식 예산지원'을 끊은 홍준표 경남지사가 이번에는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에 대해 '탄핵 사유'라고 말해 논란을 빚고 있다. 1~2월 사이 시·군을 순방하고 있는 홍 지사가 연일 발언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탄핵' 발언이 또 논란이다.

홍 지사는 지난 1월 27일 하동군 방문 때 무상급식과 관련해 설명하면서 "집행기관은 의회에서 예산 심의를 확정하며 그대로 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못하겠다고 하면 교육감직을 내놓아야 한다, 탄핵 사유 아닌가"라고 말했다.

경남은 지난해까지 학교 무상급식 예산을 경남도청, 경남도교육청, 18개 시군청이 일정 비율로 분담해 왔다. 홍 지사는 일선 학교에 대한 '무상급식 감사'를 하겠다고 했지만 교육청이 월권행위라며 거부하자, 홍 지사는 '감사 없이 예산 없다'며 무상급식 예산 지원을 중단했다.

홍 지사의 '탄핵 사유' 발언에 대해 박 교육감은 아직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단지 2일 경남도교육청 월요회의 때 박 교육감은 홍 지사를 겨냥해 "이번 진실공방이 경남판 워터게이트가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이는 홍 지사가 김해교육장한테 했다는 '건방지게'라는 발언 논란과 관련된 것이다. 김해교육장은 홍 지사가 '건방지게'라는 말을 했다고 했지만, 홍 지사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 교육감은 "진실이 이기는 것은 옳기 때문에 진실을 가진 사람은 누구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다"라며 "학교 급식이 4월부터 유상으로 바뀐다는 실체적인 상황을 거짓으로 호도하고 그 책임을 우리에게 미루고 빠져나가려고 거짓말을 하는 부분은 반드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홍 지사의 '탄핵 사유' 발언에 대해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영국 경남도의원(창원)은 2일 '친환경 무상급식 지키기 주민투표 발의 촉구 기자회견' 때 "주민투표 이야기가 나오니까 홍 지사가 '교육감 탄핵' 이야기까지 하면서 스스로 명백하게 선동을 하고 있다"며 "홍 지사는 상당히 준비된 발언으로 보인다, 무상급식 중단의 책임은 홍 지사한테 있다"고 말했다.


경상남도 시군교육장협의회는 지난 1월 29일 창원교육지원청에서 가진 기자회견 때 "홍준표 지사는 일선 시·군을 순방하면서 연일 무상급식에 대해 사실 관계에 맞지도 않은 험한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라면서 "급기야 특정 지역에서는 학교급식 문제로 연일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박종훈 교육감에게 '탄핵 대상' 운운하며 도를 넘어선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교육장들은 "홍준표 지사가 시·군 순방 등에서 행하고 있는 일련의 급식관련 언행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라면서 "이러한 도지사의 행보는 도민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줄 뿐 아니라, 소통과 공감을 바라는 도민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육감 '탄핵' 가능한가

홍 지사가 언급한 교육감 '탄핵'은 실제 가능한가. 규정상 '탄핵 대상'은 대통령 등이 해당되고 도지사․시장․군수를 비롯한 자치단체장이나 교육감, 광역․기초의원은 해당되지 않는다. 이들은 주민소환 대상이다.

주민소환과 주민투표는 다르다. 정책(사안)과 관련한 주민투표는 해당 자치단체장이나 해당 지방의회(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2/3 이상 찬성)가 발의할 수 있다. 또는 해당 지역 19세 이상 유권자의 5%(1/20) 이상이 서명해 청구하면 성사된다.

그런데 주민소환은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가 발의할 수 없고, 주민 서명 청구만이 가능하다. 주민청구도 해당 지역 유권자 10% 이상이 서명을 받아야 한다.

교육감 소환은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에 따라 주민소환법을 준용하게 된다. 주민소환법에는 해당 자치단체장의 임기가 만 1년이 지나지 않았거나 임기 종료 1년 이내일 경우 소환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당선한 박종훈 교육감은 아직 임기 1년도 되지 않았다.
#박종훈 교육감 #홍준표 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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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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