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통공사, 고위직 늘리고 하위직 줄이는 구조조정?

간부직 늘린만큼 하위직 줄여 정원 그대로... 비판 일자 하위직 추가 감축

등록 2015.02.13 16:45수정 2015.02.1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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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통공사(아래 공사)의 구조조정이 '갑질' 인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공사는 '2월 이사회' 개최에 앞서 서면결의로 4급 이하 정원을 대폭 줄이고, 고위간부직 정원을 늘렸다.

공사는 지난 '1월 이사회' 때 사업본부와 사업처 사이에 부를 신설하면서 1~2급 고위간부직 정원을 지금보다 13명 늘리고, 3~5급 정원을 13명 줄였다. 또한 추가로 4급 이하 정원 41명을 줄이는 구조조정(안)을 조건부 의결했다.

1~2급을 13명 늘리고, 3~5급을 13명 줄이면 고위직 인건비만 추가될 뿐 전체 정원에는 변화가 없다. 공사는 전체 비용 절감을 위해 구조조정을 한다고 했지만, 설득력이 떨어지는 대목이다. 이에 공사가 4급 이하 정원 41명을 추가로 감축하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비판이 일자, 공사는 '1월 이사회' 조건부 의결 후 1~2급을 11명 늘리는 대신 3~5급을 11명 줄이고, 6급 이하 정원 감축은 제외함으로써 전체 정원에는 변동이 없는 구조조정(안)을 인천시에 보고했다.

그러나 시는 이 구조조정(안)을 거부했다. 시는 '1월 이사회' 의결대로 정원을 41명 감축해야한다고 밝혔다. 정원 감축 없이 고위직만 늘어나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고위직 정원 11명 늘리고, 하위직 정원 52명 줄이는 것으로 결정

결국 공사는 '2월 이사회' 이틀 전인 지난 3일, 서면결의로 1급과 2급 정원을 각각 5명과 6명씩 늘리는 대신, 3·4·5급 정원을 각각 4·12·17명 줄이고, 6급 이하를 19명 줄이는 '직제 규정 일부 개정 규정(안)'을 의결했다. 고위직 정원을 11명 늘리는 대신, 하위직 정원을 52명 줄인 것이다.


아울러 같은 날 조직 개편과 함께 인사를 발령했다. 이에 따라 공사 전체 정원은 1308명에서 1267명으로 41명 줄었다. 하위직 41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 것이다.

공사가 이처럼 무리수를 둔 것은 정원 변동 없이 고위직 정원이 늘면 인건비만 추가되기 때문이다. 비용 절감을 보여주기 위해 하위직을 감축할 수밖에 없었다.


새로 늘어난 1~2급 자리 11개 중 2개를 제외한 9개를 승진자들이 차지했다. 고위간부들이 자신들의 자리를 늘리기 위해 하위직을 감축한 내부 '갑질'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한편, 공사는 다음 달 인천지하철 요금을 인상할 계획이다. 현재 기본요금 1050원을 1250원으로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시는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민생복지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대신, 공무원과 관련한 경비는 유지하거나 소폭 줄이는 데 그쳤다.

시민에게만 고통분담을 전가한다는 비판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행해진 구조조정이라, "지하철 요금 인상이 고위간부 인건비 마련을 위한 것 아니냐"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신규철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사무처장은 "고위직을 11명 늘리는 대신 하위직을 52명 줄였다"며 "일하는 손발을 자르고, 몸통 위에 머리만 채운 격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하철 2호선 전환배치 운운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한 "자연 퇴직을 기다려 감축할 게 뻔하다"며 "비용 절감은 조삼모사였고, 결국 자신들이 승진하고자 벌인 촌극"이라고 주장했다. 신 사무처장은 "시가 여기에 놀아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기자는 공사 측에 수차례 반론을 요청했지만, 공사는 계속해서 반론을 회피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인천교통공사 #갑질인사 #인천교통공사 이사회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인천지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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