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S <박재홍의 뉴스쇼> 박재홍 앵커
이영광
- 2003년 입사해서 뉴스도 진행했지만 주로 <싱싱싱>같은 오락 프로를 하셨잖아요. <뉴스쇼>라는 대한민국 대표 아침 시사를 맡으면서 시각이나 생활 패턴이 달라졌을 것 같은데."이전에도 물론 뉴스를 하는 아나운서였지만, <뉴스쇼> 앵커가 돼서는 뉴스 하나 하나를 봐도 쉽게 넘기지 못해요. 뉴스의 배경과 행간을 읽어야 하고, 새로운 뉴스가 나오면 어떻게 프로그램화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라고 고민하며 뉴스를 봐요. 뉴스를 보는 시각이 더 넓어지고 세상에 대한 관심도 더 다양해진 것 같아요.
생활 패턴을 보면, 새벽에 나와서 밤에 들어가는 패턴으로 바뀌었어요. 때문에 친구들이나 지인을 더 못 만나고 가족들과 시간을 못 보내는 것이 정말 미안합니다. 일 주일 중 온전히 쉬는 날이 토요일 하루인데 토요일만큼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해요."
- 제작에도 참여하는 거예요?"제작의 거의 모든 과정에 함께 한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김현정 선배만큼은 아니지만 그 역할의 많은 부분을 그대로 하고 있습니다. 아이템 선정 회의부터 <노컷뉴스>로 전송되는 과정까지 PD, 작가들과 함께 모든 과정에 참여하죠. 오프닝과 클로징 등은 직접 작성하고 방송 원고도 1차 원고를 받고 제가 다시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하루 종일 제작진과 함께 보냅니다. 아직 참여하고 있지 않은 부분은 편집 정도인데. 아직 100일이라 편집 업무까지는 봐주시는 것 같아요(웃음)."
- 지난 100일 동안 '땅콩회항' 사건으로 박창진 사무장을 인터뷰한 게 보람됐다고 뽑으셨던데 에피소드를 애기해 주세요."뉴스의 주인공을 스튜디오에서 모셔서 직접 얼굴을 보며 했기에 살아있는 인터뷰를 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대부분 뉴스 인물들과 전화 인터뷰만 하다가 얼굴을 직접 보고 하니 저도 몰입이 더 잘 되었어요.
대한항공 박 사무장 인터뷰는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중에서는 <박재홍의 뉴스쇼>가 단독했어요. 타 언론사에서도 인용이 많이 됐고 제작진도 많이 만족스러워 했어요. 저희 <뉴스쇼>가 자신의 뜻과 의도를 있는 그대로 잘 드러내 줘서 고맙다고 했어요. 인터뷰이와 인터뷰어가 함께 만족한 인터뷰였기에 보람된 시간이었죠. 물론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을 전하지 않기 위해 대한항공에도 반론의 기회를 주겠다고 했지만 대한항공 측은 응하지는 않았어요."
- 전화 인터뷰와 직접 만나서 인터뷰 하는 건 어떤 차이가 있나요?"인터뷰도 하나의 소통의 과정이라고 믿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소통은 온 몸으로 이뤄지는 행위죠. 따라서, 직접 만나서 '아이 컨택트(눈맞춤)'를 하면 진정한 소통이 일어나 좋은 인터뷰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저는 직접 인터뷰가 더 많은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전화 인터뷰는 목소리의 호흡으로 순간 집중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강점이 있고 장소와 시간에 제약받지 않는 순발력과 접근성이 있어요.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은 두 가지 인터뷰를 적절히 사용할 때 좋은 방송이 나올 것 같아요."
- 지난해 11월 케이블 방송업체인 C&M 비정규직 노동자 2명이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빌딩 앞 전광판에 올랐을 때 인터뷰 전날 직접 농성 현장을 찾기도 했다던데."스튜디오 앵커의 약점은 현장성이 없는 거잖아요. 방송의 진정성과 현장성을 높이기 위해서 전광판에 가보았습니다. 뉴스나 사진 등으로 보는 것보다 그분들이 전광판에서 느끼는 마음과 심경을 현장에서 직접 느끼고 싶었던 거죠. 광화문 현장에서 그분들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내일 인터뷰할 <박재홍의 뉴스쇼> 박재홍 앵커입니다. 인터뷰 전에 얼굴 뵈려고 왔습니다'라고 전화 드리니까 많이 놀라셨던 것이 기억 나네요. 그래도 전광판에 있는 노동자들 모습을 보며 직접 대화를 나눴고 현장 노숙하는 100여 명의 노조원들을 만났더니 방송에 많이 도움이 됐어요. 개인적으로는 그분들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어요."
"저는 내일도 청취자의 편에서 질문하겠습니다"- 앵커 교체 후 <뉴스쇼>의 인터뷰 질문들이 예전에 비해 무뎌졌다는 소리가 들리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질문이 무뎌졌다기 보다는 박재홍 스타일의 방송을 다듬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됩니다. 비유하자면 라디오의 주파수를 맞추기 위해서는 튜닝하는 과정이라고 할까요? 청취자들이 기억하는 <김현정의 뉴스쇼>의 마지막은 6년을 진행하면서 정점을 찍은 노련한 김현정 앵커의 모습이죠. 그런데 저는 이제 100일이 지나 앵커로 다듬어지고 있는 거죠
한 사람의 진행자가 자리 잡고 완성되려면 최소 1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 3개월이 지났습니다. 개인적으로 30% 정도 밖에 나오지 않은 것 같아요. 앞으로 나머지 70%도 완성해 나가고 싶어요. 기회가 계속 주어진다면 1년이 지난 후 제대로 냉정한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100일이 지난 이 시점에서 굳이 평가하자면, 점차 <박재홍의 뉴스쇼> 프로그램에 잘 적응해 가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 첫 방송 오프닝 멘트에서 "앵커는 바뀌었지만 권력에 대한 비판, 약자에 대한 배려, 이 땅에 소외된 곳을 향하는 CBS의 따뜻한 시선은 결코 바뀌지 않을 것"라고 밝히셨는데 100일 지난 지금 어떤가요?"제가 밝힌 포부는 큰 틀에서 창사 60년을 맞은 CBS의 정신 그리고 21세기 CBS 저널리즘을 상징하는 <뉴스쇼>의 전통을 말씀드린 것인데요.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부족하지만 그 정신을 어느 정도 이어가고 있다고 자평합니다. 그것은 저의 노력뿐만이 아니라 CBS 보도국의 기자들과 최고의 시사 PD, 작가들과 함께 했기에 가능했어요.
그리고 <뉴스쇼>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기자수첩'의 변상욱 대기자, 'Why뉴스'의 권영철 선임기자, 매일 뉴스에 대해 날카로운 분석을 하는 김진오 전 보도국장과 '행간'의 시사평론가 김성완씨 등은 <박재홍의 뉴스쇼>를 든든하게 지키는 귀한 선배들입니다. 이분들의 헌신과 열정이 있기 때문에, 국민들의 편에서 방송하는 CBS 뉴스쇼의 시선은 유지될 수 있으리라 믿어요."
- 앞으로의 포부와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많은 <오마이뉴스> 독자들이 <박재홍의 뉴스쇼>와 CBS <노컷뉴스>를 사랑해 주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제 100일이 조금 지났지만, 청취자들의 격려와 성원으로 많이 성장했습니다. 앞으로 쌓아온 100일만큼 또 다른 100일을 만들고 그 성실함 속에 신뢰할 수 있는 진행자, 뉴스 앵커로서 여러분께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국 사회가 갈수록 살기 어렵고 희망을 찾을 수 없습니다. 이 가운데 시대를 올곧게 비판하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말하고 정의의 가치를 말하는 그런 방송을 하겠습니다. 수십만 수백만 청취자들의 열렬한 지지와 성원이 CBS 저널리즘의 힘이 됩니다. CBS 라디오와 <노컷뉴스>도 더 많이 사랑해 주세요. 저는 내일도 청취자의 편에서 질문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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