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인 만남, 승자는?<동아일보> 3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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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표는 기존에 보기 어려울 정도로 신속하게 움직였다. 지난 3월 9일 홍준표 지사가 '무상급식 중단' 선언을 한 이틀 후인 11일에 회동을 전격 제안한 것이다. 차기 대권후보 1위를 달리는 입장에서 나름 정치적 득실도 따져봤을 것이다. 홍 지사를 제3의 장소인 서울에서 보자고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스스로 움직였다.
이 만남의 가장 극적인 장면은 문재인 대표가 경남도청을 찾아간 대목이다. 과연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홍 지사는 도지사 선거에 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상급식 계속'을 언급한 바 있다. 그랬던 그의 갑작스러운 '무상급식 중단'은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많다. 문 대표 측도 충분히 예상했을 것이다. 양보도 안 되고 설득도 안 되는 만남, 결국 이날 만남은 상호 정치적 만남이었던 것이다.
문 대표의 방문을 굳이 해석하자면 '동진정책' 성격이 짙다. 지난 19대 총선 결과를 보자. 새누리당이 152석을 획득했다. 당시 민주통합당은 목표했던 과반획득에 실패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에서는 민주통합당이 승리했다. 수도권 112석 중에서 새누리당은 43석을 획득했다. 전체 의석수 중 새누리당이 51%를 점유하는데, 수도권에서는 38%에 불과한 것이다.
민주통합당은 '낙동강 전투'에서 패했다. 낙동강 전투란, 문재인 후보가 이끌었던 'PK에서의 대전'을 의미한다. 부산∙울산∙경남의 40석 가운데 민주통합당은 3석을 차지했다. 내년 20대 총선에서 문 대표는 부산에서의 불출마를 선언했다. 차기 대권에 가장 가깝게 다가가 있는 그로서는 PK에서의 의미있는 의석수를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3월 2주 지역별 여론조사가 주는 의미는 새정치연합에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PK지역에서 새누리당 지지율은 42%,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26%를 기록했다.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항목을 보면 새누리당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김무성 대표는 PK에서 7%를 기록, 문재인 대표의 이 지역 지지율 28%에 턱 없이 밀리는 형국이다. 서울지역의 지지율 김무성 대표 8%, 문재인 대표 25%를 고려하면 PK정서를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