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초 향기 물씬 오동도, 동백꽃 '뚜욱 뚜욱'

한국의 나폴리 여수, 맛과 멋에 반하다

등록 2015.03.24 10:59수정 2015.03.2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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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피어난 동백꽃 한 송이가 더 곱게 빛을 발한다. ⓒ 조찬현


꽃바람이 드세다. 산 너머 남촌에서 불어온 훈풍을 따라 꽃들이 만개했다. 여수 오동도 동백 숲길 따라 걸어보자. 활짝 핀 붉디 붉은 동백꽃이 밤 하늘에 별처럼 화려하다. 폭죽을 터트려 놓은 듯 섬 전체가 붉게 물들었다. 동백의 화려한 꽃 잔치가 시작된 것이다.

나무와 땅 그리고 마음에 피어난 화사한 동백 꽃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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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도로 향하는 아름다운 길에는 동백열차가 상춘객을 싣고 수시로 오간다. ⓒ 조찬현


동백꽃은 세 번 피어난다. 나무에서 한번, 땅에 떨어져서 또 한 번, 보는 이의 가슴과 마음에 다시 한 번 피어나는 게 동백꽃이다. 그 중 가장 아름다운 동백꽃은 아마도 땅에 꽃송이 채 '뚝~ 뚝~' 떨어져 빨갛게 멍이 든 꽃송이가 아닐까.

봄 바람에 실려 온 갯내음이 이곳이 섬임을 일깨워준다. 때마침 날물이라 해초 향기도 풍겨온다. 이따금 날아든 갈매기는 '끼룩~ 끼룩~' 노래하며 방파제 위에서 비행을 한다. 상춘객을 실은 모터 보트는 봄 바람과 파도를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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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꽃송이를 하나 둘 모아서 하트를 만들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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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에서 온 아가씨가 땅에 떨어진 동백꽃송이를 핸드폰에 담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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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아래 떨어져 내린 동백꽃송이가 처연하게 빛을 발한다. ⓒ 조찬현


바다에는 유람선이, 오동도로 향하는 아름다운 길에는 동백 열차가 지나간다. 동백 숲에 들어섰다. 햇살 아래 떨어져 내린 수 많은 동백 꽃송이가 처연하게 빛을 발한다. 떨어진 꽃송이가 저리도 예쁠까. 누군가 꽃송이를 하나 둘 모아서 하트를 만들었다.

진주에서 왔다는 한 아가씨는 땅에 떨어진 동백 꽃송이를 휴대폰에 담고 있다. 그녀는 한 떨기 꽃송이가 "외롭네요"라고 말했다. 등대를 끼고 돌아가는 길섶에 이르면 동백의 자태는 더 곱게 빛을 발한다.

5년째 밥값 그대로... 간장 돌게장에 제육 볶음까지 푸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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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 인심이 듬뿍 담긴 착하 디 착한 행복밥상이다. ⓒ 조찬현


여행 중 먹거리는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단돈 6천 원에 여수의 유명한 간장 돌게장은 물론 제육 볶음까지 내주는 풍성한 상차림을 소개한다. 남도의 인심이 오롯하게 담긴 이 밥상은 5년째 밥값도 그대로다.

백반 전문점 로타리 식당이다. 여수 서교동 로타리에서 기사 식당으로 영업을 하다 도로 개설 때문에 15년 전 이곳으로 옮겨왔다. 30년째 이어가는 밥집으로 맛의 깊이가 남다르다.

"서민들을 상대로 음식 장사를 하니까 그 분들이 그냥 부담 없이 잡수고 가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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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찬에 제육볶음 상추쌈과 꽃게를 넣은 구수한 된장국까지 차려낸다. ⓒ 조찬현


이곳 주인장인 박창진(69)씨가 식당 문을 연 당시의 밥값은 1인분에 1천 원이었다. 이후 물가 따라 6천 원으로 올랐지만 5년째 밥값이 그대로다. 착한 밥집이다. 여수의 특산물을 이용한 넉넉한 밥상은 여수를 찾는 여행자들에게 늘 인기다.

전라도 말로 표현하자면 상이 걸다. 12찬에 제육볶음 상추쌈과 꽃게를 넣은 구수한 된장국까지 차려낸 밥상에 다들 '와~'하며 놀란다. 상추 쌈과 양념 게장 가오리회 무침, 문어 무침 등이 이 집의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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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째 착한밥집을 하는 로타리식당의 인심 좋은 주인장 박창진씨다. ⓒ 조찬현


"부족하면 더 달라고 하세요."

인심 좋은 주인장의 말이다. 이 풍성한 상차림에 뭘 더 바랄까마는 따뜻한 배려의 말 한마디에 기분마저 좋아진다. 여수의 인심이 담긴 착하디 착한 행복 밥상이다.
덧붙이는 글 로타리식당은 지난 19일 목요일, 오동도는 지난 21일에 다녀왔습니다. 이 기사는 네이버 블로그 '맛돌이의 내고향 밥상'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오동도 #백반 #동백꽃 #맛돌이 #간장돌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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