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텃밭, 아버지와 함께 만들어요

서을신은초, 혁신학교의 다양한 프로젝트... 학습활동 소개하는 책도 출간

등록 2015.03.30 14:23수정 2015.03.3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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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옮겨심는 아버지들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의 텃밭을 만들어 주기 위하여 노력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서울신은초 아버지들
나무를 옮겨심는 아버지들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의 텃밭을 만들어 주기 위하여 노력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서울신은초 아버지들김광철

"하나, 둘, 셋!"

구령소리와 함께 뽑힌 나무가 밧줄에 끌렸다.

"영차, 영차"

15년생 소나무에 10여 명의 아버지들이 달라붙었다. 이윽고 들고 끌면서 옮겨진다. 다른 아버지들이 미리 파 놓은 구덩이로 옮겨져 세워졌다.  

"선생님, 나무의 방향이 괜찮아요?"
"180도를 틀어야 되겠어요. 가지가 많은 쪽이 남쪽으로 향하도록 세워주세요."

그렇게 하여 방향이 잡힌 나무뿌리 주변으로 흙이 덮였다. 잘 밟아서 주변을 둥그렇게 홈을 파 놓았다. 아이들은 교사들이 담아주는 물을 들고 와 연신 부어넣어 넘칠 정도였다.

쉬는 토요일, 텃밭 만들기 위해 나선 아버지들


아이들과 함께 하는 텃밭 만들기 체험 학습 텃밭을 일구는 일에 자녀들도 함께 참여하여 협동심을 공부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교육적 효과를 보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텃밭 만들기 체험 학습텃밭을 일구는 일에 자녀들도 함께 참여하여 협동심을 공부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교육적 효과를 보고 있다. 김광철

지난 28일 토요일, 휴일이지만 아버지들 20여 명에 교사들 4명이 나와 일을 도왔다. 현연옥 교감도 간식을 챙겨와 고생하는 아버지들을 위로하고 거든다.

서울신은초등학교는 3년 6개월 전에 개교와 동시에 혁신학교로 지정이 됐다. 현재도 쉼 없이 노력하며 혁신학교의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는 학교이다. 이 학교에는 학교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끌어내기 위하여 이미 '학부모다모임'이 결성되어 있다. 하지만 열심히 활동하는 분들은 대부분 어머니들이다. 


아버지들의 학교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하여 지난해부터 일부 교사들이 나섰다. 그 결과 지금은 50명이 넘는 아버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학교 교육발전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캠프를 열기도 하고, 독서지도 연수를 받아서 독서동아리를 준비하기도 하고, 자연탐사 활동, 문화탐방 등 자녀 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벌이고 있다.

자녀들도 아버지를 도와 즐겁게 함여하는 텃밭 가꾸기 체험 활동 아버지들은 나무를 옮겨 심고, 자녀들은 그 나무에 물을 길어다 주는 활동으로 부자가 함께 하는 즐거운 체험이 이루어 지고 있다.
자녀들도 아버지를 도와 즐겁게 함여하는 텃밭 가꾸기 체험 활동아버지들은 나무를 옮겨 심고, 자녀들은 그 나무에 물을 길어다 주는 활동으로 부자가 함께 하는 즐거운 체험이 이루어 지고 있다.김광철

이들이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나온 이유는 학교 텃밭 때문이다. 이제 봄이 되었으니, 자녀들이 농사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학교 텃밭을 갈아엎고, 정비를 하기 위하여 나온 것이다. 개교 당시부터 생태노작교육을 중요한 교육활동 중 하나의 과정으로 설정한 이 학교에는, 아쉽게도 교내에 텃밭으로 이용할 공간이 별로 없다.

개교 당시부터 학교에서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주말농장을 빌려서 농사체험과 생태 학습을 해 오고 있었다. 하지만 거리가 멀어서 불편함이 많았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옥상 텃밭은 물론이고, 교내의 자투리 땅을 개간하여 텃밭으로 이용하기 위한 노력을 해 오고 있다.

28일, 아버지모임이 그 일을 하겠다고 자원하고 나섰다. 학교 옆 뜰에 심어진 나무들을 울타리 쪽으로 옮겨 심어서 약 50평방미터 정도의 땅을 텃밭으로 확보하는 작업이다. 그런 다음 유기질 거름과 모래를 뿌리고, 땅을 갈아엎어 이랑을 만드는 작업을 자녀들과 함께 했다.

텃밭을 갈아엎고 있는 봉사 활동 자녀들이 학습할 공간인 학교 텃밭을 아버지들이 나서서 거름을 넣고 갈아 엎는 봉사활동은 자녀들에게 아버지들의 사랑을 듬뿍 느낄 수 있게 하였다.
텃밭을 갈아엎고 있는 봉사 활동자녀들이 학습할 공간인 학교 텃밭을 아버지들이 나서서 거름을 넣고 갈아 엎는 봉사활동은 자녀들에게 아버지들의 사랑을 듬뿍 느낄 수 있게 하였다.김광철

이 학교 임선일 아버지회 회장은 말했다.

"그 동안 대부분 가정에서 학교 교육활동을 지원하는 것은 엄마 몫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요즘은 맞벌이 부부들이 늘면서 자녀 양육과 교육도 함께 풀어갈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사회적 관행들 탓에, 아버지들이 학교 교육활동에 참여하기에는 선뜻 나설 용기가 없었지요.

그런 부분을 아버지회라는 모임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풀어갈 수 있어 참 다행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신은초아버지회는 자녀들의 교육활동을 지원하기 위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학교와 가정에서 참여할 생각입니다."   

신은초, 혁신학교 프로젝트학습 활동 사례 책으로 엮어내

서울신은초 교사들이 엮어낸 혁신학교 교육과정 책자 '지속가능한 미래' 교육을 내걸고 활동하고 있는 서울신은초의 다양한 프로젝트 학습 사례드을 소개하는 책을 내어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신은초 교사들이 엮어낸 혁신학교 교육과정 책자'지속가능한 미래' 교육을 내걸고 활동하고 있는 서울신은초의 다양한 프로젝트 학습 사례드을 소개하는 책을 내어 화제가 되고 있다.김광철

한편 서울신은초 교사들은 이와 같은 생태와 농사 체험 등의 활동을 교육과정 연구회를 조직하여 책으로 엮어서 출간했다.

혁신학교로서 신은초의 다양한 교육활동의 내용들을 소개하는 책을 내어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1학년에서 6학년까지 각 학년마다 혁신학교로서 다양한 프로젝트 학습 활동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신은초에서 중점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학교 프로젝트로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교육의 내용들이 중심이다.

아버지들이 나서서 지원하고 있는 생명, 생태, 노작 교육 활동도 이런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들 중의 하나다.

대부분 혁신학교들이 앞장서서 하는 중요한 교육활동 중의 하나가 바로 농사체험과 생태교육이다.
#텃밭 #아버지회 #프로젝트학습 #혁신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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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초등위원장,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회장을 거쳐 현재 초록교육연대 공돋대표를 9년째 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의 혁신학교인 서울신은초등학교에서 교사, 어린이, 학부모 초록동아리를 조직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미래, 초록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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