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재보선, 새누리당과 '해고 의원' 대결이 정상"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변론기 <기획된 해산 의도된 오판> 출판기념회

등록 2015.04.06 19:24수정 2015.04.06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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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좌파가 통합진보당 책은 왜 썼어? 4월 5일 성남시청 온누리관에서 열린 이재화 변호사의 신간 <기획된 해산 의도된 오판>의 출판기념회 사회를 삭발한 정봉주 전 의원이 봤다. ⓒ 최진섭


4월 5일 성남시청 온누리관에서 열린 <기획된 해산 의도된 오판> 출판기념회 북콘서트에 참석했다. 시청사 외벽에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이라는 글이 적힌 노란색 대형 플래카드가 붙어 있는 게 보였다. 북콘서트는 섹소포니스트 김기철씨가 <님을 위한 행진곡>을 연주하면서 막을 열었다. 이날 행사의 사회는 팟캐스트 방송 <정봉주의 전국구> 진행자인 정봉주 전 의원과 최강욱 변호사가 맡았다. 정 전 의원이 500여 명의 참석자에게 던진 첫마디는 "우울해하지 마세요"였다.

"4월에는 우울한 일이 많지만 우울해하지 마세요. 우리가 우울해하면 기뻐할 짐승들이 있어요. 저놈들이 볼 때 '가족이 실종되고, 정당이 해산되고, 그런 상황에서 행복해하는 걸 보니까 실성했나 보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웃고, 행복해야 합니다. 여러분 그럴 수 있죠?"


정 전 의원은 4월 4일 경기도 안산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 인양을 촉구하는 세월호 유가족 1박 2일 도보행진에 앞서 "뭐라도 도우려고 (머리를) 깎는다"며 삭발했다. 북콘서트 사회를 맡은 정 전 의원이 모자를 쓰고 나올 줄 알았으나 정 전 의원은 삭발한 모습 그대로 무대에 섰다. 정봉주 전 의원은 삭발 후에 '순진한' 이재화 변호사를 골려먹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어제 삭발했다는 소식이 SNS에 퍼지자 이재화 변호사가 '진짜 삭발했냐?'고 전화가 와서, '아냐, 가발이야!' 했어요. 그랬더니 '머리 깎은 사진도 나왔던데요' 하기에 '포샵이야. 내일 출판기념회 행사 있는데 머리 깎으면 어떻게 해' 그랬죠. 순진한 이재화 변호사는 속아 넘어가더라고요."(웃음)

50대 중반의 '봉도사'(정봉주 전 의원의 별명)가 머리 깎은 모습은 비장하기보다는 장난기가 느껴지고, 동자승처럼 천진난만해 보였다. 팟캐스트 <정봉주의 전국구>에서도 고정 패널로 참석하는 이재화 변호사를 수시로 놀려 먹듯이 이날도 짬만 나면 골탕을 먹이려 했다.

"이재화 변호사, BBK 사건 때보다 세 배는 더 열심히 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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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재판관들을 심판할 것 4월 5일 성남 시청에서 열린 <기획된 해산 의도된 오판> 출판기념회에서 팬사인회를 하고 있는 이재화 변호사. ⓒ 최진섭


정봉주 : "난 이재화 변호사 처음에 재수 없게 생각했어. 전에 내가 열린우리당 초선 의원 할 때 당 고문 변호사였잖아. 그때 우리 같은 초선하고는 안 놀았잖아. 당 대표, 중진하고만 놀고. 그때 얘기 들으니까 골프 치고 돈 버는 것밖에 몰랐다고 하던데, 어쩌다 통합진보당 변론을 맡게 된 거야?"


이재화 : "2013년 11월 초 서울구치소에서 의뢰인 접견하고 나오다가 라디오에서 법무부가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했다는 뉴스를 들은 거예요. 이건 정말 아니다 싶더라고요."

정봉주 : "그때 나한테 전화해서 상의하기에 심사숙고하라고 했잖아. 보통 우리가 전화하면 장난치며 통화하는데 그때는 이 변호사 목소리가 비장하더라고."

이재화 : "일주일쯤 고민하다가 변호인단에 합류했어요. 당장은 손해보더라도 참여하겠다, 손해볼 각오 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죠."

정봉주 : "(이재화 변호사가)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관련된 BBK 사건 맡았을 때보다 세 배는 더 열심히 변론한 거 같아. 그때는 (이 변호사가) 설렁설렁 해서 내가 감옥에 갔다 왔잖아.(웃음)"

이재화 변호사는 <기획된 해산 의도된 오판>을 분노와 눈물로 썼다. 너무도 불합리한 1년간의 통합진보당 해산심판과 엉터리 같은 판결문을 떠올릴 때마다 옥상에 올라가 담배를 피우며 화를 삭였다고 한다.

정봉주 : "헌재 소장과 30분간 맞짱뜬 적이 있다면서."

이재화 : "정부가 제시한 쓰레기 같은 증거를 그대로 인정하려는 재판부에, 퇴장당할 각오하고 항의했어요. 이 장면을 (책에) 쓸 때는 10분간 눈물이 나더라고요."

정봉주 : "울면서 시계도 봤나? 10분인 줄 어떻게 알았어.(웃음)"

정봉주 전 의원은 1년간 재판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재판 끝나자마자 그렇게 열 받으면서 변론기를 쓴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이재화 변호사는 너무나 엉터리 같은 판결문을 보고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아직도 사무실에 있는 17만5천 쪽의 소송기록을 치우지 못하고 있어요. 내가 재판과정에 있었던 편파적인 재판진행, 재판관들의 비뚤어진 사고, 증거를 외면한 판결 등에 대해 기록하지 않으면 엉터리 판결문이 정사(正史)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1년 동안 재판을 하면서 겪은 일을 사초(史草)를 쓰는 심정으로 기록했죠."

"지금 야당 모습, 족발 몇 개 던져준 거 물려고 난리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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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 우울해 하지마! 세월호 가족과 함께 하기 위해 삭발한 정봉주 전 의원이 <기획된 해산 의도된 오판>의 사회를 보고 있다. ⓒ 최진섭


이날 성남시청에서 열린 북콘서트에는 헌재에 의해 '해고'당하고, 4·29 보궐선거 성남 중원구에 출마 선언한 김미희 전 의원도 참석했다.

정봉주 : "저기 김미희 (전) 의원 앉아 있네. 헌재에서 정당을 해산했을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을 5명을 해고한 거잖아? 근거가 뭐야?"

이재화 : "근거가 전혀 없어요. 헌법에도 없고, 법률에도 없어요."

정봉주 : "지금 논리대로 하면 야당을 위헌정당으로 걸면 다음 대선에서 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자격을 박탈할 수도 있는 거 아냐. 도대체 누가 그런 자격 준 거야?"

이재화 : "내가 국회에서 토론할 때도, 국회의원 당신들 권한을 침해하는데 왜 침묵하느냐고 비판했어요."

정봉주 : "국회의원이 국레기야, 무슨 말인지 몰라요? 국회의원 쓰레기.(웃음)"

이재화 : "해고되니까, 이게 웬 떡이냐고 난리가 났어요. 헌재 결정은 민주주의 역행하는 거라고 비판하면서 그 해산 결정으로 보궐선거 하는 건데 서로 출마한다고 난리가 난 거죠. 민주, 정의를 말하는 사람들이 그러면 안 되죠. 한 입으로 두 말 하는 거잖아요."

정봉주 : "새누리당과 해고 의원 대결로 나가야 정상인데, 지금 야당 모습 보면 해산시킨 쪽에서 우습게 여길 거야. 족발 몇 개 던져준 거 물려고 난리치는 거잖아."

"오늘로써 헌법이 민주주의를 살해한 날이다!"

출판기념회의 2부 순서에는, 이석기 전 의원이 내란선동 발언을 했다는 '합정동 회합'에 참석하지도 않았는데 헌재의 위헌결정문에 참석한 것으로 기재됐던 신창현 전 통합진보당 인천시당 위원장, 참여당과의 합당을 반대하고 통합진보당 부설 진보정책연구원 노조 위원장을 맡아 당 지도부를 비판하였음에도 헌재의 위헌결정문에 이른바 주도세력으로 분류된 김장민,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통합진보당을 해산한다"는 주문을 낭독하자 "오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죽었습니다. 오늘로써 헌법이 민주주의를 살해한 날입니다"라고 외치다 법정 경위에게 끌여나간 권영국 변호사, 통합진보당 측 소송대리인 중 막내뻘인 김종보 변호사가 카메오로 참석했다.

'봉도사'는 권영국 변호사에게, 일어나서 당시 상황을 재연해보라고 제안했다. '거리의 변호사'로 불리는 권영국 변호사는 그때 외친 구호를 청중 앞에서 힘차게 외쳤다.

"오늘로써 헌법이 민주주의를 살해한 날이다."

권 변호사는 법정 경위에게 끌려가면서 또 다시 "역사적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라고 외쳤다고 한다. 지난 4월 1일 검찰은 권 변호사를 법정소동 혐의로 기소했다. 민변에서 '뜨악(뜨는 악마)' 변호사로 불린다는 김종보 변호사도 자리에서 일어나 헌재 구호 사건을 시연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죽었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구호를 외쳤지만 김 변호사는 판결 이후에 외쳐서 기소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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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된 해산 의도된 오판>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정봉주 전 의원(좌측)과 최강욱 변호사(우측), 그리고 이재화 변호사의 부인과 아들이 기념 사진을 찍었다. ⓒ 최진섭


출판기념회를 지켜보면서 이재화 변호사나 정봉주 전 의원에게서 한 가지 공통점을 확인했다. 그것은 두 남자가 세상을 가슴으로 산다는 점이다. <울지마, 정봉주>의 저자인 '봉도사'가 가슴으로 사는 정치인이라는 거야 전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다. 이재화 변호사도 법조인으로는 보기 드물게 법정에서 감정 표현을 한다. 헌법재판소에서 격하게 항의하거나 퇴장하는 변호사는 전무후무할 것이라 한다.

글을 쓸 때도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글을 쓰는 보통의 법조인과 달리 분노와 눈물로 쓴다. 그래서일까? <기획된 해산 의도된 오판> 서문의 제목도 '헌법도 민주주의도 울었다'이다.

세상을 가슴으로 살기에, 분노할 때 분노하고 슬플 때 눈물 흘릴 줄 알기에, 힘없는 정당이 위기에 몰렸을 때 변론을 해주고 손을 잡아준다. 지난 3월 10일 부산의 세월호 모임에서 정봉주 전 의원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비를 맞는 사람을 위로하기 위해서는 우산을 같이 쓰기보다 함께 비를 맞아야 합니다."

기획된 해산 의도된 오판 -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변론기

이재화 지음,
글과생각, 2015


#이재화 #기획된 해산 의도된 오판 #정봉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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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에는 채식과 마라톤, 지금은 달마와 곤충이 핵심 단어. 2006년에 <뼈로 누운 신화>라는 시집을 자비로 펴냈는데, 10년 후에 또 한 권의 시집을 펴낼만한 꿈이 남아있기 바란다. 자비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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