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참사 1주기를 맞아 지난 4월 18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유가족과 시민들이 세월호특조위 시행령 폐지와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집회를 마친 시민들이 유가족이 농성중인 광화문앞으로 가려다 경찰 바리케이드에 막히자, 각종 스티커와 꽃을 경찰차벽에 붙이고 있다.
권우성
인권침해감시활동을 하면서 배움과 현실의 괴리가 적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시민들이 아무리 항의해도 공권력은 일체 대응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난감한 표정을 짓는 경우는 그나마 양반에 속하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섣불리 물리력을 행사하는 것은 공권력에 적법하게 물리력을 사용할 수 있는 빌미를 줄 뿐만 아니라 우월한 물리력을 보유한 공권력에 가로막힐 확률이 높습니다.
이처럼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시민들이 공권력의 위법한 공무집행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사진·동영상 촬영이라고 생각합니다. 위법한 공무집행을 꼼꼼하게 촬영하여 증거로 남긴 후, 사후에 법적으로 대응하는 것입니다.
물론, 촬영을 한다고 공권력이 바로 위법한 공무집행을 멈추지도 않을 것이고, 오히려 표적이 되어 물리력 행사의 대상이 될지도 모릅니다. 법률적으로 하나하나 위법사항을 지적하는 것이 위법한 공무집행을 근절시키는 느리지만 확실한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변호사 같은 이야기였나요?
세월호 유가족은 국가의 적인가?참사가 발생한지도 1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유가족들은 길바닥에서 잠을 청합니다. 4월 16일부터 5월 2일까지, 길거리에서 인권침해감시활동을 하면서 저는 '국가는 유가족을 적대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조위 활동을 방해하는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의 통과로 진실규명은 한층 더 어려워졌고 정부는 1주기에 맞춰 보상안을 발표하여 유가족들의 관심사가 보상의 규모에 있는 마냥 여론을 호도하였습니다.
유가족에게는 거리로 나가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참사를 애도하기 위한 평화적 집회는 불법·폭력집회로 매도되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국가는 국민들과 유가족간의 불화를 조장했으며, 유가족을 기망하였을 뿐 아니라 차마 뱉지 못할 말들로 모욕했습니다.
살아 있어도 살고 싶지 않은 사람들, 유가족은 국가의 적이 아니라 국가가 나서서 보듬어 주어야 할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제가 길거리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한 사실은 국가는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 없어 보였다는 것입니다.
5월 2일 오후 3시, 유가족들은 경찰력에 막혀 결국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치실 법도 하지만 다시 묵묵히 기자회견을 준비하시는 유가족 분들을 보면서 제가 참가한 두 세 번의 집회가 진실규명을 위한 투쟁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누구도 그렇게 되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아마도 긴 싸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국가를 상대로 하는 싸움은 특히 그렇습니다. 긴 싸움에는 그에 알맞은 준비가 필요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긴 싸움에 서로가 지치지 않도록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웃고 때로는 울며 함께 나갈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모두가 각자의 방법으로 이 대열에 동참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나름의 방법으로 옆 사람의 손을 잡고, 진실규명을 향한 대열에 함께 동참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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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민낯 본 길거리... 그날 경찰은 위헌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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