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센터에 갔습니다. ‘친구 엄마를 향한 패드립’에 대한 여수 위센터의 백지연 선생님의 분석은 날카로웠습니다. 우리는 두 번이나 선생님을 찾았습니다.
정시은
여수교육지원청 안에 자리하고 있는 '위(Wee)센터'에 근무하는 백지연 선생님을 만나러 갔습니다. 위센터는 'We+education' 또는 'We+emotion'의 합성어로, 지역교육청이 학교와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학생들의 건강하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지원하는 상담소입니다. 센터에서 만난 그분은 청소년들의 문화와 생각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 주셨습니다.
- 청소년들이 언어폭력 문제가 도를 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패드립 사용으로 인해 위센터를 방문한 학생도 있나요?"학교 폭력과 관련지어 상담을 하는 경우는 있는데요, 모두가 패드립 때문만은 아닙니다. 다른 상담을 하다가 튀어나오는 경우는 가끔 있지만요. 가족갈등이나 학교생활 문제나 정서적인 어려움이나, 여러 가지가 있으니까요."
- 청소년들이 이런 패드립, 패륜성 욕설을 사용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친구들이 경험해 봐서 알겠지만, 요즘 학교나 학원에서 공부 때문에 친구들이 너무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요. 그런데도 그런 스트레스를 문화적으로 풀 수 있는 공간이나, 자유롭게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 게임에도 빠지고, 친구끼리 거친 욕설도 하고, 급기야 패륜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친구 부모님을 욕해대는 지경에까지 이른 것 같아요. 그리고 친구들에게 욕을 함으로써 자기가 더 일진스러워 보이고 더 멋있어 보이는 그런 느낌도 드는가 봐요. 정말 안타까운 모습이지요."
- '패드립'을 살펴보면 대부분 욕들이 아빠가 아닌 엄마를 향하고 있습니다. 이 점에서는 여학생들도 남학생과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더욱이 남학생들끼리 하는 욕도 "X발놈"보다는 "X발년"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성에 대한 욕설이 욕의 주류를 이루고 있었어요. 왜 그럴까요?"욕설 대부분이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이라는 점은 우려할 만한 일입니다. 공부 문제와 많이 부딪치는 분이 엄마이다 보니 그런 면도 있겠지만, 꼭 그렇게만 볼 수는 없습니다. 요즘에는 아빠도 적극적으로 자녀의 학업 문제에 관여하시잖아요. 문제는 다른 데 있는 것 같아요. 선생님도 운전을 하다 보면 상대방 운전자로부터 '솥뚜껑 운전이나 하지, 왜 자동차 운전을 하느냐'고 욕을 먹는 경우가 있어요. 별 잘못도 아닌데, 만만한 게 여자인가 마구 욕을 해대면서요. 아마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남존여비 문화가 욕설에서까지 나타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 패드립조차 엄마를 모욕하는 방향으로 치닫고 있지 않나 싶어요. 남자들끼리 하는 여성 비하 욕도 마찬가지고요."
얼마 전 '잔혹동시'로 우리 사회가 떠들썩한 적이 있습니다. 급기야 동시집 전량을 회수해 폐기해 버렸으니까요. 하지만 어린이들만 병들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패드립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친구들의 대답을 들으면서, 우리의 비뚤어진 학교 문화를 돌아보았습니다. 사회에서 나쁜 것이 학교에 모조리 들어와 있는 것 같았습니다.
큰비가 오고 난 뒤에는 여수 도심을 가로지르는 연등천은 온통 쓰레기로 넘실거립니다. 탁류이지요. 그런데 우리가 다니는 학교가 문득, 폭우 뒤 연등천처럼 여겨졌습니다. 옛날에는 '엄마 아빠 이름을 부르는 것'도 조심스러워했다는데, 왜 저리 되었을까, 저 험한 물길을 다잡을 방안은 무엇일까, 탁류에 휩쓸린 물고기처럼 우리는 취재 내내 숨이 막히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말을 사랑하는 사랑해여수 6기! 인사드립니다. 양현경, 김연지, 김윤영, 박해지, 정시은 기자입니다.
박용성
* 기사 작성 : <사랑해여수 6기> 양현경, 김연지, 김윤영, 박해지, 정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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