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CEO 하루 한마디' 라는 책에서 가슴에 와닿았던 한 페이지
강상오
갑상샘암 치료를 위해 직장에 병가를 제출하고 3개월 남짓한 시간을 쉬었다. 쉬는 동안 틈틈이 내가 좋아하는 음악 활동을 할 수 있었고 나의 투병일기로 필요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블로그'도 시작했다. 그 블로그를 통해 나와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과의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 또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멀리하고 지내던 '책'을 다시 손에 잡으면서 우물 밖의 세상은 드넓고 다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파본 사람이면 누구나 비슷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자고. 나 역시 아파보고 나서야 그 말을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모든 사람이 '건강'이 최고라고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건강을 제일 등한시 하고 살고 있는 것처럼 나 역시도 아파보지 않았을 때는 건강이 계속 내 곁에 있을 거라는 착각을 했다. 그리고 나에게는 시간이 한없이 있을 줄로만 알았다.
아파지고 나서 돌아보니 그토록 하고 싶었던 '음악'에 대한 열정이 식어버린 게 10년이 훨씬 넘었고 언제나 내 곁에 있어 항상 '나중에' 라고 이야기하던 어머니의 머리에는 새하얗게 눈이 내려 있었다. 어린 시절 '끼'도 많고 활발하던 내 성격은 15년의 직장생활에 익숙해져 수동적인 인간이 되어 버렸다. 사람 사귀는 것이 좋아 특정 부류를 가리지 않고 사귀었던 내 친구들은 내가 '일'에 목숨 거는 시간 동안 어디론가 떠나가 버린 후였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다니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착각'했던 내 삶은 아주 외롭고 불행한 모습이었다. 진정으로 나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았던 것이다. 결국 나의 조건과 상황을 넘어서 조건 없는 사랑을 주는 사람들은 바로 내 가족들인데 내 상황이 바뀌면 결국 떠나갈 사람들에게 나의 모든 에너지를 쏟으며 살았다. 이 모든 걸 깨달은 나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행복을 찾기로 결심했다.
복직 1년 만에 퇴사... 홀로서기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