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 쓰레기통으로"

양산시의회 17일부터 회의... 사천시의회, 새누리당 찬성 속 통과

등록 2015.08.14 15:00수정 2015.08.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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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내 무상급식 예산 지원이 끊긴 지 4개월여가 흐른 가운데, 이에 항의하는 학부모들의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 14일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에 따르면, 경남도 내 학부모들은 지역 곳곳에서 '무상급식 원상회복'과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 폐기'를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학부모들은 학교 무상급식 지원예산을 전용해 사용하는 '서민자녀교육지원 조례' 폐기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 현재 진주, 밀양 등 일부 시군은 조례를 제정했지만, 창원을 비롯한 일부 시군은 아직 결정 짓지 못했거나 보류 상태다.

양산 학부모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 폐기' 촉구

a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바라는 양산지역 학부모들은 13일 오후 양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 폐기를 촉구했다.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바라는 양산지역 학부모들은 13일 오후 양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 폐기를 촉구했다. ⓒ 양산시민신문


양산시의회는 오는 17일부터 임시회를 열어 '양산시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를 다룰 예정이다. 양산시가 학교 무상급식 예산을 임의적으로 지원(임의규정)하는 조례를 의무규정으로 바꾸는 '양산시 학교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가 지난 4월 발의되었지만 아직 처리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무상급식지키기 집중행동' 양산시 학부모 밴드는 13일 오후 양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민자녀지원조례안은 쓰레기통으로, 학교급식조례안은 시민의 품으로"를 외쳤다.

이들은 "우리는 엄마다. 우리는 지난 몇 개월간 아이들의 밥 먹을 권리를 위해 달려온 양산의 자랑스러운 엄마들이다"라며 "의원들은 시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가슴으로 받아들여 '학교급식 조례안' 개정을 무난히 통과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급식조례안에 대해, 이들은 "홍준표 지사의 독단으로 요원해진 무상급식의 꿈을 꿔 볼 수 있게 만드는 희망적인 조례안이다"며 "한 개인의 독단으로 시작된 무상급식 중단 사태는 아무 것도 모르는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안겨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정자립도가 타 지역에 비해 꽤 높다고 자부하는 양산시나 양산시의회가 시민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최소한의 양심이 학교급식조례안을 재상정하여 통과시키는 것이라 여겨진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양산시에서 다시 상정하려고 하는 '서민자녀지원 조례안'은 폐기되어야 한다"며 "서민자녀지원 조례안은 이미 대상 선정 과정에서도 기준이 모호하여 서민이 아닌 사람들도 무작위로 신청하였고, 그에 대한 실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조례안의 취지가 여러 번 논란이 되고 있다. 서민자녀지원금이 초등학생인 경우 대형 학습지사와 연계가 되어 오히려 사교육을 더욱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이는 사교육을 근절하고 공교육을 강화하자는 국가정책에도 이반되는 경남만의 나홀로 정책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학부모들은 "무상급식조례안을 위해 지난 4월말 6500명, 5월 1만 7000명에 가까운 서명을 받아 제출했다"며 "학부모들이 이렇게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조례안 개정을 하고자 하는 청원서명까지 한다는 것은 그만큼 무상급식에 대한 열망이 어느 지역보다도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사천시의회, 새누리당 의원 찬성으로 조례 통과

사천시의회는 학부모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를 새누리당 의들이 찬성해 통과시켰다. 사천시의회는 지난 12일 총무위원회에 이어 13일 본회의에서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반대토론에서 무소속 김봉균 의원은 "홍준표 도지사와 그 추종세력들이 그 권력을 이용해 지방자치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고, 새정치민주연합 최용석 의원은 "홍준표 도지사의 정치놀음에 사천시의회마저 동조하지 말고, 시민과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기명 전자투표 결과, 8대 3으로 조례안이 원안 가결됐다. 사천시의회 의원 정당 분포를 보면, 새누리당 8명, 새정치민주연합 2명, 무소속 1명이다.

학부모들은 본회의가 열리기 전 기자회견을 열어 서민자교육지원조례 폐기를 요구했다. 이날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방청했던 학부모들은 조례안이 통과되자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안이 통과되자 홍준표 지사에 대한 주민소환투표 청구 서명운동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무상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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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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