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오후 낙동강 상류인 경북 예천군 삼강전망대에서 바라본 낙동강의 모습.
권우성
'낙동에 살어리랏다' 탐사 취재의 마지막 종착지인 삼강 전망대에 선 금강 종술과 낙동 수근은 몸이 근질근질했다. 이 비경을 보고도 가만히 있을 사람들이 아니었다. 예정에도 없던 물놀이를 강행했다.
"우리 투명 카약 내립시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4대강 투캅스'는 의기투합했다. 아래쪽에 보이는 경북 문경의 용궁마을로 내려갔다. 거대한 모래톱 한쪽 구석에 자동차를 세우고 국민 성금으로 마련한 투명카약을 내렸다. 노를 저었다. 투명카약 바닥으로 모래가 흐르는 게 훤히 보였다. 카약을 타고 강물 중간에 형성된 얕은 물 속 모래톱 위에 내려서 물장구도 쳤다. 4대강 공사 전에 낙동강에서 흔히 보던 풍경처럼. 그사이 붉은 석양이 강물 위에 떴다. 눈이 부셨다.
4대강 공사 전에 상주 경천대의 모습도 이랬다. 하지만 MB는 상주의 상징이자, 낙동강 제1경이었던 경천대 비경을 수장시켰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경북 상주시를 알리는 대형 광고판을 볼 수 있다. 이 간판의 배경이 바로 경천대와 앞 회상리 마을이다. 물길이 휘돌아가는 곳에 큼지막한 금빛 백사장이 형성돼 있던 곳이다.
4대강 사업 3년 뒤인 2015년 그곳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낙동에 살어리랏다' 탐사보도팀은 삼강에 가기 전에 그곳에 들렀다.
백사장은 남아있지 않았다. 물속에 잠겨버렸다. 강물은 힘차게 휘돌아가지 않았다. 상주보로 막혔기 때문이다. 수천 년 쌓이고 쌓인 자연경관이 불과 3년 만에... 하늘이 놀라고 땅을 뒤흔들, '경천동지'할 일이다. 믿기지 않는가? 아래 비교 사진을 보아주기 바란다.
▲ 낙동강 물길 중에서 가장 아름다워서 '낙동강 제1경'으로 꼽힌다는 경북 상주시 경천대에서 바라본 낙동강의 모습이 4대강사업으로 인해 크게 변했다. (사진 왼쪽) 2009년 9월 최병성 시민기자 촬영. 넓은 모래밭이 펼쳐지고, 바닥의 고운 모래가 보일 정도로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사진 오른쪽) 2015년 8월 26일 권우성 기자 촬영. 모래밭은 사라졌고, 준설작업으로 강의 깊이는 가늠할 수 없고, 멀지않은 하류에 상주보를 건설해서 물이 가둬지면서 물이 가득하다. ⓒ 권우성
▲ 낙동강 물길 중에서 가장 아름다워서 '낙동강 제1경'으로 꼽힌다는 경북 상주시 경천대에서 바라본 낙동강의 모습이 4대강사업으로 인해 크게 변했다. (사진 왼쪽) 2009년 9월 최병성 시민기자 촬영. 넓은 모래밭이 펼쳐지고, 바닥의 고운 모래가 보일 정도로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사진 오른쪽) 2015년 8월 26일 권우성 기자 촬영. 모래밭은 사라졌고, 준설작업으로 강의 깊이는 가늠할 수 없고, 멀지않은 하류에 상주보를 건설해서 물이 가둬지면서 물이 가득하다. ⓒ 권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