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노동자 묘비 문구 '신새벽은 우리가 가야 온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양산 솥발산 고 임성호 노동자 묘비 제막식

등록 2015.09.02 20:42수정 2015.09.02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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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는 2일 양산 솥발산공원 열사묘역에서 고 임성호 노동자의 묘비제막식을 열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는 2일 양산 솥발산공원 열사묘역에서 고 임성호 노동자의 묘비제막식을 열었다. ⓒ 윤성효


"아직 우리의 소망찬 해가 뜨지 않아도 신새벽은 우리가 가야 온다."

양산 솥발산공원 열사묘역에 세워진 한 노동자의 묘비에 새겨진 문구다. 묘비 주인공은 지난해 10월 16일 세상을 뜬 고 임성호 노동자다.

2일 고인과 함께 투쟁했던 노동자들이 잊지 않고 찾아왔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지부장 신천섭)가 이날 '고 임성호 동지 묘비 제막식, 추모제'를 열었다.

고 임성호 노동자는 투병생활 끝에 1년 전 눈을 감았다. 그는 1985년 옛 현대정공(현대로템)에 입사해 29년 11개월간 근무했다. 고인은 금속연맹 현대정공노조현대로템지회 대의원과 부위원장, 수석부지회장을 거쳐 금속노조 경남지부 부지부장을 지냈다.

평소 고인이 즐겨 읽던 판화를 묘비 뒤에 새겨 놓았다. 고인은 평소 출근하기 전 항상 "아직 우리의 소망찬 해가 뜨지 않아도 신새벽은 우리가 가야 온다"는 판화의 글귀를 읽고 출근했고, 딸한테도 항상 이 글귀를 읽어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천섭 지부장은 "세상은 아직 변하지 않았지만 임 동지가 꿈꾼 신새벽은 노동자들이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일 것"이라며 "모두가 함께 힘 모아 신새벽을 맞이하기 위해 나가자"고 독려했다. 최종호 현대로템 지회장도 "자본의 탄압에 힘들지만 고인의 뜻대로 당당히 맞서 싸워나가고 있다"며 고인에게 인사했다.

한편 금속노조 현대로템지회 조합원 70여명은 고인을 기리는 후원회를 구성하고 자녀들의 학자금 지원, 가족 지원사업을 하기로 했다. 현대로템지회 추모위원회는 내년부터 고인을 기리는 행사를 이어 나갈 예정이다.


a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는 2일 양산 솥발산공원 열사묘역에서 고 임성호 노동자의 묘비제막식을 열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는 2일 양산 솥발산공원 열사묘역에서 고 임성호 노동자의 묘비제막식을 열었다. ⓒ 윤성효


#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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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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