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 틀린 교과서, 교육부 해명이 "신라시대라서"

'초등역사' 무더기 오류에 교사들 '부글부글'..."새로 찍든지 정오표 빨리 보내 달라"

등록 2015.09.08 20:10수정 2015.09.0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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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임성무 교사가 직접 정오표를 붙여본 <초등역사> 교과서.

임성무 교사가 직접 정오표를 붙여본 <초등역사> 교과서. ⓒ 임성무


올해 처음 적용된 초등 <사회 5-2> 국정 교과서의 오류가 무더기로 지적된 것과 관련, 일부 초등 교사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이런 교과서로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치겠냐"면서 "차라리 교과서를 새로 찍으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오표 붙이는 데만 2시간 "그대로 가르쳤다간 큰일 나"

대구 신당초에서 5학년 <사회>(초등역사)를 가르치는 임성무 교사는 8일, 2시간에 걸쳐 책에다 정오표 작업을 했다. 지난 7일 역사교육연대가 지적한 50여 가지의 오류 예시표를 갖고 직접 교과서를 고쳐본 것이다.

임 교사는 "오류가 한 페이지에서도 두 서너 개가 지적되는 등 이런 교과서로 아이들을 가르쳤다간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1년간 실험본 수정까지 거친 국정교과서가 이 지경인데, 교육부가 중·고교 <역사> 국정 교과서 적용 시기를 2017년으로 1년 앞당기려고 '실험본도 만들지 않는다'고 하니 그 때는 난리가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직 초등교사인 노미경 전교조 초등위원장도 "이 정도 오류 투성이 교과서라면 새로 찍든지, 아니면 교육부가 빨리 정오표를 만들어 교사들에게 보내야 한다"면서 "사과하지 않는 교육부의 뻔뻔한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오후 설명 자료를 내어 "(오류 지적 사항은) 다수의 내용에서 초등 학생의 발달 수준과 교육 과정을 고려한 서술로 명백한 오류로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교육부는 교과서 88쪽 말풍선 "...생각을 버려야겠구만"을 국어 맞춤법상 "버려야겠구먼"으로 고쳐야 한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신라 시대 상황을 고려해서 시대상을 그대로 살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유독 이 부분만 '시대상을 살리려고 했다'는 해명은 궁색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교육부는 '고춧가루가 없는 고려 시대에 김치 모습을 그려 넣었다'는 지적을 받은 110쪽 삽화에 대해서는 "고추 재배 이전에도 김치에 붉은 색을 내기 위해 맨드라미를 활용한 사례가 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이 설명자료에서 '일본인과 여진족이 곤장을 맞았다'는 식으로 명백히 잘못 표현한 '경국대전 번역문'(141쪽)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피해갔다.


사과 없는 교육부, 오히려 반박?

교육부는 ▲태조 북진 후 넓힌 영토에 대한 지도의 오류 ▲보신각에 대한 교과서 사진의 잘못된 설명 ▲노비 문서 표현의 잘못 지적 등에 대해서는 "전문 기관의 추가 검토를 거쳐 명백한 오류로 판명될 경우 학교에 수정·보완 대조표를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부는 이 자료에서 무더기 오류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언제까지 교과서 수정·보완 대조표를 보낼 수 있을지 명확한 날짜를 말하긴 어렵다"면서 "이후 최종 검토가 끝나면 (사과 등) 교육부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인터넷 <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국정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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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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