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두려워해야" 신촌에서 '국정 반대' 플래시몹

[현장] "이탈리아 파시즘, 일본 전체주의도 역사교과서 획일화"

등록 2015.11.01 12:34수정 2015.11.01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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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플래시 몹에 참가한 시민들 국정교과서 반달세 플래시 몹에 참가한 시민들

플래시 몹에 참가한 시민들 국정교과서 반달세 플래시 몹에 참가한 시민들 ⓒ 이명옥


10월의 마지막 밤  저녁 7시부터  SNS를 통해 모인 시민들이 신촌 독수리다방 앞에서  '국정교과서 반댈세' 플래시 몹을 벌였다.

집회라곤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는 가정주부, 군산 여고 2학년 여학생, 학교 밖 청소년 , 인천대 학생들, 신촌대 학생, 공무원, 비정규직 강사, 프리랜서 등 다양한 사람들이 브이포벤테타 가면을 준비하고 자유발언을 통해 역사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다양한 이유들을 밝혔다.

역사를 정권이나 개인의 입맛에 맞게 재단하는 나라에서 내 아이가 바른 역사 아닌 역사를 배우게 할 수 없어 나왔다는 주부, 정권의 입맛에 맞춰 획일화된 역사를 배우고 싶지 않다며 군산에서 올라온 여학생, 청년 일자리 창출 약속이나 지켜달라는 청년 등이 다양한 자신들의 생각을 전했다.

a 자유 발언 중인 서진희씨 서진희씨가 국정교과서 반대 이유를 말하고 있다.

자유 발언 중인 서진희씨 서진희씨가 국정교과서 반대 이유를 말하고 있다. ⓒ 이명옥


민주시민교육 강사인 서진희씨는 자유발언을 통해 과거 '이탈리아의 파시즘, 일본 전체주의가 역사 교과서를 획일화 했다. 현재 국정교과서를 사용하는 나라는 북한과 방글라데시 이슬람 등 후진국과 사회주의 나라 쁀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역사교과서 국정교과서화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역사는 단순한 과거가 아니다. 정권이 국정교과서를 통해 친일 행적이나 독재를 미화하거나 정당화하려는 것은 과거의 역사와 기억을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2차 대전의 패전국이며 전범국가인 독일과 일본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과거의 역사를 바라보고 가르친다.

독일은 "아우슈비츠를 반복해선 안 된다"는 과거 역사에 대한 반성과 자각에서 출발한다. 독일은 인종 차별로 유대인, 반정부 인사.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학살을 자행한 범죄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반성한다. 단순한 반성이 아니라 다시는 그런 끔직한 범죄를 저지르거나 반복하지 않으려고 1978년 서독 교육부는 학교교육의 '규범적 요청'으로 채택해서 범죄 사실을 역사 교과서만이 아니라 윤리 종교 사회 영어 등 전반적인 교과서를 통해 알려준다.

독일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역사 교과서에 유대인 역사. 인종 차별 역사. 나치 전쟁 범죄의 역사. 신나치주의 부활과 현재, 나치의 정치 선동이 역사 등을 알게 해서 과거 역사와 현재를 접목해 학생들 스스로 비판력과 역사 인식을 기르도록 교육하고 있다.


폴란드, 이스라엘, 독일 역사학자 및 역사교과서 저자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공동 작업을 한 결과로 1996년 독일과 폴란드 역사 교과서에는 나치에 저항했던 유대인의 항쟁사까지 교과서에 실어 교육하고 있다.

a  자유 발언 대신 피켓을 든 청년  5년짜리  정권이 5천년 역사를 왜곡해선 안된다는 청년

자유 발언 대신 피켓을 든 청년 5년짜리 정권이 5천년 역사를 왜곡해선 안된다는 청년 ⓒ 이명옥


프랑스의 교과서 제도 역시 자유 발행제라 국가가 관여하지 않는다. 독일과 프랑스는 두 나라의 역사 갈등과 쟁점들을 확인하고 자국의 시선을 넘어 공동의 역사인식을 형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공동의 역사 교과서'를 편찬해 사용하고 있다.


일본은 어떠한가. 아베는 2차 대전 종전 70주년이자 일본의 패전 70주년인 2015년 4월 28일 전쟁 범죄에 대한 반성이나 사죄 한 마디 없이 전범국가가 아니라 보통국가임을 선언하는 행보를 택했다. 이제 일본은 자위대 명목으로 군사력까지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전범국가로서 철저하게 과거사를 사죄한 독일과 달리 일본의 아베는 한일 과거사 문제에 대해 역대 일본 내각이 취했던 입장을 모두 부정했다. 식민지 지배와 침략 전쟁 성노예 위안부 문제에 대해 반성도 사과도 하지 않았다.

전쟁 범죄를 독일 역사교육은 객관적으로 소개하는 반면, 일본은 침략과 범죄의 역사를 교과서에 기록하지 않거나 왜곡해 정복의 역사만 자랑스럽게 가르친다.

한국 역시 왜곡된 역사를 청소년들에게 가르치려 하고 있다. 검인정 국사교과서가 '국정'으로 바뀌어 중고등학교 국사교육 교과서로 쓰이기 시작한 해는 1974년이다. 1972년 유신을 선포한 박정희는 국정교과서로 10월 유신을 역사적으로 정당화했다 . 이것이 역사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이유다. 정권이 국사교과서를 장악하여, 획일적이고 경직된 한국사 교육을 통해 독재 정권을 미화하고 역사를 왜곡할  수 있기에 역사 국정교과서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인 것이다.
#국정교과서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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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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