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인상 앞두고 버스회사 재정 지원 논란

울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서 '적자' 이유로 지원 주장, 시민단체 반발

등록 2015.11.18 14:21수정 2015.11.1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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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오전 진행된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새누리당 변식룡 의원이 울산시내버스 회사들의 적자폭이 크다며 재정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18일 오전 진행된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새누리당 변식룡 의원이 울산시내버스 회사들의 적자폭이 크다며 재정지원을 요구하고 있다.울산시의회 인터넷 생방송

울산지역 시내버스요금이 다음 달부터 평균 10%가량 인상이 결정됐다. 이런 와중에 울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일부 시의원이 "버스회사 측의 적자 폭이 크다"며 해당 회사 지원을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시의원이 버스업체를 옹호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관련법이 국회에 계류 중인데도 시의원이 울산시에 "교통카드 미사용 금액을 버스회사 적자에 지원하라"는 요구까지 하면서 지나치게 회사 측을 옹호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음 달 버스요금 인상에도 "시내버스 재정지원 해야" 

18일 오전 진행된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새누리당 변식룡 의원은 "타 예산의 경우 확보되지 않거나 부족할 경우 사업을 축소·연기 또는 불가피할 경우 폐지 가능하지만, 시내버스는 예산이 부족하다고 해서 멈추거나 축소할 수 없는 지속적인 서민 교통복지 정책"이라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울산 시내버스 업계는 막대한 적자를 안고 운영되고 있다. 적자가 누적돼 7개 시내버스 업체의 퇴직 적립금 405억 원 중 33억9천만 원만 적립되어 있고, 가스비도 2015년 10월 현재 A사에 101억 원이 연체되는 등 정상적인 운송 사업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적자규모가 매년 발생하고 있다면 현실에 맞게 재정지원을 해줘야 한다"며 지원 강화를 요청했다.

특히 변 의원은 "A사는 돈이 많아 퇴직금 제도가 좋은데 버스회사의 가스비가 연체되면 고리의 대금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버스의 가스요금 연체금리는 전국 모두 연 6%다.

또한 변 의원은 "장기 미사용 교통카드 잔액을 버스회사 적자에 보탠다든지 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 교통 당국은 "시내버스 원가책정 때 운임 외 불필요한 비용은 적자에 계산하지 않는다"며 "교통카드 미사용 금액에 대한 문제는, 현재 국회에서 관련법이 개정 중이라 법이 개정될 때까지는 시민의 돈을 함부로 사용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시민단체와 여야 적자 의혹 제기했는데" 시민들 어리둥절


이 같은 행정사무감사에 대해 시민사회 등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시민을 대변해야 할 시의원이 오히려 버스회사의 적자를 먼저 걱정하는 것이 과연 타당하느냐는 것.

지난 2009년 울산시민연대가 지역 시내버스 8개 업체의 운송원가 용역보고서와 업체 재무제표 등 자료를 정밀 분석한 결과 실제로 버스업체들의 부채비율은 줄고, 이익잉여금과 세전순이익도 증가하면서 조사 전해인 2008년에는 되레 적자에서 벗어나 세전 14억 원의 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시내버스회사의 적자 타령과 요금인상 요구가 계속되자 지난 2011년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여아 의원이 모두 인상 심사에서 적자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했었다.

당시 민주노동당 이재현 의원은 "시내버스 회사가 몇 년 동안 적자가 계속됐다는데,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가 수년간 수십억 원씩 적자가 난다면 회사를 처분하는 것이 맞다. 운영을 계속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상식적으로 회사는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운영하는 것인데 해마다 적자를 보고 있다면서도 운영을 계속한다면 그 적자를 어떻게 메꾸고 있는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시민들이 수긍하는 상식선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당시 한나라당 윤시철 의원도 "적자를 어떻게 메워나가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업체 대표 등 임원 재산 변동상황 등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김일현 의원도 "수백 억원의 재정지원에도 20억 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된다면 시내버스 업체들의 재정상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었다.

한편 울산시는 지역 750대의 버스 운영에 대해 환승요금 보전과 재정지원 등으로 연간 240억 원대를 지원하고 있지만 시내버스 서비스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버스회사들이 올해 들어서도 적자를 이유로 요금인상을 요구하자 결국 울산시는 지난 10일 물가대책위원회를 열고 버스요금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초부터 일반버스 요금은 카드가 1140원에서 110원(9.6%) 올라 1250원, 현금은 1200원에서 1300원으로 100원 인상된다,

또한 직행좌석 요금은 카드는 1880원에서 2080원으로 200원(10.6%), 현금은 2100원에서 2300원으로 200원(9.5%) 인상된다. 특히 800원 선인 지선버스와 마을버스는 카드와 현금 모두 현행보다 100원씩, 리무진 버스는 3200원(카드 3000원)에서 각각 500원씩 인상된다.

리무진 버스의 경우, 지난 2010년 KTX 울산역 개통을 앞두고 역과 각 구·군을 오가는 리무진 버스 사업자를 선정하는 경쟁 입찰에 버스회사들이 앞다퉈 참가했고, 2013년 재계약 때는 울산시가 '3년간 운행해온 노선을 6년간 그대로 유지하고 운행업체도 기존 업체들에 맡기는 방안'을 확정하자 다른 버스업체들이 특혜라며 반발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최근 이들 버스업체들은 "4년간 42억 적자로 폐업위기"라면서 재정 지원을 요구하며 운행 중단을 경고하면서 논란이 일은 바 있다.
#울산시내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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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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