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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 우리곁을 떠날 가을. 가을을 좀더 반짝반짝하게 즐기고 싶은 마음에 비오는 날에 마음이 상했습니다. 하지만 그 마음을 달래고 싶었습니다 ⓒ 이안수
어제 개었던 날씨가 오늘 다시 흐려졌습니다.
어느 정도 가뭄이 해갈되었다면 가을을 뽀송뽀송하게 보내고 싶었습니다.
가을이 쏜살같이 지고 있는 지금 몇 장 남지 않은 노랑과 빨강으로 물든 가을 나뭇잎과 윤기 나는 검정과 자줏빛 열매들의 화사함을 즐길 수 있는 날은 고작 한두 주뿐일 테니까요.
하지만 이내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날씨를 제가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바뀌어야할 것은 제 마음이니까요.
습도가 높은 날은 커피향이 더욱 그윽하다니 비오는 오늘을 좋아하기로 마음을 바꿨습니다.
일전에 해방신학자인 미국 유니언신학대학의 현경 교수님과 식사를 함께할 때, 저는 밥맛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현경(정현경) 선생님의 말씀에 빠져들었던 탓이지요.
서울이 좋아, 뉴욕이 좋아? 문제는 주소가 아니라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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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유니언신학대학의 현경교수와 비교종교학자 이명권박사 ⓒ 이안수
서울을 떠나 뉴욕의 맨해튼에 살고 계신 그분께 물었습니다.
- 서울이 편해요 아니면 뉴욕이 편해요?
"이제는 뉴욕에 가면 뉴욕이 편하고 서울에 오면 서울이 편해요. 주소가 문제가 아니라 내 마음속의 평화로움이 문제이니까요. 어딜 가나……."
- 그전에는 갈등도 있었나요?
"양쪽이 다 불편했지요."
- 서울에서는 왜 불편했고 뉴욕에서는 왜 불편했나요?
"서울에서는 너무 간섭을 많이 해서 불편했고, 뉴욕은 너무 외로워서 불편했는데 이제는 서울이 따뜻해서 좋고, 뉴욕은 자유로워서 좋아요. 제가 변했어요."
- 서울에서의 간섭이나 뉴욕의 외로움은 극복되었나요?
"뉴욕은 여전히 외롭지만 외로워야 좋지요."
- 서울에서의 불편함은?
"이제는 하나도 불편하지 않은 게 사람들은 나를 오해할 권리가 있고 나는 해명할 의무가 없다는 거예요. 모두 각자의 생각이 있고 다 자유가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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