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나는 무엇을 하고 살았을까?

[스마트폰을 끄고 눈을 떠라⑤] 몸 따로 마음 따로

등록 2015.11.21 20:33수정 2015.11.21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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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일기를 적는 습관이 자리를 잡았다. 요즘에는 애완동물 육아일기도 쓰고있다.

일기를 적는 습관이 자리를 잡았다. 요즘에는 애완동물 육아일기도 쓰고있다. ⓒ 최하나


9월 29일 예전에 나는 무엇을 하고 살았을까?


스마트폰 금단증상이 별로 없다는 어제 나의 이야기는 '뻥'이었다. 그간 거의 켜보지도 않았던 노트북을 자꾸만 열게 된다. 그래서 일단 작업하거나 일하는 것 말고는 두 시간 정도로 시간을 제한하기로 했다. 그런데 나머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해봤는데 앞서 열거한 것들 말고는 떠오르는 게 없었다.

MP3 플레이어로 팟캐스트를 듣거나 책을 읽거나 집안일을 하거나 TV를 보거나. 정말 다른 게 없나 싶어서 생각을 해보다가 옛날에 내가 뭘 하고 시간을 보냈는지를 떠올려보기로 했다.

여럿이 있을 때는 부루마블이라는 보드게임을 하기도 했고 놀이터에서 놀기도 하고 할머니랑 이런 저런 이야기도 했다. 중학교 때는 오락실에서 스트리터파이터라는 게임도 했고 만화책도 빌려보고 주말엔 친구들과 영화를 봤다. 진짜 특별한 건 없었다.

참, 오늘 남는 시간에 집에서 사이클을 타면서 창밖으로 하늘을 봤는데 너무 아름다웠다. 스마트폰을 꺼둔 덕분에 하얀 양떼를 볼 수 있었다.

9월 30일 나는 지금 PC방을 찾아 헤매고 있어


맹세컨대 고등학생 때 이후로는 PC방에 간 적이 거의 없다. 거의 없다고 함은 간혹 '프린트'를 하거나 차가 끊겨 시간을 때우러 갈 때 말고는 안 갔다는 뜻이다. 그런데 내가 지금 애타게 PC방을 찾고 있다. 즉, 인터넷이 하고 싶은 거다. 다시 말해 스마트폰을 쓰고 싶은 걸 억지로 참고 있는 거다. 오늘은 멀리 나왔기에 노트북도 쓸 수 없으니까.

예전에 알던 오빠는 애연가였다. 한 번은 담배를 피기위해 그 넓은 JFK 공항 게이트를 향해 미친 듯이 뛰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의 내 모습과 다를 게 없다. 그때는 '그렇게까지 피고 싶을까?' 또는 '귀찮아서라도 그냥 안 나갈 텐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이해한다. 그래도 결국 PC방은 가지 않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PC방에 갈 만큼 급한 용무가 아니다. 서류접수 마감이나 원고 마감이면 모를까.
② 시간을 때우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나는 팟캐스트를 들으며 다이어리를 쓰는 걸로 대신해결 했다.

다들 이 귀찮은 짓을 왜 하냐고 묻고 싶을 거다. 하지만 내 의지로 필요할 때 쓰고 싶은 만큼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 본래의 목적에 부합하는 게 아닐까 싶다. 어쨌든, 중독은 싫다고!

*스마트폰 금단현상*
무척 무료하다. 손에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는다는 게 초조하고 불안하다.

스마트폰 중독 자가진단을 해봅시다!

a 스마트쉼센터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스마트쉼센터 홈페이지에서는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중독 자가진단을 해볼 수 있다.

스마트쉼센터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스마트쉼센터 홈페이지에서는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중독 자가진단을 해볼 수 있다. ⓒ 최하나


미래창조과학부 산하의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는 스마트쉼센터(http://www.iapc.or.kr)를 운영하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간단하게 자가진단을 해볼 수 있고 예방교육 및 상담도 받을 수 있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의 경우 지나치게 이른 나이에 스마트폰 중독에 빠져 다양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에 자녀를 둔 부모라면 한 번 참고해 볼 만하다.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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