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의 혼동은, 발언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 있는 식자들이 황당한 말들을 마치 대화하듯 당당하게 공개적으로 펼쳐버리는 폐단을 가져왔다. 광장 한복판에 '사방이 유리로 된 화장실'이 있을 때, 변기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냥 바지를 내려버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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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장단점은 비곗살이 주는 고소함과 비만 유발만큼이나 밀접하다. 네트워크를 빠르고 자유롭게 꾸리는 것은, 자기 친화적이고 견고한 내부 그룹을 만들기에도 편리하다.
짧고 공감 가는 실시간 멘트로 편안하게 서로 북돋워 주는 분위기에서, 민망한 진영논리가 싹트는 것은 순식간이다. 특히 공감을 빠르게 모아내서 집단적 고양감을 느끼는 지름길 가운데 하나는 '단죄 실현의 정의감'인데, 이는 특정인을 극단적으로 깔아뭉개는 험상궂은 조리돌림으로 이어지기 쉽다.
'사이버-집단괴롭힘'은 트위터의 전유물은 아니지만, 트위터에서 좀 더 대규모로 생동감 넘치게 이뤄질 수 있는 셈이다(당연하게도 한국 트위터 사용자들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어서, <뉴욕타임스> 등에서도 이에 관해 다뤄진 바 있다).
정보의 전달이 아니라 토론의 소통형태에서, 짧고 다양한 정보의 홍수는 논의의 맥락을 단절시키는 약점을 낳는다. 특정 사안에 대해 밝혀진 바가 어떤 식으로 축적되었는지, 누가 어느 시점에 어떤 맥락에서 특정한 발언을 남겼는지, 그 후 어떻게 입장이 바뀌었는지 등을 일일이 다시 모아낸다는 것은 트위터에서 매우 어렵다. 트위터가 점차 '답글의 연결' 기능을 개선하기는 했으나, 그래도 실시간 흐름에 최적화됐을 뿐 다시 지난 게시글을 돌아보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의 혼동은, 어느 정도 발언의 영향력이 있는 식자들이 황당한 말들을 마치 대화하듯 당당하게 공개적으로 펼쳐버리는 폐단을 가져왔다. 광장 한복판에 '사방이 유리로 된 화장실'이 있을 때, 변기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냥 바지를 내려버리는 꼴이다.
그런 '트위터 망언 설화'의 예는 너무 많이 발생해서 일일이 꼽기도 민망한데, 첫 번째 단점으로 꼽았던 '네트워크의 진영화'와 맞물리면 논란을 일으키고, '자기 동네'에서 위로받으며 더욱 의견이 극단화되는 악순환으로 빠질 가능성도 다분하다. 그리고 트위터에선 그 모든 과정이 민망하게도 모든 이들에게 실시간으로 생중계된다.
안타깝게도 정의감만 내세운 공격적 조리돌림, 파편화된 정보 과잉과 맥락 왜곡, 넘치는 설화 같은 단점들은 이론적 상상이 아니다. 이는 지난 수년간 트위터에 피로를 느끼고 자신의 주요 소셜 서비스 활동 공간을 페이스북 등으로 '갈아탄' 사용자들 사이에서 자주 거론된 내용이다.
그런 것에 피로를 느낄 정도로 비교적 '부드러운 멘탈'의 사용자들이 트위터를 떠날수록, 더욱 강력한 이들만 남는다. 이는 트위터상의 담론 환경이 점점 '마경'이 될 위험이 크다는 문제도 낳는다.
'그런데도, 아직 트위터'인 이유그럼에도 여전히 트위터라는 열린 공간이 지니는 장점에 기대를 건다면, 트위터에서는 '광장을 사실상 독점하는 것이 그래도 꽤 어렵다'는 특징 덕분이다. 게시판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의 정치사회갤러리, 블로그 포털 이글루스의 시사밸리 등 의견 극단화와 사용 쇠퇴의 길을 걸었던 예전 사례들과 다른 지점이다.
트위터에서 사용자들이 좀 더 현명하게 타임라인을 짜면, 자신이 접하는 전문성의 깊이와 의견의 폭을 계속 넓혀가는 것도 가능하다. '짧은 정보의 홍수' 문제는 전문적 '큐레이션' 실력을 보여주는 매체와 도구들을 통해서 계속 극복해 가야 할 부분이다.
아무리 많은 이들이 떠나거나 사용을 줄이고 있다고 한들, 여전히 트위터는 엄청난 실시간 정보의 끝없는 흐름이자 적절한 정보가 빠르고 거대하게 퍼질 수 있는 유동적 공간이다. 매체가 널리 보급된 성숙기에 걸맞게, 각자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더 정교하게 활용해 나아가는 나름의 노력을 기울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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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 망언·조리돌림... 그래도 아직 이곳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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